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 당뇨병
75. 당뇨병
  • 박진원기자
  • 승인 2012.08.20 16: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전북대학교병원을 찾은 환자를 대상으로 혈당검사를 하고 있다.
직장인 김모(43·전주시 금암동)씨는 자신이 당뇨병에 걸릴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 최근 눈이 침침하고 손발이 약간 저린 다는 느낌에 내과를 찾았다. 정밀진단을 받은 결과 당뇨로 판명났다. 그동안 운동은 거의 하지 않고 심한 스트레스로 저녁이면 술과 함께 고지방 식사를 한 것이 문제였다.

당뇨병은 그 자체로 무서운 병은 아니지만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인원은 국내 사망원인 중 5위를 차지할 만큼 위험하다. 하지만, 꾸준한 치료와 운동을 병행하면 평생 건강한 삶을 이어 갈 수 있다. 최근 이러한 당뇨병의 성인 유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운동부족, 스트레스로 인한 과지방 식사, 흡연, 음주 등이 유병률을 높이고 있다.

전북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백홍선 교수를 통해 당뇨병의 예방과 치료, 관리에 대해 알아본다.

▲당뇨란

당뇨병이란 소변으로 포도당이 배출된다고 해서 붙여진 병이다. 정상인의 경우 소변으로 당이 넘쳐나지 않을 정도의 범위에서 혈당이 조절된다. 혈당조절에는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가장 중요한 작용을 하고 있다. 인슐린이 모자라거나, 인슐린이 제대로 일을 못하는 상태가 되면 혈당이 상승하게 되고, 이로 인해 혈당이 지속적으로 높은 상태가 발생하면 당뇨병이라고 부르게 된다.

▲당뇨병 환자 현황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05~2009년 ‘당뇨병(E10~E14)’에 대한 심사결정자료를 분석한 결과, 진료인원은 2005년 185만8천명에서 2009년 214만6천명으로 4년간 약 28만8천명(15.5%)이 증가했다. 연평균 3.7%가 증가한 셈이다. 연령별로 분석한 결과 당뇨병은 남성의 경우 50대에, 여성은 60대에서 가장 높았다.

연도별 평균증가율은 남성이 4.2%, 여성이 3.1%를 보여 5년 동안 남성 환자가 더 많이 증가했다. 특히 남성 환자는 30~50대에서 동 연령대의 여성보다 약 2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평원은 이러한 30~50대의 남성의 유병률 증가를 직장생활 및 가장으로서의 책임감 등으로 인해 받는 많은 스트레스를 적절히 해소하지 못하는 것을 일부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한, 전반적으로 이렇게 성인 연령에서의 당뇨병 유병률 증가는 서구식 식습관과 운동 부족과 같은 현대인의 생활 습관과 큰 관련이 있다.

▲치료 소홀하면 합병증 발생위험 크게 증가

당뇨합병증 발생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밝히기 위해, 당뇨치료제를 처음 처방받은 20-79세 환자 5만7천465명을 대상으로 생존분석을 시행한 결과 약물 치료를 지속적으로 받지 않은 경우 당뇨합병증 발생위험률이 24% 높게 나타났다. 약물치료 지속수준이 20%씩 낮아질수록 합병증 발생위험률은 10%, 18%, 67%, 13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첫 해 당뇨진료를 위해 이용한 의료기관 수도 합병증 발생위험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합병증 발생위험률은 1개 기관을 이용한 환자보다 2~3개 기관을 이용한 환자의 경우에서 20% 높게 나타났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합병증 발생위험률은 높아져, 20~34세에 비해 65세 이상인 경우에 53%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당뇨, 사망원인 5위

당뇨는 사망원인 5위에 해당하는 주요 질환으로, 당뇨질환 그 자체보다 합병증에 의해 삶의 질이 떨어지고 의료비용이 증가하는 질환이다. 당뇨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합병증은 그 특성에 따라 미세혈관 합병증, 대혈관 합병증으로 구분된다. 미세혈관 합병증에는 망막병증, 당뇨병성 신증, 당뇨병성 신경병증 등이 있으며, 대혈관 합병증은 뇌혈관 질환과 관상동맥질환, 말초혈관질환이 포함된다.

