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 세대 여성을 보육문제 해결사로
베이비부머 세대 여성을 보육문제 해결사로
  • 서정숙
  • 승인 2012.07.09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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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7월1일∼7월7일은 여성 주간으로 각 지자체 등에서 여성발전의 중요성과 남녀평등의 촉진 등에 관한 관심을 촉구하는 다채로운 행사들이 진행되고 있다.

여성 주간은 불과 100여 전에 미국 섬유 여성 노동자들에 의해 제기된 시위를 기념하기 위해 1910년 ‘세계 여성의 날’이 제정되면서 시작되었다.

우리나라는 1995년 12월 제정된 ‘여성발전기본법’에 따라 지정된 후 여성 발전 도모와 양성 평등 의식을 개선하기 위해 국가 및 지방 자치단체, 민간단체는 매회 다른 추진 방향과 슬로건을 내걸고 행사를 개최하고, 또한 1999년 7월 1일부터 「남녀 차별 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기도 하였다.

우리 주위에서도 흔하게 경험했던 남의 집 식모살이, 버스 안내양, 섬유공장 공원 등을 생각하게 했다. 장수 시골 마을에서 학교 등교할 때 책가방이 아닌 책보다리를 들고 앞장서서 저학년 꼬마들을 안내하던 든든했던 동네 언니들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도시로 남의 집 식모로 떠난 후 때때로 하얗고 예쁜 얼굴로 고향에 오면 구경을 갔던 기억도 새롭다.

1984년 섬유공장 산업체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면서 만났던 나의 사랑하는 제자들도 섬유공장에서 3교대로 일하면서 야간에는 부족한 잠과 누렇게 뜬 얼굴로 산업체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월급받아 남동생 학비 송금하고 어려운 가정살림의 가장역할을 하면서도 저축을 많이 하여 사회 초년생 선생인 나보다 부자인 학생들도 많았다. 야간에 악착같이 공부했고 대학에도 진학하여 다른 진로를 개척하기도 하였으며, 당시 대학을 진하지 못했던 제자들이 40살이 훌쩍 넘긴 나이에 딸, 아들 대학공부시키면서 뒤늦게 대학에 진학하여 사회 곳곳에서 꿋꿋하게 살아가는 늠름한 모습들이 주위에 많다.

미국 섬유 여성 노동자들의 생활고와 편견에 대한 저항으로 시작한 여성의 경제활동 및 정치 참여가 점진적 단계를 밟아 100여 년의 시간이 소요되어 오늘의 미국 여성 사회가 형성되었다면, 우리나라의 여성 경제 활동 및 정치 참여 확대는 불과 50여 년의 짧은 기간에 급격한 단계를 밟아 오늘에 이르렀다. 이는 미국에 비해 한국 여성의 높은 대학 진학률과 그에 따른 취업률 상승에서 그 결과를 예측해 볼 수 있다.

고등교육기관 취학 통계자료에 의하면 1985년 여성, 즉 현재 47세 정도 여성의 대학 취학률(대학 진학 연령 인구 중 대학에 진학한 학생의 비율)은 16.1%였다. 10년 후인 1995년 여성의 대학 취학률은 31.4%로 85년보다 2배 이상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20년 후인 2005년 여성의 대학 취학률은 58.3%로써 27세 정도의 사람들 중 과반수의 여성이 대학을 진학하고 있고 85년보다 급격하게 증가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다가 2010년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 중 대학을 진학하는 여성이 남성보다 2.9% 웃돌았고, 2011년 2분기 20대 여성 고용률은 59.2%로써 20대 남성 고용률 58.5%보다 0.7% 웃돌아 고용률과 진학률에서 역전현상을 불러왔다.

우리나라의 눈부신 경제발전과 더불어 여성의 경제활동 및 정치 참여의 확대는 우리나라 여성의 고등교육 기회와 비례한다고 할 수 있다. 1900년대 초반 주로 선교사들로부터 시작된 여성 교육이 2000년대 들어 여성의 대학 진학률과 고용률에서 남성을 웃도는 역조현상이 초래되었으며 1980년과 1990년대만 하더라도 20대 여성 취업자 수가 남성 취업자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으나, 1980년대 이후 노동집약적 근로환경이 지식정보 및 기술발달에 힘입어 여성의 취업기회 확대에 따른 여성의 지속적인 고등교육기관 진학으로 인한 결과로 유추된다.

‘2011 아시아·아프리카 여성 국제 콘퍼런스’에서 중국 정계 실력자인 천즈리(陳志立) 인민대표회의 부위원장은 “어느 지역, 어떤 나라든 교육만큼 강력한 양성 평등·빈곤 탈출의 무기는 없다."라고 하였다. 우리나라 여성의 고등교육기관 진학률과 취업률에서 이를 입증할 수 있으며,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는 앞으로도 지속할 것으로 예측된다.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미래를 이끌어갈 여성 지도자상’ 수상식에 참석하여 “사회경제적 환경변화로 인해 여성인력의 활용 여부가 우리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고,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이 1% 상승하면 1인당 국민소득이 1%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이상과 같이 우리나라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나 여성의 효율적인 경제활동을 위해서는 보육문제 해결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한 해결방안을 강구해보자면, 아기를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기관 양성과 더불어 보육경험이 있는 베이비부머 세대 여성인력의 활용방안을 강구하여야 한다. 통계에서 알 수 있듯 47세 여성의 16%만이 대학 진학을 하였으며, 특히 베이비부머 세대 여성들의 대학 취학률이 낮았을 뿐 아니라 학업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 그동안 경력단절로 인해 양질의 경제활동을 기대하기도 어렵고 노후에 대한 대비 또한 저조한 것으로 분석결과가 보도되고 있다.

20~30대 여성들의 지속적이고 활발한 경제활동을 유도하기 위한 보육문제 해결방안으로 베이비부머 세대 여성들을 대학에서 전문교육을 통해 단순한 보육경험을 직업정신이 함양된 전문 보육교사로서 양성하여 보육교사 대비 영아 부담을 줄여 안전하게 보육할 때 신뢰할 수 있는 보육이 가능하다고 판단된다. 이는 정규 대학에서 제대로 된 교육과 실습을 이수하고 국가검증자격을 취득하여 전문직 여성으로 경제활동을 위한 자신감과 능력을 갖췄을 때 가능한 일이다.

이를 위해 경력단절 및 취업 취약 계층으로 남아 있는 베이비부머 세대 여성들의 보육경험을 교육을 통해 질을 높인 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정부와 대학은 협력하여 베이비부머 세대가 양질의 보육교사로서 성장할 수 있는 교육 및 각종 지원을 확대하여 시행하기를 희망해 본다.

서정숙<전주기전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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