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유일의 ‘와일드푸드축제’의 매력
전국 유일의 ‘와일드푸드축제’의 매력
  • 임정엽
  • 승인 2012.10.03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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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잘 표현한 것으로 평가받는 고(故) 박완서의 작품 ‘미망’에는 이러한 문구가 나온다. “마나님이 영감님을 겨드랑 밑으로 안아 곤달걀 다루듯이 조심조심 자리에 눕혔다.” 여기서 ‘곤달걀 다루듯이’란 뜻은 대단치도 않은 것을 조심조심 다루는 것을 말한다. ‘사롱란’으로도 불리는 곤달걀은 부화 직전의 계란을 삶아내서 구수한 맛을 자랑하는 우리의 전통 음식이자, 고단백 식품으로 아직도 60세 이상 어르신의 추억 속에 자리 잡고 있다. 얼마 전 국내 한 TV방송 프로그램에서 여름 보양식으로 소개돼 관심을 모은 적이 있다.

어린 아이는 물론 20~30대 젊은 층에도 생소한 곤달걀 요리. ‘야생’의 맛과 추억을 마음껏 느껴볼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다. 이런 추석을 되살리기 위해 완주군이 오는 10월 12일부터 14일까지 완주군 고산 자연휴양림 일원에서 ‘제2회 완주 와일드푸드 축제’ 체험의 장을 마련했다. 여는 축제와 달리 와일드푸드축제는 지역주민과 행정이 하나가 돼 준비하고 함께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기존의 초청 인사 중심의 축제가 아닌 주민 모두가 주인 되는 축제를 지향한 것이다. 이것이 완주와일드푸드축제만의 매력인 것이다.

지난해 첫 번째 와일드푸드 축제의 모토가 ‘향수’였다면 이번엔 ‘와일드’에 초점을 맞춰 관광객을 맞게 된다. 특히 올해는 모두 11개 마당, 43개의 다채로운 체험의 장을 준비, 찾아 온 손님에게 풍성한 즐길거리 및 먹거리로 승부를 걸었다. 곤달걀을 비롯한 굼벵이 요리, 밀떡구이 등 거칠고 가공되지 않으면서 옛날 방식으로 만들어진 음식이 대거 선보인다. ‘와일드맨을 찾아라’라는 메인 이벤트를 통해 선발된 와일드맨이 축제 이미지를 한층 부각시킨다. 또한 천렵체험을 확대해 현장에서 잡은 물고기를 즉시 구워먹을 수 있도록 화덕과 연계시키는 ‘와일드 체험’도 방문객의 이목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완주군은 올해로 두 번째를 맞는 와일드푸드 축제에 지난해 12만명보다 3만명 많은 15만명의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축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물론 지난해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주차장 및 셔틀버스 확대 운영 등 교통문제, 휴식공간 및 편의시설, 그리고 안내표지판 확충 등 ‘짜증나는 축제’가 아닌 ‘편안한 축제’로 대폭 탈바꿈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 완주 와일드푸드 축제가 성공예감을 주고 있다. 또 와일드축제는 다른 지역축제와는 구별되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먼저, 완주군의 와일드푸드 축제는 향수와 야생이 공존하는 최고의 음식체험의 축제다. 서구의 인스턴트 한 식생활이 급속도로 퍼지고, 국적이 불분명한 농산물이 식탁을 점령하면서 우리는 건강은 물론, 고유의 자산과 멋을 잃어가고 있다. 와일드푸드 축제는 약간은 거칠지만, 자연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음식과 체험거리를 제공한다. 무엇보다 완주군의 강점인 로컬푸드를 재료로 만들어진 음식은 할머니, 어머니의 손맛과 사랑까지 곁들여짐에 따라 최고의 밥상이란 평가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둘째로, 축제의 주인공이 주민이라는 점이다. 지난해에도 그렇지만, 와일드푸드 축제는 주민이 주도하고 참여하며, 주인공이 되는 축제다. 완주군민이 행사 기획부터 준비, 축제시 각종 프로그램 및 장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주도적으로 참여한다.

마지막으로 와일드푸드 축제는 착한 소비나 공정여행과 비슷하게 지역, 특히 농촌의 경쟁력을 높이는 ‘착한 축제’다. 축제에서 선을 보이는 프로그램이나 먹거리 및 판매장터는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게 된다. 관광객이 축제장에서 쓰는 작은 돈은 모두 우리 농촌의 소농, 고령농의 주머니로 들어간다. 이는 농촌 활성화는 물론 완주와 전북, 나아가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결실의 계절 10월이 되면, 도내는 물론이고 전국적으로 다양한 지역축제가 열린다. 축제마다 지역의 특색을 살린 다채로운 행사로 우리를 손짓한다.

향수와 야생음식이 살아 숨쉬는 차별화된 축제의 장. 바로 와일드푸드축제에 도민은 물론 국민 모두를 한 자리에 초대하는 것이다. 천편일률적 지역축제가 아닌 색다른 경험, 와일드푸드 축제에서 그 해답을 찾고 마음껏 즐기시기를 바랍니다.

임정엽<완주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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