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자들', 충격적 실화 모티브 30일 개봉
'공모자들', 충격적 실화 모티브 30일 개봉
  • /노컷뉴스
  • 승인 2012.08.24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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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1년에 장기이식이 필요한 환자는 약 10만 명. 1년에 뇌사나 장기기증을 통해 얻어지는 장기의 숫자는 약 90개. 중국에 가서 수술 받고 오는 사람들은 약 1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공급과 수요의 심한 불균형은 심장 8억, 간 4억 등 거액이 오가는 불법 장기 밀매 시장을 형성했다. 무고한 사람을 납치해 그들의 장기를 적출하는 끔찍한 범죄가 자행되는 것도 이 때문.

임창정 최다니엘 주연의 공모자들은 실제로 지난 2009년 중국을 여행하다 납치된 신혼부부의 장기밀매 사건을 모티브로 한 범죄스릴러. 장기밀매에 연루된 다양한 인물들을 중심으로 한국영화로서는 처음으로 기업형 장기밀매의 실체를 본격적으로 다룬다.

여행을 떠나는 수많은 인파 속 중국 웨이하이행 여객선에 오른 상호(최다니엘)와 채희(정지윤) 부부. 여행의 설렘도 잠시 상호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다리가 불편한 채희가 숙소에서 납치된다.

채희를 납치한 사람은 바로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받고 다시 장기밀매에 나선 영규(임창정). 하지만 작업 장소인 여객선 사우나실에서 '물건'을 확인하고 충격에 휩싸인다. 한편 아버지의 장기이식수술이 여의치않자 여객선 매표직원인 유리(조윤희)는 아버지를 데리고 중국행을 선택한다.

공모자들은 장기밀매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공급책 영규와 피해자(?) 최다니엘 그리고 소비자이자 또 다른 피해자인 유리를 중심축으로 장기밀매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특히 각 인물이 처한 각자의 사연을 보여준 뒤 여객선 내로 무대가 옮겨지면 납치와 장기적출까지 일련의 과정을 고스란히 목도하게 된다. 중국에 도착해서는 매수된 세관원을 통한 물건 반입의 아슬아슬 과정도 펼쳐진다.

김홍선 감독은 실태 조사를 위해 '장기 삽니다'란 광고지를 보고 연락을 취해 실제로 장기매매 브로커들을 인터뷰하고 중국 보따리상인 따이공을 수차례 동행 취재했다고 한다. 하지만 중후반부터는 이야기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결국에 마주하는 것은 도덕불감증 시대가 만들어낸 엄청난 괴물이다.

김 감독은 연출의 변을 통해 "도덕불감증 시대가 잉태한 '생계형 악인'을 통해 역설적으로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감독은 그나마 인간성을 잃지 않은 영규를 통해 처음에는 담담히 끔찍한 현실을 보여주지만 갈수록 돈이 지배하는 부도덕한 사회에 대한 뜨거운 분노를 내뿜는다.

배우들은 각자의 역할에 욕심을 냈을만하다. 임창정은 그동안의 코믹한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던진다. 최다니엘은 단지 댄디가이가 아니다. 후반부를 장식하는 두 사람의 맨몸 사투에서는 투혼마저 느껴진다. 임창정은 촬영 도중 갈비뼈가 부러지는 큰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워낙 소재 자체가 끔찍한데다 지독함의 끝을 보여주다보니 보는 내내 마음이 편치않다. 유혈이 낭자하면서 끔찍함을 자아내기도 한다. 반전이 놀랍지만 이야기가 너무 복잡하다는 인상도 준다. 하지만 장기밀매란 범죄를 단지 보여주는데 그치지 않고 보다 큰 사회 병폐를 건드리려고 한 도전은 주목할만하다.

어쨌거나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선박여행은 사양하고 싶다. 그러면서 남일 같았던 장기이식수술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첨단 의료와 부패한 사회가 만났을 때 나타나는 부작용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청소년관람불가, 3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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