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 칭찬하는 방법 (1)
93. 칭찬하는 방법 (1)
  • 문창룡
  • 승인 2012.07.24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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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이다. 새소리가 잠을 깨운다. 새소리는 언제 들어도 기분이 좋다. 멀리서 들려오는 새소리는 더욱 좋다. 오히려 귀를 쫑긋 세우고 새가 우는 의미를 알아보려든다. 새가 가까이 와서 울어주면 고맙기까지 하다. 아까 울었던 새가 큰 몸짓을 하고 있는지, 작은 몸짓을 하고 있는지, 날렵하게 나는지, 여유롭게 나는지, 새소리를 들으며 상상하는 일은 꽤 재미가 있다.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작고 힘없는 새소리에 새들의 안녕이 걱정되기도 한다.

전에 살던 집에는 새소리가 들리지 않았었다. 대신 봄이 되면 개구리들이 몹시도 울어댔었다. 같은 자연의 소리인데 새소리와 개구리소리는 너무 다른 느낌을 준다. 개골개골 한 녀석이 울기 시작하면 온 동네 개구리들이 다 운다. 한 녀석이 “야! 울어.”하면 일제히 울고 “누가 오고 있어. 울음을 멈춰야 할 것 같아. 멈춰!”하면 일제히 소리를 그친다. 그 순간이 마침 잠이 들려던 참이었다면 틀림없이 잠이 달아난다. ‘그럼 한번 울어봐라.’하고 체념한 듯 기다려보면 그리 오래 울어대지도 못한다. 너무 눈치를 살피는 울음소리란 생각이 든다. 이내 사라졌다 다시 시끄러워지는 개구리소리에게서 원칙이나 자연스러운 흐름을 발견할 수는 없었다. 번민이 많은 날에 개구리 소리는 그야말로 견디기 힘든 소음이다. 심한 경우에는 떽떽거리며 따지고 덤빈다는 느낌이 든다.

같은 자연의 소리인데 왜 새소리와 개구리소리는 다른 느낌을 줄까? 새소리는 노래로 들리나 개구리소리는 운다고 생각한다. 새소리에게서는 타인의 평가나 판결을 기대하지 않는 자연스러움이 있다. 자발적이고 자율적이다. 자유함속에서 자신의 음성으로 있는 그대로의 마음을 표현한다. 그래서인지 새소리에게서 즐거움이라든지 힘든 상황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새소리에게서는 공포나 불안을 느끼기보다는 평화와 자유를 느낀다. 반면에 개구리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그들은 남의 눈치를 너무 보고 있으며 움츠려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답답하고 안타깝다. 남의 말을 듣지 않고 자기 이야기만 하는 것 같다.

우리 자녀들이 새처럼 노래하며 살게 해야 한다. 개구리처럼 울어대면 곤란하다. 자녀가 새처럼 노래하면 부모의 삶도 풍요로워지지만 개구리처럼 울어대면 결국 부모의 삶이 힘들어진다. 그것은 자녀가 판결이나 평가로부터 자유로워졌을 때 가능해진다. 그래서 심리치료를 하는 사람들은 칭찬도 독이 된다고 말한다. 칭찬은 매우 중요한 평가의 일종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인정할 수 없는 칭찬은 아이를 불안하게 하고 움츠려들게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부모들은 칭찬이 아이에게 자신감과 안정감을 준다고 생각하고 있다. 자녀를 칭찬했는데도 자녀의 행동이 더 나빠지고 있다면 지금 자녀는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려고 하고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자기가 필요이상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는 것을 바로 잡으려는 몸짓이다. 새처럼 노래하고 싶어서다. 반면에 자신의 노력에 대하여 정당한 칭찬을 받는 아이는 어려운 과제에 더욱 끈질기게 매달리는 태도를 보이게 된다.

부모들이 자녀를 칭찬할 때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자녀의 인격과 성격에 대해 칭찬하는 것을 매우 조심해야 한다. 자녀를 보는 부모의 관점이 틀렸을 가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녀의 노력하는 모습과 노력을 통해 성취한 결과에 대해서는 아낌없는 칭찬을 해도 아무렇지 않다. 마음껏 흡족하게 칭찬해 줘도 부족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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