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자인 대만국립대학의 유안 리(Yuan T. Lee)교수 역시 축사를 통해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그는 한국의 기초과학연구원의 개원은 최근 몇 년 동안 아시아 지역의 과학기술계에서 일어난 가장 흥미진진한 일 중 하나로 평가된다고 축하한 후, 근대 시대의 기술 발전의 주요 원동력은 새로운 과학적 발견에서부터 파생된다고 기초과학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리 교수는 국가 간 상호 긴밀한 협력이 있어야만 인류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다고 피력하였다. 특히 기초과학은 응용학문과의 서로 융합해야 한다며 이 모든 것들을 해결하기 위해선 자신감과 상상력, 창의력이 필요하며, 더욱더 크게 진전된 다 학제적 연구와 전례 없는 수준의 국제적 과학기술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개원식 날에는 피터 풀데 아시아 태평양 이론물리 센터소장과 아쓰토 스즈키 일본 고에너지가속기연구소 원장 등이 ‘기초과학의 미래’란 주제로 토론을 하고, 울프 네바스 한국 파스퇴르연구소장, 하태정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산업혁신연구본부장이 '과학벨트와 연계한 지역발전 전략'이란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피터 풀데 소장은 주장하기를 한국의 경우에는 상당히 높은 비용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지만, 그러나 기초과학의 안정적이면서도 지속적인 재정지원이 기반이 되지 않는다면 성공하기 힘들다며, 구소련의 경우를 예로 들어, 구 소련이 단기적인 예산 체제로 변경한 다음부터는 제대로 된 연구가 지속될 수 없었다고 피력했다. 또한 그는 혁신적인 연구를 위해선 역량 있는 연구진들의 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독일막스플랑크 연구소는 혁신적인 다 학제 간 연구를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경우는 여러 국가와 연계돼 있으며, 유연하고 역동적인 연구실을 다양하게 구성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기초과학연구원의 연구단장에 선임된 10명의 국가대표 과학자들은 앞으로 더 뛰어나고 탁월한 연구 성과를 낼 수 있는 신진 과학자가 많이 배출될 수 있도록 연구단을 운영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들은 자신들의 연구 주제 및 방향, 향후 계획 등을 소개하며 연구단의 성공적 운영에 대한 철학을 설명했다. 오세정기초과학연구원 원장은 이번에 연구단장 10명을 뽑아 각각 연평균 100억 원씩 10년 동안 장기 지원하기로 한 것은 연구에 방해가 돼온 외부 간섭과 잡무를 최소한으로 줄여 과학자들이 창의적으로 장기 연구에 몰두하게 하기 위해서 라고 강조하였다. 특히 눈길이 가는 대목은 연구단장들에게 장기 연구 주제 선정권한과 20~30명의 연구원 선임권을 부여한 대목이다. 번득이는 아이디어를 즉시 연구로 연결하는 창의력 중심의 기초과학 연구 풍토를 만들기 위해선 과학자들의 자율성이 가장 절실하다고 본 것이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자율연구의 실험장이 될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1966년 미국의 도움을 받아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을 설립하여 과학입국의 틀을 만들었고, 1971년에는 한국고등과학원(KIAS)을 설립하여 파격적인 대우로 해외의 한국인 과학자들을 유치했다. 당시 영입된 과학자들은 한국 과학·기술 발전의 초석을 다졌고 경제발전에 큰 공을 세웠다.
이번 설립된 10개 연구단 중의 하나인 수리물리기하학 연구단은 미국 위스콘신대 교수인 오용근 단장을 중심으로 일할 것이다. 그는 말하기를 ‘기초과학 분야는 응용과학이나 테크놀로지에 비해 곧바로 눈에 보이는 결과로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인내를 갖고 관심을 가져 준다면 커다란 연구업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선정돼 지원을 받게 된 10명을 포함해 2017년까지 선정할 50명의 연구단장들이 중심이 되어 한국 기초과학의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기를 기대한다.
<이학박사 김인수, 호남수학회장, 대한수학회 부회장, 전북대학교자연과학대학 수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