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 치매
74. 치매
  • 박진원기자
  • 승인 2012.08.06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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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 대자인병원을 찾은 환자를 대상으로 치매 선별검사(MMSE검사)를 하고 있다
김모(82·전주시 삼천동)씨는 벌써 14년 동안 치매에 걸린 아내(81)의 병 수발을 하고 있다. 그는 14년 동안의 간병생활에서 암보다 무서운 병을 치매라고 말한다. 언어, 행동 등 신체의 주요기관을 치매에 빼앗기고 갓난아이로 만드는 무정한 병이라는 표현을 쓴 김씨는 1년 전부터는 국가로부터 치매치료관리비를 지원받고 고달픈 간병생활에서 조금은 벗어났다.

이처럼 가족 중 한 사람이 치매에 걸리면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고통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단란하던 가정은 순식간에 불행의 늪으로 빠져든다. 치매 환자는 반드시 돌볼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놓고 다툼이 일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65세 이상 치매 환자는 올해 53만명으로 2008년 42만명 보다 26.8%가 증가했다. 올해 노인인구 중 9.1%가 치매환자로 심각한 수준이다. 그러나 치매환자가 치료를 받은 경우는 절반이 조금 넘는 수준에 그치는 등 병을 키우고 있는 실정이다.

전주 대자인병원 신경과 최하철 부장을 통해 치매 예방과 대처법에 대해 알아본다.


▲급속한 고령화에 치매 노인 급증

보건복지가족부 조사결과 지난 4년 동안 국내 노인인구가 17.4% 증가했지만 치매노인은 26.8%가 증가했다. 65세 이상 노인인구 1천명 당 치매노인은 지난 2008년 421명(8.4%), 2012년 534명(9.1%)이다. 이런 추세라면 2020년 794명(9.8%), 2050년 2천379명(13.2%)에 육박할 전망이다.


▲치매 치료와 관리 실태

지난 2010년 치매환자 46만9천명 중 치료를 받은 환자는 26만2천명(56%)으로 절반에 가까운 인원이 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치매 조기진단을 위한 검진 사업이 진행 중이지만 노인인구 중 45.7%만이 참여해 치매를 키우고 있는 실정이다.


▲치매란?

치매는 후천적으로 기억, 언어, 판단력 등 여러 영역의 인지 기능이 감소해 일상생활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임상 증후군이다. 치매에는 알츠하이머병이라 불리는 노인성 치매, 중풍 등으로 인해 생기는 혈관성 치매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치매를 한 가지 병으로 이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치매는 진단명이 아니라 증상이다. 예를 들어 머리가 아픈 증상을 두통이라 부르지만 두통을 일으키는 원인이 수없이 많은 것처럼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인지기능이 저하되는 증상을 치매라 부르며 치매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치매의 원인

전반적인 뇌기능의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질환이 치매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흔히 알고 있는 알츠하이머병은 원인 미상의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전체의 50~60%를 차지하고, 뇌의 혈액순환장애에 의한 혈관성 치매가 20~30%를 차지한다.

알츠하이머병은 두뇌의 수많은 신경세포가 서서히 쇠퇴해 뇌조직이 소실되고 뇌가 위축된다.

혈관성 치매란 뇌 안에서 혈액순환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서서히 신경세포가 죽거나, 갑자기 큰 뇌혈관이 막히거나 뇌혈관이 터지면서 뇌세포가 갑자기 죽어서 생기는 치매를 말한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유전성 경향이 있지만 그렇다고 항상 유전되는 것은 아니다. 가족력이 존재해 항상 발병하는 경우는 유전적으로 취약한 가계로 전체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1-2% 정도고 이들 대부분이 65세 이전에 조기 발병한다. 그 외에는 가족력이 있어도 발병할 수도 발병하지 않을 수도 있다.


▲노인성 치매의 경고신호

치매의 초기 증상은 원인질환에 따라 약간 차이가 있지만 대표적으로는 중요한 약속을 잊어버리거나 힌트를 줘도 떠올리지 못하는 기억력 장애, 요리나 돈 계산 등 평소에 잘하던 일을 제대로 잘하지 못하게 되는 작업수행능력 저하, 말을 올바르게 못하거나 다른 사람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엉뚱한 대답을 하는 언어장애,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 지금이 언제인지도 모르는 등 시간과 장소를 기억하지 못하는 장애 등이 있다. 이밖에 가족들이 내 물건을 숨긴 것 같다는 망상이나 말수가 줄어들고 의욕이 상실되는 기분변화, 성격변화가 있다.


