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 소낙비
놀이터, 소낙비
  • 유현상
  • 승인 2012.08.01 17: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놀이터 >

송광초 1학년 문성준

동생 물래간
놀이터
뒤돌아보니
동생이 방긋

내가 그네를 타면
동생도 그네를 타고
내가 줄넘기하면
동생도 줄넘기하네

내가 하는 대로 따라하는
귀여운 내 동생
사랑하는 내 동생

< 소낙비 >

금지동초등학교 6학년 1반 신정주

나른한 오후 수업시간 선생님께서는 열심히 수업하시는데 갑자기 창문 너머로 소낙비가 후드득 내렸다. 우리 반 아이들은 갑자기 쏟아지는 소낙비를 보며 환호성을 질렀다. 오랫동안 기다렸던 단비였기 때문이다. 정말 우리들은 축구골대에 축구선수가 공은 넣은 것처럼 매우 기분이 좋고 들떠 있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우두커니 창문 너머 운동장을 바라보았다. 소낙비가 후드득 소리를 내면서 내리는 화단의 작은 꽃과 나무 그리고 운동장 군데군데 풀들을 보았다. 저 나무와 꽃들은 매우 행복하겠지! 얼마나 좋을까?

그동안 찌는 듯 한 더위만 있었는데 얼마나 시원할까? 갑자기 나뭇잎들이 생기가 넘쳐 보였다. 저 멀리 운동장 끝 가장자리에 커다란 나무들도 오랜만에 내린 비로 춤을 추는 것처럼 보였다. 짙푸른 무성한 잎사귀들이 소낙비를 맞으며 출렁거리며 움직였다.

모두들 소낙비로 행복한데, 나는 우울했다. 오늘 아침 어머니와 작은 말다툼이 생각났다. 작은 일로도 쉽게 짜증이 내고 이상하게 왠지 기분이 좋지 않았다.

요즘 들어 어머니께서는 농사일로 바쁘신지 아침 새벽에 나가셨다 어두컴컴해져야 들어오신다. 피곤해 하시고 지쳐있어서 그런지 아침마다 신경이 곤두서 있다. 나도 6학년이 돼서 그런지 더 마음이 무겁고 힘이 든다. 학교 공부하는 것도 힘들고 지금껏 잘 지내왔던 친구들과 관계도 매우 어렵고 힘들기만 하다. 누구 하나 마음 놓고 말할 친구가 없다.

그래서 창문 너머 나무들을 우두커니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나도 저 풀이나 꽃처럼 행복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냥 이런 고민 없는 나무와 꽃들이 부러웠다. 한참을 생각에 잠긴 사이에 어렴풋이 선생님께서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깜짝 놀라 선생님을 바라보았다. 선생님께서는 내 얼굴빛을 보시고 더 이상 말씀을 하지 않으셨다. 나는 그런 선생님께 고마움을 느꼈다. 그리고 오늘 집에 가서 어머니께 사과드려야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랬더니 왠지 기분이 한결 가벼워졌다.

< 심사평 >
현대는 매우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에 글도 매우 빠른 속도로 움직여야만 합니다. 때문에 문장도 짧아야 합니다. 짧은 글은 박진감이 넘칩니다. 그래서 문장도 짧게 써야합니다.

송광초 1학년 문성준 어린이의 ‘놀이터’ 동시는 항상 나만 따라다니면서 나를 귀찮게 하는 동생이 오늘도 떼어 놓고 왔는데 어느새 내 곁에 와 있군요. 이는 동생을 내가 미워하는지 알면서도 형이 좋고 믿음이 가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역시 형은 그래도 나를 잘 따르는 동생이 귀여우니까 같이 다시 데리고 다니다. 역시 동생 사랑하는 마음이 참 예뻐요. 글을 쓰는 사람은 이렇게 마음이 예뻐집니다. 금지동 6학년 신정주 어린이의 ‘소낙비’ 생활문은 그 동안 가물어서 모두가 목이 탔는데 오랜만에 소낙비가 오니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요. 모두가 생가기 돋습니다. 비온 뒤의 아름다운 모습이 잘 표현되었습니다. 이처럼 글은 세상의 아름다운 마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어머니와 말다툼은 무엇이며, 왜 있었는지 궁금하지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