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축제 스타급 집행위원장 모시기..허와 실
소리축제 스타급 집행위원장 모시기..허와 실
  • 김미진기자
  • 승인 2012.09.17 1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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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주하게 요리를 해 한 상 가득 차려낸 잔칫날. 잔칫집에는 손님이 가득한데 정작 손님들을 초대한 사람은 보이지 않으니. 누구를 붙잡고 고맙다고 이야기를 전해야할지….

올 소리축제 현장에서 벌어진 스타급 집행위원장의 부재에 대한 무성의함을 꼬집은 이야기다.

지난해 소리축제 집행위원장으로 영입된 뮤지컬 음악감독 박칼린과 작곡가 김형석씨. 바쁜 스케줄로 축제기간인 5일조차 전주에 올인하기 어려웠던 축제의 수장. 올 축제를 취재하면서 조직위 사무국에 상근하지도 않는 이들을 축제 집행위원장으로 끌어들이면서까지 소리축제가 만들고자 한 그림은 도대체 무엇인지 의문이 커진 이유다.

열악한 지역사회의 구조상 올 축제에 투입된 예산이 22억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스타급 집행위원장을 모신(?) 점은 크나큰 출혈임에 분명하다. 모든 스텝들의 월급부터 한해 살림살이가 포함된 예산. 국·도비 17억 원을 제외하고 나머지 예산은 모두 협찬금과 티켓수입으로 충당해야하니 그 고생 또한 알만하다.

때문에 스타급 집행위원장에게 거는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축제를 끌어가는 두 집행위원장의 역할은 미미해 보였다.

박칼린 집행위원장의 경우 개인적인 스케줄로 인해 축제 기간 중 이틀을 자리 비운 것으로 확인됐고, 축제 현장 곳곳에서 관객들을 반갑게 맞아주고 있는 것은 사전에 준비한 실사크기의 사진패널이 전부였다.

개막공연과 김형석 위드 프렌즈, 마스터클래스 등과 같이 집행위원장 본인이 직접 기획하거나 출연한 공연을 제외하고 나면 이들의 모습을 보기란 하늘에 별 따기. 집행위원장이 직접 기획한 개막공연 또한 수준미달이라는 평가가 터져 나오면서 이들의 역할론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축제의 판을 벌이고 관람객들을 초대한 집행위원장조차 현장에서 펼쳐진 공연 한편을 제대로 점검하지 않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설마 스팟 광고의 노출과 지역방송 출연으로 집행위원장으로서의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길 바란다.

집행위원장이라면 대내외적으로 축제를 알리는 역할은 물론, 축제를 전체적으로 디자인하고, 분위기를 파악하고, 관람객들이 불편한 점은 무엇인지, 내년 축제에서는 무엇을 보여주면 좋을 것인가 고민해야하는 것 아닌가.

단 5일의 시간. 그 조차 축제 판에 직접 뛰어드는데 인색했던 이들이 과연 내년에는 어떤 고민의 흔적과 지점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김미진기자 mjy308@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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