▲증상

치매와 건망증은 다르다. 일반적으로 건망증의 경우 기억력의 저하를 호소하지만 지남력이나 판단력 등은 정상이어서 일상적인 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 기억력 장애에 대해 주관적으로 호소를 하며 지나친 걱정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잊어버렸던 내용을 곧 기억해 낸다거나 힌트를 들으면 금방 기억해 내는 모습을 보인다. 치매의 경우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기억력 감퇴뿐 아니라 언어능력, 시공간 파악능력, 인격 등의 다양한 정신능력에 장애가 발생함으로써 지적인 기능의 지속적 감퇴가 나타난다.


▲치료

뇌출혈이나 뇌종양, 정상압 수두증 등으로 인한 치매는 수술을 통해 어느 정도 치료가 가능하다. 혈관성 치매의 경우는 고혈압, 당뇨, 흡연, 고지혈증 등과 같은 위험요소를 사전에 제거하거나 지속적으로 치료함으로써 병의 진행을 지연시키거나 예방할 수 있다.

약물적 치료는 신경인지기능 활성제인 콜린성약제, NMDA 수용체 차단제 등을 사용한다. 치매로 인해 나타나는 정신증상을 치료하기 위한 항우울제, 항정신병약물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치매는 신경인지기능의 점진적인 감퇴로 인한 일상생활 전반에 대한 수행능력 장애를 초래하는 질환으로 현재까지 발생기전이 확실히 규명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획기적 치료제도 개발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기본적 일상생활을 최대한 스스로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작업요법, 인지기능 강화요법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함으로써 삶의 질을 향상시켜야 한다.


< 기고-치매 조기진단과 꾸준한 관리가 중요 >

▲ 전주 대자인병원 신경과 최하철 부장
치매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의 경우에는 인지기능 장애가 서서히 일어나서 점점 심해지는 경과를 보인다. 따라서 호전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악화를 방지하는 것이 치료의 목표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시간에 따라 악화되는 경향을 보이지만 혈관성 치매에는 혈관 상태가 잘 유지된다면 호전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악화도 되지 않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치매는 초기에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고 단지 기억력 등의 인지 장애를 보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겨 직업을 유지하기 어렵고, 집안일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따라서 조기 진단을 통해 치매를 확인하고 꾸준한 치료를 통해 악화를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평소 치매 예방을 위한 수칙 준수도 중요하다.

활발한 두뇌활동은 치매 발병과 진행을 늦추고 증상을 호전시키므로 두뇌가 활발히 움직일 수 있도록 기억하고 배우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흡연자는 비 흡연자에 비해 치매 유병률이 1.5배 높기 때문에 흡연은 금물이다.

과도한 음주도 뇌세포를 파괴해 기억력을 감퇴시키고 혈관성 치매의 원인인 고혈압, 당뇨병의 발생률을 높이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짜고 매운 음식 등은 발병률을 높이기 때문에 조금 싱겁게 먹는 것이 좋다. 신선한 야채와 과일, 특히 호두, 잣 등 견과류는 뇌기능에 좋은 역할을 한다.

적절한 운동은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좋다. 일주일에 2회 이상, 30분 이상 운동하는 것이 좋으며 아침이나 늦은 오후에 하는 것이 좋다.

우울증이 있으면 치매에 걸릴 위험이 3배에 이른다. 봉사활동이나 취미활동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사람들과 어울려 우울증과 외로움을 피해야 한다.

치매가 의심되면 가까운 보건소나 전문병원을 찾아 조기 진단을 받는다. 치매를 초기에 치료하면 예후가 좋고 중증으로 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따라서 치매는 가능한 빨리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필수다. 치매는 치료 효과가 바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꾸준한 관리와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박진원기자 savit57@

〔사진설명〕전주 대자인병원을 찾은 환자를 대상으로 치매 선별검사(MMSE검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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