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와 거지’ 이야기를 아는 정치인이 나와야
‘왕자와 거지’ 이야기를 아는 정치인이 나와야
  • 김승연
  • 승인 2012.09.13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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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와 거지’라는 책은 미국 마크 트웨인이 46세인 1881년에 쓴 걸작품이다. 당시 세태를 풍자한 소설의 배경은 영국 런던이었다. 1547년 영국 런던에서 같은 날 두 아이가 태어난다. 한 아이는 런던의 뒷골목에서 거지의 아들로 태어난 톰이라는 아이였고, 다른 한 아이는 왕궁에서 태어난 왕자 에드워드였다.

그들이 태어난 지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톰은 비록 거지였지만, 그에게는 한 가지 꿈이 있었다. 바로 왕자가 되어 보는 꿈이었다. 그리고 에드워드 왕자에게도 한 가지 꿈이 있었다. 그는 언젠가 궁궐 밖으로 나가 마음껏 네 활개를 펴고 자유롭게 살아보는 것이었다. 행복한 이야기일는지 몰라도 날마다 왕궁에 갇혀 사는 것이 지긋지긋하고 따분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거지 톰은 아버지한테 쫓기던 차에 왕궁으로 숨어들었다. 바로 그 때 왕자는 왕궁을 거닐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두 소년은 서로를 보는 순간 깜짝 놀랐다. 서로가 쌍둥이처럼 빼어 닮았기 때문이다.

왕자는 자신도 모르게 거지를 자기 방으로 끌어들인다. 그리고 그들은 왕자의 방에서 서로의 꿈을 실현해 보기 위해 왕자 에드워드는 거지 톰의 옷을 입고, 거지 톰은 왕자 에드워드의 옷을 바꿔 입는 장난을 하고 논다. 그리고 서로가 신나고 재미있어 한다.

그러다가 왕자는 왕자 옷을 갈아입은 톰을 왕궁에 두고 거지 옷을 입고 궁궐 밖으로 나간다. 왕자는 세상으로 나가자마자 거지로 오해받으며 그동안 해보지 못한 많은 고생을 하게 된다. 아무것도 모르는 톰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그동안 말도 없이 어디 갔다 왔느냐고 야단을 쳤고, 또 말을 듣지 않는다고 때리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왕자는 자신이 거지가 아니고 왕자라며 아무리 주장해도 소용이 없었다.

왕궁에 머문 톰은 막상 왕자노릇을 하려니 궁중생활이 습관화 되지 않아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자신은 왕자가 아니고 거지 톰이라 했지만, 그 누구도 믿어주지 않았다. 오히려 몸이 아파서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모양이라며 오해를 하는 것이었다.

에드워드 왕자는 거지 왕초 캔디에게 이리저리 끌려 다니며 구박을 받았다. 그런 가운데 에드워드 왕자는 깨닫는 것이 있었다. “세상 사람들이 가난하게 사는 원인이 백성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고, 정치를 잘못한 데 있구나!”

그동안 훌륭한 왕이라고 존경했던 아버지 헨리 8세는 전쟁만을 일삼고 과중한 세금을 백성들에게 부과하고 독재자로 군림하는 왕이었다.

왕자는 견디다 못해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왕궁에 돌아가려 하지만, 거지들에게 미쳤다는 놀림만 받을 뿐 허사였다. 그러는 가운데 에드워드는 마일즈라는 기사를 만나게 된다. 마일즈에게 자신이 왕자라고 말했지만, 마일즈 조차 믿어주지 않았다. 왕자는 왕궁에 엄연히 있기 때문이다. 다만, 거지 왕초 캔디에게 구박당하는 것만 도와줄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에드워드는 아버지 헨리 8세가 죽고 거지인 톰이 왕자의 자격으로 왕위를 계승한다는 소문을 듣게 된다. 왕위를 계승하는 날 에드워드와 마일즈가 왕궁으로 급히 향한다. 드디어 톰의 머리에 왕관이 쓰일 순간이었다. 에드워드가 경비병을 따돌리고 왕궁으로 뛰어들면서 외쳤다. “멈춰라. 에드워드 왕자는 바로 나다.”

장내는 잠시 혼란이 생긴다. 욕심이 없던 톰이 에드워드를 반긴다. 그동안 두 사람과의 사이에서 일어난 일을 설명하지만 왕후나 신하들은 믿지 않는다. 문제는 에드워드라고 증명할 수 있는 물증이 필요했다. 에드워드 왕자가 거지생활을 하면서 빼앗긴 다이아몬드 목걸이이었다. 그러나 에드워드는 거지 왕자의 도움으로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증거물로 내놓아 결국 왕으로 계승하게 된다.

얼마나 긴 고난의 시간이었는가? 그러나 에드워드는 지금까지 거지시절에 겪었던 백성들과의 삶을 경험으로 서민을 위해 선정을 베푸는 훌륭한 왕이 될 것을 약속했고, 결국 영국 역사에 가장 위대한 왕이 되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얼마든지 발전할 수 있는 황금 같은 세월을 허비했다. 36년의 일제 강점에서 해방하여 광복한 8.15, 동족상잔인 6.25, 자유당 부정 선거인 3.15, 부정선거로 인한 학생의거인 4.19, 군사쿠데타로 독재정권을 탄생시킨 5.16, 유신 종신 대통령의 시해인 10.26, 무정부 시대에 발생한 12.12, 광주민주화 운동인 5.18, 대통령직선제 선언인 6.29 등등 숨 가쁘게 돌아갔다. 그 귀한 세월에 일어난 사건들을 종합 열거하면 속이 많이 상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제18대 대통령을 뽑기 전이다. 그런데 모두들 자신이 대통령 감으로 적격이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그동안 이처럼 세상을 들여다보는 에드워드가 흔치 않았다. 이제부터라도 에드워드가 겪은 경험을 할 수는 없는지! 대통령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모조품이 아니라, 하늘이 내려준 준비된 대통령이어야 한다.

<김승연 목사(전주서문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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