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민의 삶의 질 향상
전라북도민의 삶의 질 향상
  • 김진태
  • 승인 2012.07.23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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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 계속되었던 가뭄 뒤에 몰아닥친 태풍으로 심각한 피해가 예상된다는 예상과 달리 전라북도민이 받은 피해는 그리 크지 않았다. 모두가 염려하고 사전에 준비를 제대로 한 것이 제일 중요했지만 대부분 도민들이 가지고 있는 지역에 대한 신념도 한 몫 한 듯하다. 즉 전라북도는 안전한 지역이며 재해조차 비켜가는 살기좋은 곳이라는 믿음이다. 이런 분위기는 전주에 대해서는 더욱 뚜렷해진다. 전주라는 지명의 순 우리말은 온고을이다. 모든 것이 제대로 갖춰지고 풍수재해로부터도 안전한 곳이라는 뜻을 모를 사람이 없을 정도로 그동안 전주는 자연재해가 심각하지 않았다고 인식하고 있다. 비단 전주만의 문제로 국한되지는 않는다. 살아서도 죽어서도 살고 싶은 부안을 비롯하여 청정한 자연환경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동부권의 무주, 진안, 장수 그리고 백두대간을 품고 있는 남원 등 전라북도의 전역은 자연환경과 삶의 여건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한편으로는 자연환경보다는 경제발전을 내세우며 개발에 대한 집념과 의지를 표방하는 지역도 있다. 그러나 갈수록 기후변화와 자연환경 변화로 인해 원초적인 자연에 대한 향수와 회귀를 바라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자연환경 보존은 그만큼 의미 있고 중요하다. 전라북도에서 강조하는 정책 가운데 하나가 강소농이라는 것을 보면 주변여건을 제대로 이용하여 주민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이라고 이해된다. 영농조건이 변하고 환경이 변하면서 우리들의 건강과 환경에 대한 인식과 이해 정도가 변화한다는 사실은 결국 삶의 여건이나 수준에 대한 강렬한 욕구를 반영한 결과이기도 하다.

자연환경의 중요성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 자연을 이루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환경여건을 구성하는 생물종들이다. 특히 생물종들의 다양성을 빼놓을 수 없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에너지를 이용하고 전달하며 균형을 이루도록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바로 생물종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물종들의 다양성이 감소하고 단순화된다면 자연생태의 건강성과 복원능력은 많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생물종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정책에 반영하는 노력이 계속 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경제적 수입은 낮을지라도 미래의 환경다양성과 건강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민관이 노력하는 가장 대표적인 나라가 바로 중남미의 코스타리카라는 작은 나라로 알려져 있다. 생태관광을 대표적인 경제적 수입원으로 판단하고 그 나라의 풍부한 생물종다양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제한적인 생태관광을 활성화시켜 성공한 사례는 다른 나라들의 벤치마킹 대상이기도 하다. 만약 눈 앞의 개발이익만을 염두에 두고 자연파괴를 진행했다면 지금의 수입은 증가했겠지만 그 효과는 오래 지속하지 못했을 것이다. 세계적 표준화를 추구하는 자연여건이나 경관만으로는 차별화되고 특색있는 생태관광을 오래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관광객이 요구하는 것은 그 지역만의 특색이나 자연환경을 원하고 있다. 비록 불편하고 여건이 충분치 않더라고 그만한 고생은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것이 요즘 여행객들의 추세라고 분석된다는 사실을 근거로 할 때 제주도 올레길의 성공은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편안하고 쾌적한 차량이용보다는 힘들고 고생스럽더라도 내 발로 직접 걷고 느낄 수 있는 방법을 선호한다는 사실은 이용객들의 시각과 요구가 변한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지역주민의 삶의 질이라는 차원 우리들의 건강과 생활여건을 얘기하면서 빼놓지 않는 것이 건강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다. 유기농 재배를 통한 수확물을 식탁에서 접하고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직접 거래하거나 간편한 유통과정을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간의 신뢰는 높이고 경제적 부담은 줄여준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이런 과정과 소비행태가 곧바로 적용될 수 있는 곳이 바로 전라북도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외형적 기업유치와 가시적인 고용창출 효과가 직접 확인되지는 않지만 간접적이고 장기적 효과에서는 가장 선도적인 정책들이 바로 우리 주변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직접 확인하지 않으면 쉽사리 믿지 못하는 현대인들의 정서를 감안하더라도 미래의 전라북도는 가장 앞서가고 청정한 자연환경을 유지하는 자연환경 모범지역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주변의 자연환경 유지에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환경을 제대로 보전하는 것이 결국 우리 자신의 건강을 챙기고 삶의 질을 높이는 결과와 직결된다는 생태적 연계성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김진태<전라북도보건환경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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