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탄생화 보훈의달
6월의 탄생화 보훈의달
  • 박철웅
  • 승인 2012.06.0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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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계절 6월이다. ‘아름답게 빛나는 얼굴 모습’의 꽃말처럼 유월에 피는 장미는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그리고 사랑을 스며들게 하는 마법이 있다.

또한, 6월은 선열들의 애국 충정을 기리는 호국·보훈의 달이다. 6.25를 비롯한 한국현대사를 수 놓았던 크고 작은 위기 상황 속에서 자신의 목숨을 바쳐 나라를 지켜낸 이들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의 삶이 가능한 것이다. 오늘의 번영된 조국은 그분들의 희생을 뿌리로 하여 새 꽃을 피어나게 하였던 산 역사 이기도하다.

61년이 지난 한국전쟁은 세계인의 뇌리에서 점점 잊혀져 가고 있다. 1950년 6월25일 남침으로 야기된 한국전쟁은 3년간의 치열한 피비릿 내 나는 전투로 조국의 산야는 초토화되었다. 1953년 정전협정으로 총소리는 멈췄지만 지금도 북한은 핵으로 위협하고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그러나 생각하면 전세계 우방국들이 아니었다면 지금 어찌 존재할 수 있을까, 명약관화한 이야기이다. 요즘 젊은이는 전쟁이 얼마나 처참하고 비극적이라는 것을 모르고 자랐다. 6.25가 다가오면 참전유공자들은 남다른 아픔이 떠오른다. 아버지와 남편과 아들을 잃은 가정이 얼마나 많은가. 이산가족의 아픔도 아직 남아있다. 6.25전쟁은 가장 비참한 민족적 전례가 없는 전쟁이었다. 다시금 우리를 도왔던 이를 상기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죽어서 꼭 한국에 묻히고 싶다.” 한국전에 참전한 스콧 베인 브리지 영국용사의 말이다. 자기가 죽으면 유해를 한국에 뿌려달라고 유언했던 참전용사다. 그는 평생을 한국을 그리며 살았다. 죽을 고비를 넘기며 이 땅을 지킨 그이기에 애착은 남달랐다. 그는 1951년 글로스터 밸리로 불리던 설마리, 지금의 파주군 적성면에서 중공군 63사단과 혈전 끝에 극적으로 생환, 귀국 뒤에도 전쟁에서 겪은 한국인에게 연민의 정을 느끼며 한국과 한국인을 그리워 했다. 몇 년 전 한국을 찾은 참전용사 50여 명과 함께 아버지의 유골함을 들고 방한한 딸 사라씨는 설마리에서 열리는 글로스터 벨리 전투 기념식에 참석, 아버지의 유해를 영국군 참전 기념비 주변에 뿌렸다. “백골이 되어서도 한국의 자유를 수호하겠다” 는 그의 유언에 따른 것으로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의 기념사가 대독 되었다고 한다. 호국보훈에 대한 우리의 정서를 감안할 때 6.25전쟁 참전을 일생일대의 명예로 생각하는 당사자뿐 아니라 여왕까지 나서서 그를 기리는 영국의 보훈 풍토는 우리도 본받아야 할 것이다.

돌아오는 6월6일은 올해로 쉰일곱번째 맞이하는 현충일이다. 매년 추념식에 참석하는 6.25 참전용사들을 보면 시커먼 검버섯 얼굴에 고부라진 허리가 세월을 한탄하게 한다. 그래서인지 제 몸조차 가누지도 못하는 노병들이다. 그놈의 세월 때문인지 가진 모습은 처량하기 그지없다. 힘없어진 다리와 쪼글쪼글한 살갗, 물 바랜 바지차림이 최고 정장인 그들이다. 6.25전쟁의 최전선에서 어깨와 무릎팍 등에 총알받이가 되어야만 했던 용사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나팔소리와 함께 행사가 시작되면 휘어진 허리도 꼿꼿히 세워 보고자 한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애국가가 흘러나오고 국기에 대한 경례가 떨어질 때 거수경례와 함께 “충성”이라는 우렁찬 목소리가 그 시절 그때의 전쟁터에서 나라가 있다는 소중함을 뇌리에 스쳤기 때문이다. 이맘때가 되면 언제나 국립묘지를 울리는 참전노병들의 “충성”소리가 호국원 앞 백련산을 메아리치게 한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그동안 말없이 조국을 위하여 자신들의 목숨을 바치신 국가유공자와 참전유공자들의 피와 눈물로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분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우리가 과연 지금의 안정과 풍요로움 속에서 생활할 수 있었을까 머리 숙여 본다.

우리는 애국선열들의 위국헌신 정신에 감사를 표해야 하며 한 알의 밀알이 썩어 수많은 열매를 맺듯이 숭고한 보훈정신이 밑거름이 돼 튼실한 국가공동체를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조국을 위해 희생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진정한 예우가 될 수 있고 또한 후손들에게 진정 보훈정신으로 빛나는 조국을 물려줄 수 있다.

오랜 평화는 안보의 중요성을 잊게 한다. 요즈음의 세태를 보면 6.25전쟁과 같은 일은 언제 있었던 일인가 싶을 정도로 국가안보와 보훈에 대한 인식이 엷어지고 있지는 않은지, 자신이 받은 은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철저히 갚지 못한다면 인간적으로나 국가적으로 성공할 수 없음은 자명한 일인 것이다.

올해 현충일은 자녀의 손을 잡고 국립묘지나 가까운 충혼탑을 참배하면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호국정신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6월 6일 현충일에는 모든 도민들이 조기를 게양하고 오전 10시에 울리는 사이렌에 맞추어 묵념에 동참하여 국가를 수호하시다 돌아가신 분들을 기리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보자.

박철웅(전라북도 복지여성보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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