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하는 방법 (2)
칭찬하는 방법 (2)
  • 문창룡
  • 승인 2012.07.3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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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이 독이 될 수 있다는 말에 동의하는가? 칭찬은 항생제와 같은 약의 일종이다. 그렇다면 항생제를 잘못 사용하거나 남발하면 약인가? 독인가? 그렇다. 좋은 약일수록 부작용의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함부로 사용하면 안 된다. 칭찬도 항생제와 같이 주의를 기울여서 사용할 때 효과를 볼 수 있다. 항생제가 몸에 이로운 약이라면 칭찬이 마음에 좋은 약인 것은 분명하다.

부모의 칭찬은 명료해야 한다. 부모의 칭찬을 들은 자녀가 자기 자신에 대하여 긍정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 한다. 부모가 자녀를 칭찬했다 하더라도 자녀는 자신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보는 보이지 않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가령 ‘너 참 착한 아이로구나!’라는 칭찬에 자녀가 ‘나보다 착한 아이는 따로 있는데.’ 또는 ‘오늘도 부모님 몰래 동생을 엄청 괴롭혔는데. 내가 착한건가?’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왜 이렇게 잘 생겼어?’ ‘참 예쁜데 누굴 닮았어?’와 같은 칭찬을 받는 아이가 당황해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착하다.’ ‘잘 생겼다.‘ ’예쁘다.‘와 같은 칭찬을 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다. 방법을 알아야 한다. 착하다는 것을 칭찬해주고자 한다면 자녀가 착한 일을 한 것에 대하여 이야기해야 한다. 만약에 자녀가 지갑을 주어서 주인에게 돌려준 사실을 칭찬한다면 “지갑을 주어서 주인을 찾아주는 일은 참 힘든 일이야.”와 같은 말로 대화를 이끌어 내야한다. 그러면 자녀는 속으로 ’난 해냈는데.‘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때 부모가 “주인을 찾아주는 데 많이 힘들었지?”라고 재차 대화를 이어가면 자녀가 “뭘요. 그리 힘들지는 않았어요.”라고 말하지만 충분히 자신이 해 낸 일에 보람을 느끼며 자신이 착하다는 것을 인식할 것이다.

이와 같은 일은 얼마든지 더 있다. 설거지를 도와주는 자녀에게 “착하구나.”라고 말하기 보다는 “도와줘서 고마워.”라고 표현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 이해를 돕기 위해 몇 가지 예를 더 들어 보겠다. “넌 그림 솜씨가 뛰어나.” 보다는 “어제 준 그림엽서가 참 좋아. 너무 멋지고 예쁘던데?”라고 표현하고 “네 글 솜씨는 작가를 능가해.”보다는 “네가 보내준 편지를 읽으며 내내 웃었어.”와 같이 말하는 것이다. 여기에 좀 더 욕심을 낸다면 기쁨이나 놀람 같은 감정을 자세하게 묘사하고 자녀의 노력에 대해 인정하는 것과 자녀의 행동을 이해하며 존중하고 있다는 말을 전해주면 부모의 칭찬에 훨씬 신뢰감이 생긴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매우 구체적인 칭찬방법을 하나 더 팁으로 주고 싶다. “오늘 네 축구 경기를 지켜보는 내내 참 즐거웠어. 정말 흐뭇하더라. 특히 네가 수비하면서 가운데로 뻥하고 찬 공이 하늘 높이 날아오르던 것과 경기 끝나기 5분 전, 수비 지역에서 공을 달고 가다가 공격수에게 연결해 준 공이 결승골이 되었잖아. 아, 지금도 그 장면을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니까. 넌 오늘 축구경기에 대하여 자부심을 가져도 돼!”

물론 자녀의 축구 경기를 지켜 본 뒤 부모가 경기 내용을 칭찬한 말이다. 위와 같은 칭찬을 받은 자녀는 부모의 칭찬을 액면 그대로 받아드릴 것이다. 부모가 자신의 경기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을뿐더러 “자부심을 가져도 돼.”와 같은 부모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되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위의 상황을 가장 좋지 않은 방법으로 칭찬하는 것은 “박지성, 뺨치더라. 네가 국가대표를 해야 해.“라고 말하는 것이다. 박지성이나 국가대표는 처음부터 아이가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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