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문제는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
청소년문제는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
  • 박철웅
  • 승인 2012.06.14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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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은 국가 미래를 떠받치고 책임질 귀중한 동량(棟梁)들이다. 그런 청소년들이 학교폭력 때문에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멍들어가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학교폭력이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도 학교현장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북도교육청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폭력의 75%가 교실 등 학교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으로, 68%는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 등에 발생하고 있다. 학교측과 교사가 청소년들을 멍들게 하는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최일선 지킴이임은 분명하다. 이런 조사결과에 따라 전북도교육청은 담임교사의 역할강화와 예방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또 청소년들의 폭력이 날로 흉포화되고 있는 무엇일까. 국가산업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IT기술 발달의 한 폐해이기도 하다. 어디서나 쉽게 기성인들 조차 두려워하는 수준의 폭력 영상물을 청소년들이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방은 잠재된 기억에서 출발한다. 재미로 하는 단순한 컴퓨터 폭력게임의 반복은 평상시에는 행동으로 발현되지 않는다. 하지만, 감정기복이 심하고 자존감을 상실하는 환경에 노출될 경우 돌발행동이 나타난다. 또한, 또래문화에서의 그릇된 과시도 친구들에게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남길 수 있다.

청소년들의 언어와 신체 폭력은 치유할 수 있는 과도기적 현상이다. 미성숙단계이기 때문이다. 화학적 약물 치료가 아닌 대화와 상담을 통해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친구들이 자신에게 있어 소중하다는 것을 인식하게만 한다면 학교폭력, 청소년폭력이 많이 줄어들 것이다. 상담과 더불어 신속한 보호조치도 필요하다. 전북청예단의 경우 학교폭력 상담실적이 2009년 2,521건이었다. 지난해에는 3,951건으로 증가했다. 수치증가에 예민해서는 안 된다. 그만큼 감추는 일이 줄어들고 있다는 긍정적 변화로 받아들여야 한다.

통계청 조사를 보면 청소년들이 ‘고민’을 이야기하는 제1대상자가 바로 또래 청소년(51.1%)으로 가장 많다. 부모님도 선생님도 아니다. 이는 마음적으로 또래 청소년과 공감하고 있기에 쉽게 고민을 털어놓는다. 전북도교육청 조사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났다. 학교측과 부모님들이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전북지역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대처방법’을 묻자 14.1%가 ‘친구와 의논하겠다’고 응답했다. ‘부모와 교사에 알리겠다’(51.8%)는 응답보다는 많이 낮았다. 하지만, ‘경찰’(11.6%)과 ‘상담기관’(3%)에 비하면 높았다. 다시 말해 ‘고민’과 ‘학교폭력’이란 수위가 다른 질문 때문에 결과는 달라도 두 통계는 ‘친구가 왜 있어야 하는지’를 웅변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학생들이 학교폭력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는 유형은 외형적인 폭력보다 ‘집단따돌림’(34.8%)과 ‘협박·욕설’(20.6%)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학교 현장에서의 따돌림현상은 학생 간 따돌림과 더불어 학생들이 교사를 따돌림 하는 수준까지 번지고 있다는 뉴스를 접할 정도다. 교실붕괴, 학교붕괴란 표현어가 거짓이 아니라는 사실에 두렵다는 생각마저 든다. 나라가 바로 서려면 청소년을 바로 세워야 한다. 그런데 청소년들이 학교폭력의 가해자이자 피해자가 되어 비틀거리고 병들어가고 있다. 우리 기성인들이 이를 방치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동량들을 잘못 양육한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어른으로서 책무를 다하지 못함이다.

방향감각을 잃고 비틀거리는 청소년들을 바로 세우기 위해선 무엇보다 바른 어른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또 위해요소를 주위환경에서 줄이거나 해소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어른 자신들도 모르게 실수하는 게 있다. 청소년을 이해하지 않고 어른의 사고수준으로 판단해버린다는 것이다. 이는 청소년들의 반발력만 높이게 된다. 청소년문제는 청소년의 눈높이로 접근할 때 해결가능성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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