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류마티스관절염
71. 류마티스관절염
  • 박진원기자
  • 승인 2012.07.16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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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병원 김영삼 류마티스내과 과장이 류마티스관절염 의심환자를 대상으로 정밀진단을 하고 있다.

김모(42·여·전주시 삼천동)씨는 아침만 되면 ‘오늘은 어떻게 하루를 보내지. 오늘은 어떤 통증이 올까’하는 생각에 눈뜨기 조차 힘들다. 김씨는 노인들이나 걸리는 것이 류마티스 관절염이라는 생각에 초기 치료를 소홀히 한 것이 화근이 됐다. 초기에는 다리 관절이 조금 아픈 정도에 불과했다. 파스를 붙이는 정도로 치료를 이어갔지만 1년이 지나자 걷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심한 통증을 느꼈다. 결국 병원을 찾은 김씨는 류마티스 관절염 판정을 받았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만성질환이고 한번 발병하면 완치가 힘들다는 의사의 이야기에 후회했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이처럼 류마티스 관절염은 당뇨,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으로 국내 인구의 1% 정도가 이 병을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하다. 하지만 류마티스 관절염과 퇴행성 관절염 등과의 초기 구분이 어렵기 때문에 관절질환이 있다면 류마티스관절염 진단을 위한 정밀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필수다.

전주병원 류마티스내과 김영삼 과장을 통해 질환의 증상과 주의, 치료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인구 1%가 류마티스 관절염환자

류마티스 관절염은 퇴행성 관절염과 기전이 다른 질환으로 초기 치료를 하지 않으면 영구적 장애로도 이어질 수 있는 질병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국내 인구 중 1% 정도가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주로 30~40대에 많이 발생하나 전 연령대에 걸쳐 발병할 수 있다. 또한 남성보다 여성 발병률이 2.5배 높다. 30-40대 여성의 경우 관절염이 있다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 정밀진단을 받아야 한다.

또한 증상발병 후 1년 이내에 대부분의 관절 조직이 파괴되므로 초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어느정도 진행되면 치료가 힘들고 평생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만성질환으로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류마티스 관절염이란

유전적으로 류마티스 관절염의 소인이 있는 사람이 어떤 외부자극을 받으면 인체 내의 면역체계가 자신의 몸을 비정상적으로 공격해 염증이 발생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외부의 나쁜 균에 방어 역할을 해야 하는 인체의 면역체계가 자신의 신체조직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인체 내 관절을 싸고 있는 얇은 막(활막)에 만성 염증이 생긴 질환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전신성, 만성 염증질환으로서 주로 말초 관절에서 대칭적인 형태로 염증이 생긴다.

류마티스 관절염이 시작되면 활막의 염증으로 활막이 증식돼 두꺼워지면서 ‘판누스(Pannus)’라는 덩어리를 형성하고 이것이 연골을 파괴하고 관절 주위에 있는 뼈도 손상시키게 된다.

일단 한 번 시작하면 관절 연골을 비롯해 뼈까지 파괴하면서 관절 기능을 잃게 된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병이 시작되고 1년 이내에 대부분의 관절 조직이 파괴된다.

▲증상

초기 증세는 주로 손마디가 뻣뻣해진다. 특히 아침에 자고 일어난 직후에 심하며 1시간 이상 관절을 움직여야만 뻣뻣한 증세가 풀린다. 이러한 관절의 뻣뻣한 증상은 심할 경우 하루 종일 지속된다. 동시에 환자들은 손마디가 붓고 통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손을 쓸 수가 없다고 호소한다. 무릎이나 팔꿈치, 발목, 어깨, 발까지 침범하는 경우도 흔하고 통증이 있는 마디를 만지면 따뜻한 열감을 느낄 수 있다.

관절마디가 붓는 것은 활막이 붓고, 그 주위에 관절 삼출액이라는 물이 차기 때문이다. 이러한 증상이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지속되면 관절의 연골이나 주위 조직이 손상되면서 관절마디가 휘어지거나 굳어져 마음대로 쓸 수 없게 되는 장애가 생긴다. 이러한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초기부터 꾸준하고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다른 초기 증세는 전신의 피로감이다. 환자들은 관절이 아파서 행동하기가 불편하기도 하지만 그와 동시에 전신의 무력감으로 고생한다.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이지만 조금만 활동해도 쉽게 피곤해지는 증상은 많은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의 고통 중 하나다.

