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기술(3)
대화의 기술(3)
  • 문창룡
  • 승인 2012.08.2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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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기술 중에 형용사를 적절하게 사용해야하는 이유가 있다. 적절치 못한 형용사를 사용하는 바람에 의도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대화가 흘러간다. 차라리 자신 없으면 형용사를 생략하는 편이 낫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못생긴 당신 아들’이라는 말에는 발끈한다. 모욕을 당했다고 생각한다. 창피를 주었다고 따지는 사람도 있다. 성질을 부리며 말로 복수를 할지도 모른다. “그래? 바보 같은 당신 딸은 어떤데?”와 같이 맞받아친다.

이러한 일이 가정에서 발생하면 더욱 심각한 일이 생긴다. 가족 간에는 바람직한 방향이 아닌 갈등의 징후들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다른데 있다. 그 적절치 못한 형용사들이 당사자의 이미지로 자리잡아간다는 점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내면화 과정을 거치면서 자기의 행동특성으로 고착화시키게 된다.

“넌 우리 집에서 머리 아픈 골치 덩어리야. 태어날 때부터 그러더니 지금까지도 그래.”란 말을 부모가 자주 사용했다면 그 아이는 진짜 그 집의 골치 아픈 존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골치 덩어리란 말을 반복해서 들으면 그 말을 어느새 믿게 되고 자기 스스로도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런 다음부터는 골치 덩어리의 행동을 스스럼없이 하게 된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의 면전에서 부적절한 형용사들을 남발하고 있지만 그것이 얼마나 해로운 결과를 가져오는지는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자기 아버지의 나쁜 점과 내 나쁜 점만을 빼어다 닮았어. 그래서 미운 짓만을 골라서 한다니까. 고집불통에다 느려 터지기까지 해서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어. 넌 어렸을 적부터 늘 그래왔단다.” 불행하게도 자녀들은 부모가 무심코 해버린 이런 종류의 말들을 마음에 쌓아둔다. 그리고 사실로 받아들인다. 자신이 고집이 세고 느려서 미운 자식이라고 믿는다.

따라서 부모들은 자녀들이 가치 있는 존재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긍정적인 표현이 필요하다. 부모의 긍정적인 표현을 직접 들을 수도 있고 누군가를 통해 들을 수도 있는데 이 말들은 자녀가 자신감을 가지고 성장하는 동력이 된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부모들은 자기 자녀들의 좋은 면보다는 안 좋은 점을 더 쉽게 지적한다. 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니라 습관적으로 그렇다. 부모가 먼저 언어습관을 고쳐야한다. 소중한 내 아이가 잘못될 수도 있다는데 고집스럽게 그런 말을 할 필요가 있겠는가?

더 큰 문제는 자녀가 부모의 말을 그대로 수용해 버린 후에 일어난다. 자신에 대해 체념해 버리고 더 나아지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부모는 자녀를 더 비난하며 독이 묻어나는 심한 말을 하게 된다. 결국 자녀는 부모에게 마음을 꽁꽁 닫게 되고 마음 줄 곳을 찾아 방황하게 된다.

부모가 경계해야 할 말 중에 몇 가지만 나열해 보겠다. ‘미련하다. 못생겼다. 인정머리가 없다. 게으르다. 싸가지가 없다. 못됐다. 고약하다.’등이다. 이런 말을 아이가 들으면 반드시 반응이 일어나게 되어 있다. 분노와 함께 미움의 감정이 싹트고 언어나 행동을 통한 맞대응으로 저항하게 될 것이다. 결국에는 부모나 자녀 모두에게 유익하지 않은 일이 생겨나게 되어있다. 이러한 일은 부모의 잘못된 언어습관에서 시작된다. 자녀에게 상처를 입히는 말을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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