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아들 이종범 은퇴
바람의 아들 이종범 은퇴
  • 뉴스1
  • 승인 2012.05.27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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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천재 이종범이 전설을 남기고 그라운드와 이별했다.

26일 광주 무등경기장에서 열린 KIA와 LG 경기를 전후해 이종범의 은퇴식이 'Red Legend, 7'이라는 행사명으로 진행됐다.

이종범의 은퇴식은 강운태 광주시장, 김응룡 전 타이거즈 감독 등의 공로패와 기념품 전달식, 착모와 착복식, 시구, 영상물 상영, 영구 결번 선포식 등 순으로 치러졌다.

이종범은 이날 최희섭, 서재응, 안치홍, 이용규, 나지완 등 KIA 타이거즈 후배선수들에게 직접 모자를 씌워주며 선배로서 마지막 역할을 다했다.

특히 선수생활동안 투수를 제외한 전 포지션을 소화해냈던 이종범은 은퇴식에서 시구에 나서 '투수'로서 처음이자 마지막 모습을 팬들에게 선사했다.

시타는 이종범 선수의 아들로 야구 선수인 이정후군(휘문중 2년)이 나서 관중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종범은 이날 KIA가 LG를 6대 5로 역전승해 경기가 마무리된 뒤 1루와 2루 상공에서 패러글라이더를 타고 그라운드에 등장했다.

팬들은 이종범이 하늘에 나타나자 일제히 '이종범'을 연호하는 등 환호성을 지르며 야구천재의 은퇴를 아쉬워했다.

이종범은 고별문을 통해 "오늘 이 자리는 지나간 과거에 연연하는 자리가 아닌,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며 "꼭 기아의 옷을 입고 다시 그라운드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또 "19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그라운드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선배님과 동료, 후배들, 팬 여러분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현역선수로서 그라운드를 누비는 대신 또 다른 위치에서 그라운드를 지키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꼭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다시 그라운드에게 돌아오겠다"고 약속해 팬들로부터 열광적인 환호를 받았다.

이종범은 등번호 7번이 또렷하게 새겨진 자신의 유니폼을 벗어 김조호 단장에게 반납하는 것을 끝으로 현역선수 생활을 공식적으로 접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30여년 야구생활이 주마등처럼 지나간 탓인지 그의 눈시울은 조금씩 붉게 적셔졌고 끝내 눈물도 훔쳤다.

이종범의 눈물에 경기장을 가득 채운 팬들의 흐느낌도 곳곳에서 들렸다.

이날 반납된 이종범의 유니폼은 한국야구위원회를 거쳐 한국야구박물관에 전시되고 등번호 7번은 KIA 타이거즈 구단내에서 영구 결번으로 결정됐다.

이종범은 가족들과 함께 차량에 올라타 선수들과 함께 야구장을 돌며 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고 그라운드에서 큰 절을 하며 이별을 고했다.

그는 KIA 덕아웃에서 선동열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 선수단, 프런트 등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30여년동안 땀방울을 쏟았던 무등경기장과도 작별했다.

꺼지는 조명탑 속에 이종범의 모습은 더이상 그라운드에서 볼 수 없었지만 야구팬들은 '이종범'을 연호하며 한참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광주가 낳은 '바람의 아들', '야구 천재', '야구 神'을 보내주기가 그만큼 힘들었기 때문이다.

5월26일 오후 9시30분. 이종범은 한국 야구사의 역사가 되고 전설이 됐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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