병이 진행되면 관절 주변의 조직에 침투해 여러 관절의 손상 및 변형이 생기고 이때는 치료가 상당히 어려워진다.

▲진단

류마티스관절염의 진단은 주로 문진과 진찰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다른 많은 종류의 관절염과 비슷하기 때문에, 또는 바이러스 감염 후에도 일시적으로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최소한 6주 이상 지속적인 증상이 있는 경우에만 류마티스관절염으로 진단한다. 혈액 검사, 엑스레이 검사 등을 보조적으로 사용한다. 여기서 혈액 검사는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진단 수단이며 문진과 이학적 검사가 가장 중요하다. 일단 류마티스관절염으로 진단되면 초기부터 꾸준하게 치료해 관절의 염증을 억제하고 관절이 손상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손가락 관절에 통증이 있거나 부을때, 손목 관절염, 좌우대칭성으로 관절염 발생, 세군데 이상 관절염 발생 등의 증상이 4주 이상 지속될 경우에 정밀진단을 통해 확인한다. 검사에는 류마티스인자나 항CCP항체와 같은 혈액검사와 X선 검사가 기본이다. 필요에 따라 근골격초음파나 뼈스캔, MRI 등을 이용하기도 한다. 예전과 달리 요즘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돼 초기에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

치료성적도 많이 향상되고 있다. 혼자서 속으로 앓지 말고 의심스럽다면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치료

현재 류마티스 관절염을 완치시킬 수 있는 약물은 없다. 따라서 류마티스 관절염의 치료의 목적은 가능한 조기에 발견하고 최선의 약물로 치료해 질병의 진행을 억제시키는 것에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치료는 약물치료를 우선으로 한다. 약물치료를 주치료로 하면서 물리치료 및 운동 요법, 심한 경우에는 수술적인 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이 병의 치료법은 오래 전에는 스테로이드제제와 소염제를 사용한 대증요법 정도였다.

그러나 1990년대초 항류마티스약물이 개발되면서 완치를 넘볼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항류마티스약물은 예외없이 약마다 심각한 부작용이 있는 데다가, 사람마다 약의 효과가 일정하게 나타나지 않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여러 약을 바꿔가며 적합한 치료제를 찾는 힘든 과정를 겪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완치되는 류마티스관절염 환자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 항류마티스약물을 대체하는 새로운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가 나오면서 완치되는 환자가 늘고 있다. 신약은 기존약물보다 치료효과가 좋고 부작용이 적다.

활막제거술은 대개 6개월 이상 내과적 치료를 적절하게 시행하여도 치료에 실패하였을 때에 적용할 수 있지만 운동성을 증가시킬수는 없고, 활막의 염증이 재발되는 경우가 많이 있으므로 효과적인 약물치료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기고 - 류마티스관절염 꾸준한 관리가 중요>

 

▲ 전주병원 김영삼 류마티스내과 과장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가 초기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것은 질환에 대한 인식이 없기 때문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50대 이후에 주로 발병하는 퇴행성 관절염과는 달리 30대 이후 또는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에서 발병한다. 30-40대 환자의 경우 관절염이 시작되면 무리한 운동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겠지 하는 생각에 파스를 붙이는 정도에서 치료를 끝내는 경우가 많다. 심한 고통과 함께 병원을 찾는 환자를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류마티스 관절염이 시작되고 치료시기를 지나 병원을 내원한 환자는 치료도 어렵고 예후도 좋지 못하다. 이미 뼈에 변형이 온 환자의 경우 평생을 불편한 몸과 고통 속에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조기에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가 치료받을 때에는 완치를 기대하지만 모두가 완치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초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대부분의 환자는 관절의 통증과 관절의 변형 또는 그에 따른 장애를 최소화할 수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관리하고 조절하는 질환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개개인에게 맞는 치료 약물이 정해지기까지는 수주에서 수개월의 시간이 걸린다. 이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가장 효과적인 약물을 정하기까지의 시간이므로 인내심을 가지고 담당의사와 꾸준한 상담을 통해 치료에 매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기간의 치료로 완치하려는 생각보다는 꾸준한 치료와 관리를 이어가야 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자신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발병할 수 있는 질환으로 인식하고 초기 발병시 전문병원을 찾아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박진원기자 savit57@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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