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은 어디에서 무너지나?
교권은 어디에서 무너지나?
  • 김정훈
  • 승인 2012.05.29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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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는 입 틀어막고, 도교육위원은 비민주 비리 교장 구명운동 나서고

“헌법에 보장된 언론과 집회와 양심의 자유와 인권을 철저히 보장하라.” “특권층 위주의 정책을 중단하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정책을 추진하라.” “경쟁 만능 학교정책 중단하고, 학교운영의 민주화 보장하라.” “교육복지 확대하고, 학생 인권 보장 강화하라.” 이는 2009년 6월 18일에 있었던 교사 시국선언의 요구사항이다. 누가 보아도 상식적이고 교육적인 요구사항이다. MB정권의 오만한 일방통행식 정책 추진에 대한 양심적인 교사들의 표현일 뿐이었다.

그러나 MB교과부는 이를 빌미로 재판과 징계를 강압했고, 당시 최규호 전 교육감은 2009년 12월 23일에 전북 교사 3인에 대한 중징계를 의결했다. 이후 전개된 시국선언 재판의 최종결과가 지난 5월 24일 벌금 50만 원의 유죄로 확정되었다. 그리고 3인의 교사에 대해 해임, 정직이라는 징계가 2012년 5월 29일부터 집행되었다.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권리인 표현의 자유를 교사라고 제약 또는 배제시키는 결정을 대법원이 내린 것이다. 이는 대법원이 헌법질서를 부인하는 것이자, MB정권의 강력한 후원 나팔수로 전락해 왔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다. 실제 현실 정치적인 내용도 아니었지만, 정치적인 표현이라고 해도 대법원이 헌법을 왜곡한 것은 분명하다.

교사·공무원은 헌법에 의해 정치적인 중립을 보장받는 것이지, 의무로 부과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독재권력의 부당한 압력에 굴종 당하지 않을 권리이다. 교육적인 목적의 비판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법원과 MB교과부는 자신의 귀를 틀어막은 채 교사들에게 자신들의 입이 되라고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교사들의 입과 귀를 통제 가능한 자신들만의 도구로 여기는 MB정권의 패악이 교권을 뿌리부터 흔들고 있는 것이다. 징계권한이 교육감에게 있음에도 직무유기 고발 등을 통해 줄기차게 징계 집행을 강요해온 MB교과부는 교권침해의 가해 당사자이다.

여기 또 하나의 전형적인 교권침해 사례가 있다. “그 교장은 훌륭한 분이다. 누구나 직무를 수행하면서 비자금도 조성하고 그러는 거 아니냐?

만일 그런 분이 잘못된다면 교육청 관료들도 나가야한다” 도교육의원 K모씨의 발언이다. 비민주적인 학교운영과 각종 비리 혐의로 감사를 받고 있는 익산 A초 교장에 대한 구명운동에 앞장서면서 발언한 내용으로 전해진다. “임신한 주제에 염치가 없다” 등이 지면을 통해 옮기기가 무색한 각종 교권침해 발언은 물론 금품수수 혐의까지 받고 있는 교장에 대한 구명운동을 벌이는 이 교육의원이 그저 이사람 하나뿐이길 간절히 소망한다. 학교를 새롭게 바꾸기 위한 정책에는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 도교육의원들이다.

K모 교육의원은 평소에 교권보장을 입에 달고 산다. 그런 사람이 교권침해와 비리 혐의의 교육관료를 비호하다니… 인면수심이다. ‘일을 하다 보면 비자금 조성… ’이 교육의원 살았나보다. 교권이 무너지는 원인으로 학생인권조례를 핑계 삼는 도교육위원 전체에게 묻는다. K모 교육의원이 전형적으로 교권침해를 일삼는 사례 아닌가요?

교과부는 경쟁교육논리로 학교현장을 무너뜨리고, 이를 비판하는 교사들을 징계함으로써 교사들의 헌법적인 권리를 유린하고 있다. 표현의 자유가 없는 교사가 어찌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있겠는가! 국민의 기본권인 정치기본권이 제한된 교사가 어찌 사람 노릇을 하겠는가! 정권이 교권 침해에 앞장서니, 지방의회 권력의 일부조차 학교현장의 교사들을 수족처럼 부리려고 하는 것이다.

비리 교장을 옹호하고 인사에 개입하려는 일부 교육의원이 교권침해 사항들의 근본적인 가해당사들인 것이다. 교과부 권력이나 지방의회 권력이나 학교를 ‘봉’으로 아는 구태는 버려야 한다. 이제 정말이지 버려야 한다.

아프다. 아이들 신음 소리 때문에 아프고, 이 신음 소리를 제대로 듣는 교사들에게 가해지는 고통 때문에 아프고, 대변해야 할 지방의회가 찍어대는 권력 때문에 아프다. 상식적인 사회와 학교는 상식적인 교권보장부터 출발해야 한다. 교사가 신나야 학교가 신난다. 대다수 교사는 아이들을 위해 늘 새롭게 변하고 있다.

김정훈<전교조 전북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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