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자리와 부러워하는 자리
존경하는 자리와 부러워하는 자리
  • 나종우
  • 승인 2012.07.31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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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정치인 특히 국회의원 하면 먼저 떠올리는 것이 무엇일까. 아무래도 깨긋하지 못하다는 생각을 떠올릴 것 같다. 부정과 연관 지어 진 큰 사건이 터질 때마다 어김없이 정치인들이 연루되어 있고, 이런 일들이 너무 오래동안 계속되어지다보니 이제는 국민들도 이런 뉴스에 무디어져 어떤 사건이 터져도 또 무엇이 터 졌나 할 정도로 그저 지나칠 지경에 이르렀다.

이번에 처음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어느 분의 가족과 친척들이 모여서 축하해주는 자리에서 나온 이야기다. 그 자리에서 어느 분이 말하기를 당선이 되어 우리 가문의 영광이기는 하지만 국회의원은 정말 딱 한번만 할 생각을 가지라는 조언을 하였는데, 그 이유가 국회의원이라는 자리가 자칫하면 영광의 자리라기보다는 지금까지 쌓아온 명예가 실추되는 치욕의 자리로 전락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국회를 국민을 위하고 나라를 위하는 곳 이라는 생각 보다는 부정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아니면 부정한 일을 저지를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 곳 쯤으로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적어도 정상적인 생각을 가지고는 정치를 할 수 없다고 국민들은 생각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정치를 하겠다고 하면 모두가 쌍수를 들어 말리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얼마 전 이번 대선에서 유력한 어느 후보자와 함께했던 자리에서 있었던 이야기 한 토막.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대통령이 되려면 순수하거나 원칙대로해서는 될 수 없는 자리인데 당신께서는 그런 모습이 너무 강하게 비친다. 속된말로 때로는 무식하기도 하고, 과격하기도 하고, 밀어 부칠 수도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이 말에 그 자리에 있던 후보자는 단호하게 우리국민들이 바로 그런 모습 때문에 정치인들에 대하여 식상해하고 실망하고 있는데 그런 주문을 하십니까. 나는 원칙이 가장 편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라고 말하였다. 소수 일지 모르지만 사람들은 정치인은 어지간한 법은 지키지 않아도 되는 면책특권(?)이 있는 것처럼 착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물론 그날 그 자리에서 후보자의 말은 지극히 원론적인 답이었는데도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었다.

앞으로 4년 뒤 지금은 똑같이 정의와 선한마음으로 의욕을 가지고 출발한 국회의원 가운데 행여 초심을 잃고 명예도 잃어버리는 의원이 나오지 않기를 미리 염려한다.

존경하는 자리와 부러워하는 자리.

어느 자리에 앉을 것인가는 전적으로 국회의원들 스스로에 달려있다. 지금 많은 사람들은 국회의원의 자리를 부러움의 자리로 보고 있다. 물론 최근에 불거지고 있는 국회의원들의 특권 때문인지도 모른다. 국회의원에게 부여된 특권이 200여 가지가 넘는다는 사실 - 연봉1억3천 여 만원에 유류비, 차량유지비 별도, 보좌관에게 연 3억8천 만 원의 국고지급, 그리고 국유철도, 선박, 항공기무료사용, 공항귀빈실과vip주차장 이용, 골프장vip대우 등등 그러나 생각해보면 이런 특권들을 특권이라기 보다는 원활하고 생산적인 의정활동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인식을 일반 국민들이 가질 수 있도록 국회의원들 스스로가 피나는 자구 노력이 필요 할 것이다. 다시 말해서 국회의원의 자리가 존경받는 ‘존경’의 자리로 스스로 돌려놓는 노력이 있어야 된다는 것이다. 이런 노력이란 국회의원 본연의 모습에 충실 할 때 존경의 자리로 돌아 갈 것이다. 본연의 모습은 무엇인가.

중국 고전인 『서경書經』에 보면 「백성의 소리는 하늘의 소리이니, 정권을 잡은 자가 자기 자신이나 어떤 특정한 무리를 위하여 정치를 해서는 안 되고 백성을 위해 하늘을 대신해서 정치를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라고 했다. 또한 『논어 論語』에 보면 「政者正也」라는 말이 있다. 앞의 政자는 정사정자이고, 뒤의 正자는 바를 정자이다. 다시 말해서 정치라는 것은 바로 잡는 다는 말이다. 정치의 근본은 무엇을 하겠다는 것보다 우선 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 것이 급선무라는 이야기다. 분홍빛 설계의 말의 성찬보다는 눈에 보이고 피부에 와닿는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일부터 정치권에서 살펴야 할 일이다.

최근에 대권 주자들이 여,야 할 것 없이 오늘의 상황 인식에서 「불안」이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쓰고 있다.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국민들에게 정치에 대한 냉소나 불신을 버리게하고 국회를 싸움판이 아니고 국민을 신명나게 하는 무대로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될 때 국회의원은 부러움의 대상이 아니라 존경의 대상으로 될 것이다. 다시 마지막 한마디 『 중용 中庸』에 이르기를 정치를 행하는 근본은 정치를 행하는 사람의 생각여하에 달려있다(爲政在人).

나 종 우 (원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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