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 뇌출혈
80. 뇌출혈
  • 최영규기자
  • 승인 2012.10.15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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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광대학병원 조영실에서의 시술 장면.

뇌출혈(출혈성 뇌졸중)의 원인으로는 고혈압과 뇌동맥류 파열이 가장 많다. 그 외에 뇌동정맥기형, 모야모야병, 뇌종양, 혈액응고장애를 일으키는 전신질환 등에 의해 뇌혈관이 터져 두개강내 출혈을 일으키게 된다. 여기서는 뇌출혈의 원인을 구체적으로 하나씩 살펴보고자 한다.

# 고혈압성 뇌출혈

뇌출혈은 1960년대에 전체 뇌혈관질환의 46.1%를 차지할 정도로 많았다. 이후 뇌출혈의 비율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는 반면, 뇌경색(허혈성 뇌졸중)의 비율은 점차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며 최근에는 뇌경색이 전체 뇌혈관질환의 52.5%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추세는 식습관의 변화와 적극적인 혈압조절 때문으로 생각된다. 또한, 운동 및 신체활동 부족 같은 생활양식의 변화, 비만·당뇨·대사증후군의 발병 연령이 낮아지는 추세 등과 맞물려 젊은 연령층에서 증가 추세를 보인다.

뇌 속 작은 혈관의 약해진 부위에 혈압이 상승하면 혈관 파열이 발생하므로 혈압을 정상으로 조절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므로 혈압강하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한다. 또한 꾸준한 운동과 식습관 개선, 체중 조절, 금연, 금주, 충분한 휴식 등을 통해 약물의 효과를 올리거나 약 용량을 줄일 수 있다. 고혈압성 뇌출혈은 뇌경색으로 인한 증상과 비슷하므로 뇌 전산화단층촬영(CT)로 뇌출혈의 정도와 부위를 확진한다. 치료방법에는 약물치료와 수술치료가 있는데, 수술은 환자의 연령 및 몸 상태, 혈종의 부위와 양, 의식 상태, 임상경과 등을 고려하여 결정하며 환자의 의식 상태와 혈종 부위가 가장 중요한 결정요인이다.

수술 방법으로는 정위 수술에 의한 혈종 제거 방법, 개두술에 의한 경피질 접근 방법이 있다. 정위 수술에 의한 혈종 제거 방법은 국소 마취하에 가능하고 뇌 손상이 적으며 정확한 혈종의 위치를 알 수 있어 많이 사용된다. 최근에는 두개골에 무거운 프레임을 설치해야 한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프레임이 없는 네비게이션(흔히 인공위성을 이용해 선박이나 자동차의 위치를 알 수 있는 위성 항법장치로 이러한 원리를 뇌수술에 이용하여 수술 중 집도의사가 실시간으로 병변 제거나 기구 삽입의 경로를 파악할 수 있는 최신 장비)을 이용한 수술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뇌수술의 해부학적 정확도를 향상시키고 수술의 초기 단계에서부터 병변을 정확히 예측하여 두피나 두개골의 절개를 최소화하며 신경이나 혈관의 손상을 최소화하여 수술 결과가 한층 개선되고 있다. 또한 다른 수술에 비해 뇌조직은 수술중 약간만 손상되어도 치명적이기 때문에 뇌 속 깊은 부위에 병소가 있을 때는 네비게이션을 이용하면 수술 합병증을 최소화 할 수 있다.

# 뇌동맥류 파열

뇌동맥류 파열에 의해 생기는 두통의 양상은 마치 뇌가 폭발할 정도로 극심한 두통이 갑작스럽게 나타나기도 하고 갑자기 망치로 머리를 맞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 환자가 뒤를 돌아보게 되는 등 특징적이므로 매우 주의를 요한다. 정도에 따라 구토나 목 뒤쪽의 통증이 있거나 뻣뻣하다고 호소하며 심한 경우 의식을 잃기도 한다. 그러나 심한 두통만 있는 경우도 많아 진통제만 복용 후 지내다가 재출혈해 사망(성인에서 이유 없이 갑자기 사망하는 원인 중 가장 흔한 질환 중 하나)하기도 하는데, 유일한 치료법은 수술이다. 다른 뇌혈관질환은 50대 이후에 잘 발생하지만, 뇌동맥류 파열은 보통 30-50대에 호발하며 드물게 20대나 어린이에게도 발생한다. 뇌동맥류는 파열시 지주막하출혈을 야기하는데 이 경우 사망률이 약 50%로 매우 높다. 하지만, 파열 전에 발견하여 치료할 경우 사망률을 1% 미만으로 현저히 낮출 수 있다.

