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열풍과 자녀의 중독
스마트폰 열풍과 자녀의 중독
  • 김선남
  • 승인 2012.08.2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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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스마트폰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반드시 가져야할 필수품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IT강국인 우리사회도 예외는 아니다. 통계에 의하면, 스마트폰 이용자가 3,00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스마트폰 비이용자는 마치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 ‘스마트하지 못한 사람’ 등과 같은 부정적인 평가를 받기 일쑤다. 이런 현상은 청소년들 가운데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초등학생들 가운데 50%이상이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으며, 스마트폰을 이용하지 않는 아이들은 집단 따돌림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스마트폰의 보급이 확산되면서 우리사회는 자녀의 스마트폰 과다이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 조사에 의하면, 청소년 가운데 40.5%가 스마트폰을 과다하게 이용하여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시공을 넘나들며 스마트폰으로 사진전송, 인터넷 접속 등을 할 뿐만 아니라 인터넷게임에 몰입하고 있다. 그 결과 이들은 스마트폰 중독, 즉 의존성과 금단증상 등으로 인하여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또 극단적 대인기피현상을 보이기도 한다고 한다. 이러한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중독현상을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그냥 방치해두면 큰 사회적인 문제가 될 것이라고 걱정을 하고 있다.

특히 일부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수업시간 중에도 과도하게 카카오톡에 몰입함으로써 수학능력에 커다란 지장을 경험하고 있다고 한다. 일부 교사들과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교육법을 마련하고자 하는 여론을 형성해 나가는 것도 이러한 현상과 무관치 않다.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중독은 과도한 이용요금을 지불하여야 하는 부모의 경제적 손실뿐만 아니라 전자파 영향, 시력저하 등과 같은 건강상의 손실도 유발하기 때문에 그대로 방치해둘 수 없는 문제가 되는 것이다.

스마트폰 확산과 관련하여 우리가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사회의 스마트폰 이용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3-5세의 어린아이들도 적지 않게 스마트폰에 노출되고 있다. 한 조사에 의하면, 3-5세 아이들 10명 가운데 4명은 1주일에 적어도 3회 이상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일부(11.6%)는 스마트폰을 한번에 30분 이상을 이용한다고 한다. 이러한 저연령화 추세는 스마트폰의 확산과 더불어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청소년의 스마트폰 이용이 빠르게 확산되고 중독현상이 심화되는 것은 부모의 과도한 교육열과 무관치 않다. 이와 관련하여 스마트폰 이용 청소년 가운데 82.1%가 부모의 권유로 처음 스마트폰을 접하게 되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스마트폰을 활용할 것을 권유한 첫 번째 이유는 ‘학습적 도움(44.0%)’ 때문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상당수에 해당하는 부모는 자녀가 스마트폰의 콘텐츠를 이용하여 다양한 정보를 접하고, 더 많은 책을 읽고, 영어능력을 키우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조사결과는 부모의 영어교육 열망이 청소년의 스마트폰 활용을 가속화시킨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이에 따르면, 초등학교 학부모의 48.3%가 자녀의 영어교육을 위하여 스마트기기를 사용할 것을 자녀에게 권유하였다.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스마트폰을 활용할 것을 권유한 두 번째 이유는 신기술 도입에 대한 부모의 열망 때문이라고 한다. 한 조사에 의하면, 부모들은 ‘시대적 흐름에 동참(32.0%)’, ‘새로운 기기에 대한 두려움해소(8.0%)’ 등을 위하여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권하였다. 다시 말해, 부모들은 자녀가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데 있어서 선도적인 존재로 성장하기를 기대하는 욕구를 스마트폰의 활용을 통해서 표출한다. 물론 이러한 부모의 행태는 우리사회의 스마트교육정책과 무관치 않다. 최근 정부가 칠판 없는 교실, 책 없는 가방 등을 지향하는 e-교과서 정책을 구사하면서부터 스마트폰이 중요한 교육기제 가운데 하나로 부각된 바 있다.

최근 들어 미국사회에서도 스마트폰 보급률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이다. 2012년 2분기 말 현재 미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54.9%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교육당국은 스마트폰의 부정적 효과를 인식하고 청소년들의 이용을 강력하게 규제함으로써 학교수업에 미치는 악역향을 최소화하고 있다. 일례로 오하이오주 초중고교에서는 학생들이 수업시작 전 후에만 휴대폰을 사용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만약 이를 어길 경우 휴대폰 교실금지 등과 같은 강력한 통제수단을 동원한다. 뿐만 아니라 학교교육은 스마트기기에 입각한 교육을 최소한의 경우에만 한정하고 있다. 우리사회에서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중독이라는 현상이 부모의 잘못된 욕구표현이 불러온 어두운 그림자가 아닌 것인지 확인해볼 때이다.

< 원광대(김선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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