당뇨병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어 규칙적으로 복용해야 할 치료제를 드문드문 하는 경우가 40%이고, 병원을 바꿔가며 치료를 받은 경우가 61%다. 이러한 행태는 적절한 혈당 조절을 어렵게 하고, 더 나아가 만성합병증 발생으로 이어져 건강뿐만 아니라 재정적 측면에서도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합병증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적절한 관리 및 꾸준한 치료가 중요하다.

▲질병의 원인

당뇨병에 걸리기 쉬운 유전적 체질을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사람이 당뇨병을 유발하기 쉬운 환경에 노출될 때 많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당뇨병을 일으키는 유전자의 이상을 찾을 수 있는 경우는 전체 당뇨병 환자의 극소수(1-5%)에 불과하다.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는 환경인자로는 비만, 스트레스, 잦은 임신 및 고연령, 거대아 출산, 감염, 약물(스테로이드제제, 면역억제제 등) 등이 있다. 환경 인자는 유전 인자와는 달리 본인의 노력으로 어느 정도 피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최근 들어 당뇨병이 급증하는 이유는 유전적인 원인보다는 과도한 음식물 섭취와 운동량 감소로 인한 비만증의 증가가 중요한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외에 잦은 알코올의 섭취 등으로 인해 췌장염이 있었거나, 췌장에 질환이 발생한 경우에도 이차적으로 당뇨가 발생한다.

▲치료

당뇨병의 치료에는 식사요법, 운동요법, 약물치료가 있다. 초기 당뇨병은 식사요법과 운동요법만으로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식사요법과 운동요법만으로 만족할 만한 혈당조절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약물요법을 추가하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처음부터 약물요법을 권장하고 있다. 물론 약물요법을 받는 중에도 반드시 식사요법과 운동요법을 병행해야 한다. 약물요법에는 경구혈당강하제와 인슐린주사가 있는데, 당뇨병의 종류, 환자의 기저 질환 상태, 합병증의 유무에 따라 치료 약물의 선택을 환자에 맞게 개별화한다.

혈당의 상승이 수년에 걸쳐 지속될 경우 혈관에 염증은 물론 신경병증 등이 발생해 앞서 이야기했던 것과 같이 여러 가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혈당은 급격한 상승 및 감소가 심하게 있을 경우, 무기력, 의식 저하, 더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혈당을 정상치에 가깝게 유지하고 고혈당으로 인한 혈관합병증 발생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고-40세 이상 성인 당뇨 검사 통한 조기 발견 중요>

▲ 전북대병원 내분비내과 백홍선 교수
당뇨의 경우 질병의 위험성에 비해 관리효과가 높은 질환이다. 따라서 합병증 발생을 줄이고, 재정적인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당뇨치료 초기부터 꾸준하고 지속적인 관리를 위한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

당뇨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단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는 비만, 운동부족을 일으킬 수 있는 비활동적 생활방식과 고지방 식사, 스트레스, 음주 등을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가족 중에 당뇨병 환자가 있는 사람은 비만증이 생기지 않도록 식사량을 적절히 조절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필수이다.

당뇨 초기는 본인 스스로 증상을 느끼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당뇨병 위험인자가 있거나 40세 이상인 경우는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40세 이상의 모든 성인은 당뇨 검사를 받아 볼 것을 권장하고 있고 40세 미만이라도 다음과 같은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는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

제2형 당뇨병 위험인자로는 과체중 또는 비만, 직계가족에 당뇨병 환자가 있는 경우, 고혈압(혈압 140/90mmHg 이상 또는 항고혈압 약제를 복용중인 사람), 이상 지혈증(HDL 콜레스테롤 35mg/dl 이하 또는 중성지방 250mg/dl 이상), 과거 내당능장애 또는 공복혈당장애가 있었던 경우, 임신성 당뇨병으로 진단받은 적이 있거나 4kg 이상의 거대아를 출산한 적이 있는 여성, 뇌졸중, 관상동맥질환 등 심혈관질환을 경험한 사람, 평소에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 등이다.

스트레스는 당뇨병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심리적 스트레스로 인해 호르몬 분비를 조절하는 뇌의 기능에 영향을 미치고, 식생활습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적절한 스트레스 해소가 중요하다.

당뇨병은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병이지만 관리만 잘하면 평생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다. 따라서 조기 진단과 함께 꾸준한 치료로 적절한 관리만 한다면 누구나 극복 가능한 질환이다. 따라서 자신의 상태를 가장 잘 알고 관리해 줄 수 있는 병원을 정해 놓고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박진원기자 savit57@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