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 50만원 촌지 교육계 발칵
초등교사 50만원 촌지 교육계 발칵
  • 소인섭기자
  • 승인 2012.05.13 15:0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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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에서 촌지를 받은 교사가 발각되면서 교육계가 발칵 뒤집혔다. 낮은 청렴도로 오명을 뒤집어 쓴 도교육청이 어느 때보다 청렴성을 강조해 왔으나 교사들이 식사를 요구하고 50만 원이 든 돈봉투를 받는 등 촌지문화가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청의 소극적인 대책이 촌지문화를 근절하지 못한다는 지적이어서 이번 사안에 대한 처리결과와 근절대책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지난달 27일 전주 H초등학교 학부모 이 모씨는 전북도교육청에 민원을 접수했다. 교사들이 학부모로부터 상품권과 학급시설물 등을 지원받았고 행사 때면 부적절한 식사 등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도교육청은 이달 초 감사결과 10만 원서 50만 원에 이르는 촌지 및 물품 수수 사실과 식사를 제공받은 사실을 확인했으나 교사들은 촌지는 학부모에게 모두 되돌려 줬다고 주장했다. 교사들은 학생 6명으로부터 돈봉투를 박스나 편지봉투 형식의 촌지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수십만 원 상당의 수납장과 화분 등도 받아 교실에 비치했고 여기에 학생이나 학부모 이름을 적어 붙였다. 교사 수십 명은 또 소풍과 수학여행 때 점심 도시락을 제공받기도 했다. 소풍과 수학여행 등에는 식사비를 포함한 출장비가 지급된다.

공무원 행동강령 제3장 제14조에는 ‘공무원은 직무관련자로부터 금전·선물·향응을 받아선 안 된다’고 돼 있다.

이번 촌지수수건은 전북도교육청과 교육감이 청렴성을 크게 강조해 온 가운데 불거졌고 또 이는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파장이 크다. 학부모 K(여)씨는 “어린이집의 경우 교사는 물론 책임자와 운전기사 등 챙겨야 할 사람이 5∼6명이나 된다”면서 “초등 저학년 학부모들은 취학전 관행 때문에 스승의날이 다가오면 고민이 커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촌지는 위화감을 조성하고 상대적으로 주지 못한 학생에 대한 차별이 있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근절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육청 홈페이지에는 한 학부모가 “교육청이 가이드라인을 정해달라”고 적어 촌지문화가 만연돼 있음을 암시했다. 지난해 도교육청 감사과는 스승의날 롤케익과 학부모총회 당시 상품권이 든 음료수를 받는 현장을 덮쳐 적발했다.

김승환 교육감은 지난 10일 토크쇼에서 “과거대로 교사에게 촌지를 건네게 되면 내 아이와 학교를 망치는 것이다”며 강한 어조로 촌지의 부도덕성과 폐해를 강조했다. 앞서 김 교육감은 간부회의 등을 통해 촌지문제를 언급했고 3월와 5월에는 교육청과 각급 학교 홈페이지에 “스승의 날에는 학교현장에서 애쓰시는 교사들을 위해 자녀가 선생님께 꽃을 달아드리게 하거나 감사편지를 전해드리도록 하자”고 유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나타난 교사들의 촌지 수수가 사실로 확인되자 교육청은 매우 놀라는 눈치다. 한 관계자는 “(청렴성 확보를 위한)공든탑이 무너지고 불신이 깊어질 것이 우려된다”면서 “‘난 걸리지 않겠지’ 하는 불감증이 문제다”고 교사들의 의식변화를 주문했다.

촌지수수와 같이 은밀하게 이뤄지는 것은 암행감찰이나 공익신고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과 같은 특정 기념일 등 한 해 5차례 정도의 감찰이 아니라 암행감찰을 상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학교폭력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학부모를 대상으로 인식도 조사 등을 벌여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소인섭기자 isso@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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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지절대금지 2012-06-28 01:23:37
정말 촌지는 주는 사람도 그렇지만 받는 사람이 근본적으로 안받겠다고 막으면 없어지는 것이죠 주니까 받는다? 돌려보내세요 그럼 촌지는 없어집니다.
촌지 2012-05-14 05:20:41
초등교사도 국가공무원인데 국가공무원이 뇌물을 받으면 징계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