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특구지정을 통한 구도심 활성화
관광특구지정을 통한 구도심 활성화
  • 김동영
  • 승인 2012.08.26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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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도시를 여행하다 보면 역사지구의 보존이라는 관광 매력물에 끌려 그 도시로 관광을 갔다가 역사지구 옆에 새롭게 형성된 신시가지의 현대적 엔터테인먼트 및 식당가와 쇼핑가에 빠져 점점 체류시간이 늘어나고 더 많은 소비를 하게 되는 경험을 하곤 한다.

역사지구와 현대지구가 명확히 구분돼 있어 전주와 유사한 도시인 에딘버러를 예로 들어보자. 아마 에딘버러를 처음 가는 관광객이 뉴타운에서 쇼핑하기 위해서 가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관광객은 엔딘버러성에서부터 시작되는 로열 마일의 올드타운에서 풍기는 중세시대의 이국적인 건축물과 축제 및 다양한 체험을 하기 위해 에딘버러를 택할 것이다. 이렇게 한나절을 발품 팔아 에딘버러의 올드타운을 구석구석 관광하고 나면 허기진 배를 채우고 스코틀랜드의 유명한 위스키라도 한잔 먹을 겸 관광객들은 자연스럽게 뉴타운으로 발걸음을 돌리게 된다. 물론 기념품은 올드타운이 더 많지만 대형매장이나 현대적 레스토랑이 많은 뉴타운이 식사나 술을 마시고 쇼핑하기에 더 적합하기 때문이다.

1980년대 제조업의 중심지였던 구도심의 쇠퇴와 공동화를 해소하기 위한 하나의 대안으로 문화주도 재생이 떠오르면서 문화를 통한 구도심 활성화전략은 전세계의 도시들에 많은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역사적 문화유산을 많이 가지고 있는 도시들은 역사유적의 보존 및 복원을 통해 도시의 새로운 관광매력물을 만들고 여기에 끌려 들어온 관광객들의 체류시간을 늘릴 수 있는 다양한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결합함으로써 구도심의 재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전주시 또한 한옥마을에 있는 역사유적의 보존과 새로운 복원 그리고 한옥의 보존을 통해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 한옥마을은 도심 내 한옥촌이라는 특별한 공간의 정체성을 살리면서 은행나무길과 다양한 전시 및 체험관의 건립을 통해 한해 400만 명 이상이 찾는 도심관광지가 되었다. 이제는 한옥마을의 성공을 전주시 구도심 전체로 확산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 점에서 관광특구지정은 한옥마을의 관광객을 구도심으로 끌어들여 구도심 전체를 활성화할 수 있는 구도심활성화 전략으로서 성공가능성이 매우 높다.

관광특구는 외국인 관광객의 유치촉진을 위해 관광여건을 집중 육성할 필요가 있는 지역에 한해 시도지사가 지정할 수 있다. 관광특구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연간 외국인 관광객이 10만 명 이상 방문해야 하는데 전주시 자체통계에 의하면 한옥마을 외국인 관광객이 2012년 상반기에만 17만 명에 이를 정도로 충분하다. 또한, 관광객의 수요를 충족시킬 시설들이 잘 갖춰져 있고 관광활동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는 토지 비율이 10%를 넘지 않아야 하는데 구도심지역에는 전통시장을 비롯한 쇼핑시설과 관광호텔 등의 숙박시설 및 영화의 거리와 같은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시설이 있어 관광특구로 지정받을 수 있는 여건은 조성돼 있다.

관광특구로 지정될 경우 정부에서 매년 5개 관광특구에 지원하는 관광특구 당 10억원의 특별예산과 2100억원에 이르는 관광진흥개발기금의 보조 및 융자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음식점 옥외영업이 가능하고 상권활성화를 위한 보조금지원 및 호텔 등의 숙박시설에 대한 개발지원도 가능해 진다. 또한, 구도심지역이 관광특구로 지정될 경우 한옥마을의 관광객들을 주변 구도심지역으로 유인하기 위한 다양한 하드웨어와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이 수월해져 관광객에 의한 구도심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다.

구도심지역의 관광특구지정은 향후 종합경기장에 건립될 호텔과 컨벤션센터 등과 연계하여 관광효과를 전주시 전체로 확산할 수 있는 계기기 될 수 있다. 게다가 관광특구를 통한 상권활성화전략은 구도심만의 차별화된 상권의 형성을 통해 신시시가지의 신흥 상권들과의 경쟁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최근 젊은 청년들이 배낭을 메고 관광지도를 보며 점심이나 저녁을 먹기 위해 남부시장을 걷는 모습이 점차 빈번해 지고 있다. 이는 관광객들이 남부시장을 한옥마을의 배후관광지로 점차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제는 구도심 전체를 한옥마을의 배후관광지로 만들어야 할 때이다. 관광특구지정이 관광객의 유입을 통해 구도심 상권을 살리는 구도심활성화의 물꼬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동영<전주시정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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