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전하는 말 (1)
사랑을 전하는 말 (1)
  • 문창룡
  • 승인 2012.06.19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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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볼 때 자녀들은 부족하기 짝이 없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부모라면 누구든지 자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자녀의 행동에 발끈하며 자녀의 인격을 훼손하는 말을 쉽게 뱉어 버린다. 가장 따뜻한 말로 대해줘야 할 부모에게 심한 말을 들은 자녀는 쉽게 마음의 상처를 입는다. 이러한 일이 반복되면서 자녀의 마음 밭은 더욱 황폐해지고 심한 경우에는 부모와 단절 패턴을 쓰기도 한다. 부모가 자녀의 행동에 어떻게 반응했느냐에 따라서 이러한 결과가 생기는 것이다. 결국 부모의 대응방법들이 자녀의 인격 형성에 영향을 끼친다.

그러면 부모들은 왜 그처럼 자녀들에게 인격을 훼손하는 말을 쉽게 해 버리는 걸까? 부모의 말이 가지는 파괴력을 모르기 때문이다. 부모 자신조차도 자신의 부모에게 들었던 말이기에 아무렇지도 않게 자기 입으로 그 말들을 해버린다. 부모가 나빠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말이 가지는 영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의도하지 않았던 말들을 불쑥 해버린다. 부모는 자녀들이 그저 천진난만하다고만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자녀들과 원만한 관계를 맺고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부모가 특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우선 자녀라고 해서 편한 말을 내뱉어서는 안 된다. 자녀의 마음과 감정을 지켜주는 대화를 원한다면 단어를 선별해서 사용해야 한다. 처음에는 잘 되지 않겠지만 자꾸 노력하다 보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녀의 마음과 감정을 지켜주는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부모의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대화 기술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한 아이가 엄마와 함께 횡단보도를 막 건너려던 참이었다. 그때 아이 앞으로 차 한 대가 휙 지나갔다. 아이가 놀라서 움찔하며 멈춰 섰다. 그때 엄마가 말했다. “너는 항상 왜 그래?” “늘 조심하라고 했잖아.” “초록 불을 확실하게 보고 건넜어야지.” 엄마는 속마음과 다르게 대부분 이런 식으로 아이에게 말해버린다. 그러면 엄마의 속마음은 무엇이었을까? “놀랬지?” “다친 곳은 없어?” “엄마가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 이런 거 아니었을까? 그렇지만 엄마는 자기의 속마음과 전혀 다른 말을 해버린 꼴이 되었다.

위의 사례에서 가장 이상적인 엄마의 말은 어떤 것이었을까? 정답은 없겠지만 필자의 생각을 적어보겠다. “놀랬지? 다친 곳은 없어? 엄마가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 앞으로 길을 건널 때는 비록 횡단보도라고 하더라도 더욱 조심해야 할 것 같구나.” 이처럼 엄마의 느낌을 전할 뿐만 아니라 길을 건널 때 조심할 것을 존중받는 느낌이 들도록 부탁까지 하면 좋겠다. 아마도 지금까지의 엄마가 했던 말들과 너무 다르기 때문에 아이는 힐끔 엄마를 쳐다볼지도 모른다. 하지만 엄마가 대화의 방법을 바꾸면 아이가 달라지기 시작할 것이다.

부모가 자녀에게 사랑을 주기만 한다고 해서 자녀교육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자녀를 더 사랑하고 더 관심을 가져주고 더 시간을 내주고 더 대화하라는 진부한 자녀교육관으로는 자녀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 자녀교육에도 기술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S이야기 사례를 통해 자녀교육의 해결책을 찾아보았듯이 앞으로 몇 회에 걸쳐 ‘사랑을 전하는 말’시리즈를 연재하며 자녀교육의 실제적인 기술들을 제안해 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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