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소주 빈병값 허위 청구 14억6천만원 빼돌려
맥주 소주 빈병값 허위 청구 14억6천만원 빼돌려
  • 김상기기자
  • 승인 2012.10.15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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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업체 하청업체 직원이 1년5개월 동안 14억6천만 원을 몰래 빼돌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업체(고물상)으로부터 빈병을 수거해 주류업체에 공급하는 A업체 직원이던 신모(43)씨는 수거된 빈병의 양을 전산에 입력하는 결재업무 담당자였다. 신씨가 전산에 자료를 입력하면 주류업체는 자동으로 빈병 제공업체에 대금을 입금해줬다.

맥주는 한 병에 70원, 소주는 한 병에 55원이어서, 업체에서 맥주병 1천병을 가져와 신씨가 이를 전산에 입력하면 주류업체는 자동으로 업체의 통장에 7만원을 입금해 주는 식이었다.

해당 업무를 담당하던 신씨는 실제 빈병이 수거되는지 여부를 주류업체가 쉽게 확인하지 못한다는 허점을 노렸다.

신씨가 들어오지도 않은 빈병을 전산에 입력하면 주류업체는 업체에 그만큼의 돈을 입금해줬다.

그러면 신씨는 해당업체에 전화를 걸어 전산오류로 금액이 잘못 입금됐으니 다시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또한 전산오류로 회사계좌를 사용할 수 없으니 자신의 개인계좌로 입금하면 자신이 알아서 처리해주겠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신씨는 이런 수법으로 지난해 4월26일부터 올해 9월24일까지 260회에 걸쳐 총 14억6천만 원의 부당이득을 취했다.

신씨는 맥주병과 소주병만으로는 큰 돈을 얻을 수 없자, 맥주나 소주를 담는 박스(각 2천원)와 이들을 옮길 때 사용하는 파레트(각 2만원)까지 목록에 추가해 금액을 부풀리는 대담함까지 보였다.

주류업체에서도 수시로 모니터링을 했지만 신씨의 범죄행위는 구조적 한계로 인해 쉽게 노출되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은 신씨와 함께 고물상 업주 등 3명을 붙잡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배임 혐의로 입건했다.

김상기기자 s4071@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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