안동에서 가출한 여성, 전주에서 찾기
안동에서 가출한 여성, 전주에서 찾기
  • 김상기기자
  • 승인 2012.10.17 17: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추행 등 자칫 범죄피해를 입을 수 있었던 여성을 경찰이 적극적으로 대처해 막은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9일 오후 4시23분께 경북 안동에서 공조수사 의뢰가 들어왔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던 손녀 권모(19) 양이 지난달 23일 가출한 뒤 사라졌는데 휴대폰 위치추적 결과 전주시 중앙동으로 잡혔다는 것이다.

중앙동을 관할하는 남문지구대는 평소에도 112신고가 가장 많다고 알려진 지역이어서 멀리 안동에서 사라진 가출인을 찾기 위해 경찰관들을 집중 투입하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하지만 경찰이 권양의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신체특징을 알아보니 다소 통통하고 파마가 풀어진 단발머리, 짧은 치마, 경상도 사투리 등의 특징을 말해줬다. 또한 권양은 현재 정신지체1급의 장애인으로 등록돼 있지만, 평소에는 장애가 있다는 걸 거의 알아볼 수 없다고 했다. 실제 권양을 찾은 경찰관도 정신지체라는 사실을 전혀 알아챌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이에 경찰은 조금 더 노력하면 찾을 수도 있겠다는 판단 하에 상황을 전파하고 청소년들이 자주 다닐 만한 PC방 등에 대한 수색에 돌입했다.

그리고 다음 날인 10일 오전 11시10분께 전주시 고사동 엔테피아 앞 노상에서 권양을 찾을 수 있었다. 당시 권양은 경찰에게서 도망치려고 했고 “간섭하지 마라. 갈 때 되면 돌아갈 것”이라며 완강히 저항했다고 한다.

이후 남문지구대로 이동해 가족을 기다리던 오후 2시께 권양과 비슷한 또래의 남성이 들어왔다. “사촌 오빠인데, 권양을 데려가겠다”는 것이었다. 권양은 경찰조사에서 아중리와 서신동에 아는 분이 있다고 진술했는데, 이게 다 채팅을 통해 만난 사람들이었다. 전주에 온 목적도 그 이유로 추측되고 있다. 경찰이 “진짜 사촌오빠냐”고 따져 묻자 이 남성은 그대로 돌아가고 말았다.

그리고 이날 오후 5시30분께 권양은 안동에서 온 할아버지의 손에 안전하게 인계됐다. 경찰 관계자는 “만약 권양을 그대로 방치했다면 무슨 일이 발생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며 “안전하게 돌아가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상기기자 s4071@domin.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