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과 예술 융합
과학기술과 예술 융합
  • 김인수
  • 승인 2012.06.2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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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화두는 21세기 과학기술 탐구의 성공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융합연구를 실현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더군다나 최근에 발생된 많은 문제들은 특정한 어느 한 분야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복합적인 성향을 띄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연과학, 공학 등 과학기술 분야의 융합연구 뿐만 아니라, 인문·사회과학과의 융합연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연구자들 대부분은 융합연구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도 이러한 융합연구에 익숙하지 못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고 있는 실정이다.

예를 들면, 지질학과 물리학은 매우 다른데, 이것은 물리학이 심리학과 서로 다른 것보다 훨씬 많이 다르다. 또한, 생물학과 물리학이 서로 유사한 것보다는 물리학이 사회학에 더 가깝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지질학을 물리학과 같은 자연과학의 범주에 넣는다. 따라서 인문과학과 자연과학를 구분하는 이분법은 시장에서 편의상 구별하는 것이라면 좋으나, 학문범주로서 그 역할을 하는 지금의 현상은 아주 잘못된 것들이 많이 있다. 또한 융·복합, 통합, 공생 등의 실현여부는 공동체 문제 해결을 향해 일련의 행위과정 요인들, 즉 공동주목과 공동인지 그리고 공동 질문 등이 어떻게 순차적으로 수행되느냐에 달려있다. 그런 일련의 행위과정 수행에 또한 필수적인 것이 각 행위과정 요인을 도와줄 적재적소에 필요한 소통은 다면적 기능을 갖고 있고, 이 기능이 효과적일 때 바로 소통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인문학은 문제의 노출에, 예술은 상상을 통한 창조에, 과학은 질문과 실험을 통한 증거 확보에 기여하는데, 이런 학제간의 유기적인 융합 없이는 기후변화나 에너지 문제 등, 여러 종류의 크고 작은 공동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이와 더불어 융합연구의 한계점에 대한 논의로는 융합연구가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 우선 분야별 학문적 전문성이 확보되어야 하고 두 번째로는 전문가들이 서로에 대한 강한 신뢰를 통해 공통 목표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마지막으로 융합에 대한 지식을 잘 활용해야 한다는 점들을 고려해야 한다.

STEAM은 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rts, & Mathematics의 약칭으로 과학, 기술, 공학, 예술, 수학 등 교과간의 융합적 교육접근 방식을 일컫는 말이다. STEAM은 기존에 미국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STEM교육에 Arts를 넣어 과학수업에 예술적 교육기법을 접목하고자 하는 융합교육 연구방안으로 학생들의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흥미·잠재력을 제고하여 창의성을 신장하는 것에 그 목적이 있다고 하겠다. 최근 페이스북, 트위터, 스마트폰 등 21세기 들어 급속한 과학기술의 발달은 우리들의 삶의 질을 한층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미국, 영국, 핀란드 등 여러 선진국은 미래사회의 변화에 앞서가기 위해서 창의적인 인재양성이라는 모토 하에 수학·과학의 학교교육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시기가 도래하면서 많은 과학기술자의 공백과 이공계로 진출하는 학생 수의 감소 등을 우려하여, 보다 많은 학생들에게 과학·기술 교육을 이수하게 하고, 과학·수학의 학업성취 수준과 흥미를 높이기 위해 1990년대부터 STEM 교육을 통한 창의적 과학기술인력 양성에 국가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또한 미국 오바마 행정부는 '미국 경쟁력 강화법안(America Competes Act of 2007)'을 통해 융합연구의 토대로서 STEM 교육을 강조하고 있으며, 미국과학재단(NSF, National Science Foundation)은 2006~2011년 전략계획 중 STEM 분야를 집중 투자 대상으로 선정하고, 초중등 단계 학생들의 수학·과학 분야 성적 향상을 위한 10억불(전년대비 40% 증가)을 포함하여 총 37억불을 STEM 교육 프로그램에 배정하는 등 STEM 교육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도 학생들의 이공계 진출을 확대하고, 학교의 과학교육 개선을 위해 2002년부터 실험실 현대화 사업, 학생 과학 동아리 활동 지원, 학교 밖 체험활동 활성화 등 초중등 과학교육을 내실화하기 위해 노력해 오고 있다. 특히, 실험실 현대화 사업 등을 통해 전국 초·중·고등학교 과학 실험실을 94%까지 현대화하여 학생들의 실험·탐구활동을 활성화시켜 나가고 있으며, TIMSS(수학·과학 성취도 비교연구), PISA(OECD 국제 학업성취도 비교평가) 등에서도 상위의 성적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TIMSS 2007 결과를 살펴보면, 학생들의 수학 및 과학에 대한 자신감은 50개국 중 수학 43위, 과학 27위, 수학 및 과학에 대한 즐거움은 50개국 중 수학 43위, 과학 29위로 수학·과학 학습에 대한 태도 및 흥미는 매우 낮게 나타나고 있으며, 학생들의 43.2%가 과학 교육내용이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러한 결과의 주요 원인은 과학의 경우, 교과간 연계부족, 첨단 기술, 공학 관련 내용의 부재와 실생활 관련 내용이 매우 적고, 수학은 학생 수준 차이를 고려하지 못한 획일적인 수업, 어려운 문제풀이 및 암기식 수업 등으로 학생들의 흥미와 학습동기 유발을 이끌어 내지 못한 점이라 하겠다. 이에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고, 창의적 융합형 과학기술인재 양성을 하고, 우수한 학생들이 이공계로 진출할 수 있도록 초중등 단계에서 과학기술-예술융합(STEAM) 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게 되었다.

<이학박사 김인수, 호남수학회장, 대한수학회 부회장, 전북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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