뇌동맥류는 선천적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대부분 후천적으로 수십 년간 지속된 혈류역학적 스트레스가 혈관분지부의 동맥벽에 손상을 가져와 꽈리(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발생한다고 알려진다. 사망자의 부검 상 2-5%에서 파열되지 않은 동맥류가 발견되고, 1년에 인구 10만 명 당 10-20명 정도가 뇌동맥류의 파열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고 있다. 뇌CT, 뇌혈관검사(CT혈관검사, MR혈관검사, 뇌혈관조영술)로 알 수 있으며, 동맥류가 파열되면 뇌실질내출혈(뇌 조직 속에 출혈 발생)이나 지주막하출혈(뇌의 지주막 아래쪽에 출혈)의 형태로 나타난다.

뇌동맥류 파열은 갑작스런 혈압 상승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예방을 위해 혈압 상승을 유발 할 수 있는 흥분 상태(화 냄, 성관계 등), 과도한 힘을 사용하는 경우(무거운 것을 드는 것, 배변 등), 과로 및 스트레스를 피해야 한다. 그러나 드물게 편안한 경우에도 자연적으로 파열되는 경우가 있으며, 이는 일상생활 중에도 혈압 상승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파열시점은 갑작스런 증상(갑작스런 심한 두통, 반신마비, 의식장애 등)의 발생으로 알 수 있다. 뇌동맥류 치료는 대표적으로 수술로 뇌동맥류 경부를 결찰하는 방법과 혈관조영술을 하면서 혈관내 접근을 통해 백금코일색전술(동맥류 내에 코일을 삽입하는 방법)이 있다. 동맥류의 크기, 모양, 위치, 환자의 나이, 환자와 가족의 치료 선호도에 따라 치료방법을 선택한다.

# 뇌동정맥기형

선천적으로 동맥에서 모세혈관을 거치지 않고 바로 정맥에 연결되어 발생하는 혈관기형을 말한다. 심한 두통, 출혈, 경련 3대 증상으로 비교적 흔하게 나타나고, 그 외에 의식장애나 신경학적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뇌동정맥기형은 출혈성 뇌졸중으로서 대부분의 증상은 출혈에 의해 나타난다.

뇌동정맥기형의 진단은 뇌 전산화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MRI)으로 병변 위치나 출혈 여부를 확인하며, MR혈관검사, CT혈관검사, 뇌혈관조영술 등으로 혈관기형의 정확한 위치, 형태를 파악한다. 치료법으로는 수술적 제거, 혈관내 색전술, 방사선 수술이 있다. 수술적 제거는 가장 확실하고 신속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 방법으로서 동정맥기형의 크기, 위치 등에 따라서 제한을 받기도 하며, 크기나 위치가 좋지 않은 경우에는 수술 후 신경학적 손상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 모야모야병

특별한 원인 없이 양측의 두개강내 내경동맥의 원위부가 서서히 막히게 되면 이를 보상하기 위해 뇌실질내의 모세혈관들이 확장되어 측부혈관을 형성하게 된다. 이렇게 형성된 혈관들이 뇌혈관 조영술에서 마치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 같은 모양과 비슷하다고 하여 일본말인 모야모야(モャモャ)를 따서 모야모야병으로 명명되었다. 주로 동양인에서 잘 생기며, 10세 이하의 소아와 30대 전후의 젊은 성인에서 잘 생기며, 남성에 비해 여성에서 약 1.5배 정도 더 잘 생긴다. 유전적 소인도 중요한데 아직 정확한 유전적 기전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전체 환자의 약 10% 에서는 뚜렷한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소아에서는 뇌 허혈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아이가 울거나 뜨거운 음식을 먹을 때에 의식을 잃고 쓰러지거나 반신마비, 언어장애 등의 일시적인 허혈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는 과다호흡으로 혈중 이산화탄소가 감소하거나 교감신경의 자극으로 인해 모야모야혈관이 수축함으로써 일시적인 허혈 증상이 생기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 성인에서는 출혈에 의해 나타나는데 이는 오랜 시간이 지나면 모야모야혈관이 약해지거나 미세동맥류를 형성하여 어느 순간에 파열되면서 출혈을 일으키는 것으로 생각된다. 모야모야병에 대한 수술적 치료는 허혈 증상이 주증상인 환자를 대상으로 시술함을 원칙으로 한다. 수술은 뇌 바깥쪽 혈관을 뇌혈관에 연결시켜 줌으로써 혈류가 부족한 부위에 혈류를 보충해주는 방법을 사용한다.

익산=최영규기자 ygchoi@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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