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과 실천
깨달음과 실천
  • 최낙관
  • 승인 2012.06.0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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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치열한 접전과 공방을 벌였던 총선의 추억을 뒤로한 채 우리의 일상은 평온을 되찾아 가고 있다. 하지만, 국회의원 당선자들은 총선 후 지금까지 2달여가량 새로운 출발과 큰 정치를 위한 담금질로 변신과 체질개선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지난 총선은 과정에서 결과에 이르기까지 대단히 큰 반전이 있었던 선거였다. 총선과정에서 무게 있는 현역의원들이 공천에서 배제되는가 하면 선거에서 현역의원들이 대폭 탈락 되는 드라마와 같은 준엄한 유권자의 선택이 선거의 대미를 장식했기 때문이다.

도내의원 도민들 기대와 열망 커

특히 도내 11명 의원 중 7명이 초선의원이라는 사실은 기존 정치인에 대한 불신의 벽이 얼마나 높았는지를 보여줌과 동시에 초선의원들에게 거는 기대, 예컨대 중앙중심의 권위정치보다는 지역중심의 생활정치에 큰 기대감을 반영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즉 전북지역 의원들에게 거는 도민들의 기대와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도 큰 만큼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자세와 역할 정립이 무엇보다도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제19대 국회가 개원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지역 국회의원들의 행보가 가벼워 보이진 않는다. 물론 홀가분하게 국회 의정활동을 시작할 수 있는 의원들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의원들은 선거과정에서 불거진 의혹과 잡음들에 대한 법적인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물론 그 결과에 따라 의원직 수행을 지속할 수 없는 극단적인 상황 또한 배제할 수 없다. 설사 이러한 문제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해도 경험이 일천한 초선의원들의 역할수행에 대한 회의론 및 국회상임위의 배정 문제 등 고질적인 문제가 힘찬 행보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 걸림돌을 디딤돌로 바꿀 수 있는 출발점은 과연 무엇일까?

마부위침(磨斧爲針)과 같은 깨달음과 이를 가능하게 하는 실천적 행보가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과 지속가능한 신뢰를 선사하는 하나의 해답이 아닌가 한다. 이백의 일화로 유명한 마부위침은 글자 그대로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고사성어로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끊임없는 노력과 인내로 성공에 이를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도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상대적으로 경륜이 부족한 우리 지역 의원들이 제 19대 국회에서 과연 얼마만큼 자기 목소리를 내고 지역발전을 위해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지역민의 회의적 시각을 신뢰로 바꾸기 위해서는 자신들을 국회로 보내준 지역 유권자의 요구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수용적 태도’가 중요하다고 본다. 이 사안은 이래서 안 되고 저 사안은 그래서 어렵고 등 조건을 강조하는 회피적인 태도는 부메랑이 되어 스스로 돌아올 뿐이다.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드는 우직함과 신념으로 일관할 때, 우리의 약점은 더 이상 약점일 수 없다. 우리 도민들은 국회의원들을 ‘대의의 대행자’로 뽑은 것이다. 그리고 그 대행자에게 마치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칠흑 같은 어두움을 밝힐 수 있는 촛불을 켜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즉 크게는 서민의 눈높이에 맞춘 민생·생활정치와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통합의 정치를 요구하는 것이며, 좀 더 구체적으로는 민생, 지역경제, 복지에 대한 요구가 바로 그것이다.

초심 잃지않고 도민과의 약속 지켜야

물론 이러한 요구들이 19대 국회에서 다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그럼에도,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정치 또한 시행착오와 진화의 과정을 거쳐 발전한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의 진보와 발전을 추동 시키는 대의민주주의는 그렇게 발전해 왔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대의의 대행자인 국회의원들이 있다. 우리 사회의 도약을 가능하게 하는 국회의원들의 자세와 역할은 그래서 중요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초심을 잃지 않고 도민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고자 하는 ‘마부위침’의 행보가 중요한 것이다. 의원이라는 옷만 갈아입었을 뿐 우리 모두와 함께 동시대를 살아가는 동반자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깨달음을 디딤돌로 삼아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실천적 행보가 무엇보다도 선행되어야 한다. 향후 넘어야 할 험난한 많은 산들과 예측할 수 없는 많은 문제가 있을 것이다. 이 여정에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깨달음과 실천이라는 두 개의 나침반을 들고 우리 사회의 변화를 위해 묵묵히 길을 나서야 한다.

최낙관(예원예술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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