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의 새로운 타겟으로서 500만 한옥마을관광객
전통시장의 새로운 타겟으로서 500만 한옥마을관광객
  • 김동영
  • 승인 2012.10.16 18: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통시장활성화 정책은 대형마트와 맞설 수 있을 정도의 시설을 현대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해 왔다. 실제로 전주시가 지난 10년간 전통시장 시설현대화사업으로 투자한 예산이 자그마치 416억원이나 된다. 아케이드와 주차장 및 저온창고 2곳을 설치하여 이전보다 전통시장에서 장보기가 편리했지만 여전히 대형마트와의 시설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의 배경에는 전통시장의 주요타깃을 지역주민으로 설정하고 이들을 어떻게 하면 대형마트가 아닌 전통시장으로 끌어올 수 있을까를 정책의 목표로 삼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주시의 변화된 환경에서는 전통시장의 새로운 타깃으로 관광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남부시장 바로 옆에는 1년에 500만명이 찾는 한옥마을이라는 전국 최고의 도심관광지를 확보하고 있다. 한옥마을 관광객의 싸이클 또한 과거에는 축제가 개최되는 4, 5월과 9, 10월에 집중되고 나머지는 썰렁한 형태에서 최고의 관광성수기가 7, 8월 휴가철로 바뀌어 성수기가 따로 없는 연중 성수기인 도심관광지로 바뀌었다. 7, 8월에 관광객이 집중되는 지역이 대체로 해변이나 개울가라는 것을 생각하면 전주한옥마을이 이룩한 도심관광지로서의 성과는 어느 지역 관광지에 견주어 봐도 대단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국내의 대표적인 도심관광지로서 한옥마을을 바로 옆에 두고 있는 남부시장이 500만명이라는 새로운 소비자를 남부시장으로 유입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풀어야할 숙제가 있다.

첫째는 한옥마을에서 남부시장으로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현재 한옥마을관광객이 남부시장으로 들어가는 유입경로는 태조로에서 풍남문 방향과 한옥마을 천변도로를 건너서 오는 두 가지 코스가 있다. 이중 태조로에서 풍남문으로의 접근가능성은 조망권확보차원에서 추진된 풍남문 광장조성을 통해 이전보다 좀더 쉬워졌지만, 풍남문과 남부시장이 만들어내는 조망의 매력이 그리 높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풍남문 광장을 지금보다 좀 더 매력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물리적 공간변화와 프로그램 확보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천변도로를 통해 남부시장으로 횡단보도를 건너지 않고 유입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이 더 중요하다. 여기에서 현재 가장 큰 문제는 싸전다리 밑이 범죄와 폭행에 매우 취약한 우범지역이라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싸전다리 밑에 한옥마을과 남부시장을 연결하는 관광형 보행로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한옥마을주차장이 완공될 경우 한옥마을관광객들의 동선이 한옥생활체험관에서 시작해 은행로, 태조로, 향교, 그리고 천변을 따라 국립무형유산원이나 남부시장으로 이어질 경향이 매우 높다. 그렇다면, 현재 전주시에서 추진하는 천변 경관 도로사업을 좀 더 연장하여 남부시장과 연결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관광객들이 남부시장을 별도의 공간이 아닌 한옥마을과 연계된 동일한 관광지로 인식될 수 있는 공간적 인지전략차원에서 한옥마을과 남부시장과의 물리적 공간의 매력적 연계사업은 그 중요성이 매우 높다 하겠다.

둘째는 관광객들이 저녁에 놀고먹고 할 수 있는 밤의 경제(night economy)의 매력적 콘텐츠를 확보해야 한다. 현재 관광객들이 남부시장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콩나물국밥 및 피순대로 유명한 대표적 음식점에서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이는 한옥마을관광객들을 남부시장으로 초기에 유입하는 매우 성공적인 전략이 되고 있다. 한옥마을의 음식점들이 프렌차이즈와 국적불명의 보편성을 따르면서 고유성을 획득한 남부시장이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붙잡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는 여기에 관광객들이 좀더 재미있게 시간을 보내면서 돈을 쓸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 하나의 방안으로서 야시장은 매우 성공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 남부시장 대부분의 상점이 저녁이 되면 문을 닫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한옥마을 배후소비지로서의 밤의 경제의 중심지가 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낮과는 색다른 매력을 가진 밤의 야시장이 필요하다. 점포가 아닌 아케이드가 쳐진 골목길을 활용해 가맥거리나 공연과 놀이가 결합한 스탠딩 공연장으로의 변화를 시도해 볼 수도 있다. 밤이 되면 남부시장이 단순한 판매의 공간이 아닌 놀이의 공간으로 변하는 밤과 낮이 다른 이중의 장소정체성을 가진 공간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전주한옥마을의 문화주도 도시재생의 성공은 전주시에 다양한 분야에서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토대가 되고 있다. 한옥마을의 관광적 성공을 토대로 관광객을 주 타깃으로 하는 새로운 전통시장 활성화 정책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하겠다.

김동영<전주시정발전연구소 연구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