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수학교육대회
국제 수학교육대회
  • 김인수
  • 승인 2012.07.2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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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마다 열리는 세계 수학교육 분야의 축제인 제12차 국제수학교육대회(ICME-2012)가 7월 9일부터 15일까지 일정을 마치고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폐막했다. ICME는 지난 1969년 프랑스 리옹 대회를 시작으로 미국, 영국, 독일, 캐나다 등 서구에서 개최됐으며, 지난 2000년 아시아에서는 일본 도쿄에서 처음 개최됐다. 서울에서 열린 이번 ICME-12는 아시아에서는 두 번째다.

'수학교사의 전문성 신장(Mathematics Teachers' Professional Development Program)'을 주제로 열린 이번 대회에는 100여 나라에서 온 4,000여 명의 국·내외 수학교육자들과 관람객들이 대거 몰리면서 전국적으로 수학교육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크게 불러일으킨 계기가 됐다. 이번 대회에서 발표된 논문은 1,400여 편에 이르고 있다. 그중에는 '펠릭스 클라인 메달', '한스 프로이덴탈 메달' 등 국제수학교육위원회 상(ICMI Awards)을 수상한 4명의 수상자와 수학교육계 석학들의 논문이 다수 포함돼 있어 대회 참가자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논문 내용은 기조강연과 정규 강연을 통해 발표됐다. 9~15일까지 모두 80개의 강연회가 진행됐는데 버클리 대학의 앨런 쉔펠트(Alan Schoenfeld) 교수 등 일부 석학들의 강연은 청중들이 너무 많이 몰리면서 앙코르 강연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역대 대회는 학술 행사 위주로 진행됐던 반면, 이번 대회에서는 일반인들이 참여하는 전시·체험 행사들을 대폭 확대했다. 10일부터 15일까지 코엑스 3층에서 열린 전시·체험 행사 '매스 카니발(Math Carnival)'에는 수학교육자들과 함께 전국 150여개 초·중·고 학생 5천여 명이 몰리면서 대성황을 이뤘다. 13일 오후 카니발에 참석한 많은 학생들은 "이처럼 재미있는 수학교재들은 본 적이 없다"며 "카니발을 통해 이전보다 더 수학을 사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카니발에서는 '파스칼 피라미드', '오목다면제', '변신정심이육면체', '타원 당구대' 등 100여 종의 수학교재들을 선보였다. 한국, 미국, 일본, 호주, 싱가포르 등 ICME-12 참가국 수학교육 단체들이 가져온 교재들은 전통적인 수학 원리들을 놀이기구 등에 적용해 관람객들이 수학을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또한 학술행사, 전시·체험 행사와 함께 대규모 교사 연수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됐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한 수학교사 연수 프로그램에는 전국에서 참여한 초·중·고 수학교사 813명이 참여했는데 45시간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선보여 ICME-12 참석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9~11일까지 3일간 진행된 '한·중·일 수업관찰 프로그램'에서는 3개국에서 수행하고 있는 초·중·고 수학수업을 한국에서 그대로 재현했는데, 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각국 수학교육자들로부터 남다른 관심을 불러 일으켜 수업을 하는 방마다 인파로 넘쳐났다. 수학을 가르치는 교사들은 "이번 교사연수를 통해 말로만 듣던 세계 수학교육계 석학들을 만나 훌륭한 업적들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국내에서 들을 수 없었던 놀라운 강의들도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수학교육의 전문인들은 "앞으로 수학교육이 담당해야 할 일에 대해 세계 수학교육자들과 함께 공감대를 갖게 됐다"고 말하며 무엇보다 수학교육의 영역을 교실 안에서 인간 삶의 영역으로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세상과의 의사소통 방식을 개발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고등과학원,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 등 수학교육관련 유관단체들이 주관하는 다양한 행사들도 있었다. 순수수학을 연구하고 있는 고등과학원은 10일 '한국수학교육 국제화 포럼'을 주최하고 이번 행사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재외 한인 수학자들과 해외 수학교육자들의 의견을 들었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는 11일 여성수리과학자들과 여고생, 여성대학(원)생들 간의 멘토링 행사를 주재해 학생들과 전문인들과의 만남을 주선했다. 전체적으로 이번 ICME-12는 역대 대회들과 비교해 손색이 없는 대회로 기록될 전망이다. 대회 관계자는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기대 이상으로 높아 대회 관계자들의 최종 평가에서 성공을 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하나 기쁜 소식은 지난11일에 세계 100개국 548명의 학생이 참가한 가운데 아르헨티나 마르델플라타에서 열린 제53회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우리나라는 선수 전원금메달 6개, 종합점수 209점으로 역사상 처음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실질적인 수학 강국 대열에 선 것이다. 지금까지는 2006년과 2007년의 3위, 2008~2010년 4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지난해에는 13위까지 밀렸다. 한국에 이어 종합 2위는 중국(195점), 3위 미국(194점), 4위 러시아(177점), 5위 캐나다·태국(159점), 7위 싱가포르(154점), 8위 이란(151점), 9위 베트남(148점), 10위 루마니아(144점)다. 북한은 128점으로 12위, 일본은 121점으로 17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최대 수학 강국인 중국을 14점 차로 따돌렸다. 중국은 2000년 제41회 대회부터 지난해까지 무려 10차례 1위에 올랐다.

<이학박사 김인수, 호남수학회장, 대한수학회 부회장, 전북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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