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춤춘다, 새끼 고양이
세상이 춤춘다, 새끼 고양이
  • 유현상
  • 승인 2012.10.03 1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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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춤춘다
인계초등학교 5학년 추명훈

살랑살랑
시원한 바람은
모든 걸 춤추게 한다.

친구의 머리카락도
꽃들도
나뭇가지도
바다도

모두 함께
바람의 박자에 맞춰
춤춘다.

◆새끼 고양이
2학년 1반 김한나

지난 석 달전 쯤 우리 집에 아빠가 새 식구를 데리고 왔다. 아버지께서 작고 앙증맞은 검정 새끼 고양이를 데리고 온 것이다. 동생과 나는 새끼 고양이의 이름을 “나비”라고 불렀다. 아빠가 고양이를 “나비”라고 부른다고 말씀하셔서 그냥 새끼 고양이를 “나비”로 불렀다. 학교에서 돌아오거나 주말이면 예전처럼 심심하여 텔레비전을 보거나 동네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일이 거의 없어졌다. 먹이를 주거나 하루 종일 새끼 고양이를 돌보며 즐겁게 놀았다.

그런데 요 며칠 전부터 밥을 잘 먹지 않아서 우유를 준다며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서는 그만 새끼 고양이를 꼭 껴안고 잠이 들어버렸다. 다음 날이었다. 새끼 고양이가 보이지 않았다. 책상 밑, 의자 밑, 휴지통 등을 아무리 찾아도 없었다. 그러다가 혹시 하는 순간에 불길한 생각이 번뜩 들었다. 그래서 조심조심 이불 속을 찾아보았다. 그런데 세상에 이럴 수가, 이불 속 밑에 새끼 고양이가 깔려 죽어있었다. 나는 그만 눈물이 핑 돌았다. “아빠, 고양이가…….” 큰소리로 아빠를 불렀다. 아빠는 급히 달려오셨다. 아빠는 고양이가 숨을 쉬지 못하여 죽었다고 말씀하셨다. 아마도 동생과 내가 잠을 자다가 그만 새끼 고양이를 이불로 깔아뭉개 버린 것 같다. 아빠는 웬일인지 혼을 내시지 않으셨다. 다행히 그날은 일요일이어서 아빠와 함께 일찍 산에 가서 새끼 고양이를 묻어주었다. 계속해서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동생과 나는 새끼 고양이의 이름을 부르며 울었다. 아빠는 어깨를 다독이며 괜찮다고 하셨다. 나는 울음을 그치고 새끼 고양이 “나비”와 아빠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다시는 고양이를 데리고 잠을 자지 않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을 했다.

아빠와 나와 동생은 아빠의 따뜻한 손을 꼭 잡고 산에서 내려오며 다시 한 번 아빠의 작은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 심사평

문장에서 이음말을 지나치레 많이 사용하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큰 단락에 두 개 정도가 알맞습니다. 이음말이 많으면 지루하기도 하고 주제가 다른 방향으로 흐를 염려가 있습니다.

인계초 5학년 추명훈 어린이의 ‘세상이 춤 춘다’ 동시는 바람을 다 좋아하지는 않지요. 그런데 명훈이 어린이는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깊어 바람의 하는 일 마다 사랑스럽게 보입니다. 이처럼 글을 쓰는 사람은 모든 사물이 아름답게 보입니다. 자신의 마음이 아름답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연의 아름다운 모습을 언제, 어디서, 이런 모습을 보았는지 구체적으로 적으면 훨씬 흥미가 있답니다.

금지동 2학년 김한나 어린이의 ‘새끼 고양이’ 생활문에서 한나 어린이는 고양이를 통해서 동물 사랑하는 정신과 아빠의 사랑을 알게 되었군요. 자신들의 잘못으로 고양이가 죽게 되는 안타까움을 잘 나타냈지요. 그런데 고양이와 어떤 일로 해서 정이 듬뿍 들었는지 그 이야기가 있었으면 훨씬 흥미있는 글이 될 것 같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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