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의 중심 학문
기초과학의 중심 학문
  • 김인수
  • 승인 2012.05.10 16: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명한 철학자이면서 수학자인 플라톤에 의하면, 수학이란 영혼의 눈을 뜨게 하는 학문이라고 하였다. 그래서 수학이란 두뇌의 체조 또는 정신체조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따지고 보면, 사물을 세고 계산하는 일은 두뇌의 모든 질서의 근원이다. 유명한 스위스의 교육철학자인 페스탈로찌( Johann, Heinrich Pestalozzi 1746~1827) 말하기를 수학이란 생각하면서 배우고, 배우고 생각하는데 가장 적합한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지금부터 수학의 교육적 정체성을 시대변화에 따라 간략히 짚어보고, 구체적으로는 과정중심으로 일상에서의 역할과 학문세계로의 역할에 대해서 생각하고자 한다.

고대 시대의 수학교육목표는 현상의 세계인 육체를 버리고 영혼을 이상의 단계에 올리는 이상의 세계를 추구하는 것이라 했다. 다시 말하면, 고대의 수학교육은 정신도야성과 심미성에 그 교육목표를 두고 있었다. 수학을 연구하므로 정신도야를 통하여 수학이 우리의 정신능력을 합리적으로 만들고, 논리적 사고력을 개발하여, 추상적 사고력과 창의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력을 함양시키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었다. 그 일환으로 수학을 기호화하고 형식화하는 능력을 키우며 복잡한 이론을 단순화시키고 종합화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수학교육의 목표였다. 뿐만 아니라, 심미성의 차원에서 기하학 도형이나 분할 등을 이용하므로 수학을 통하여 미적 감각을 고취시켜 건축이나 그림이나 음악 등에도 이용하였다.

근대로 오면서 산업혁명으로 대량생산, 기술이 필요하게 되면서 수학적 이론이 더욱 절실히 필요하게 되었다. 이것은 노동자를 위한 과학기술이 필요하게 되면서 수학의 실용적 측면이 서서히 수학교육의 변화를 암시하다가 수학의 정신도야적인 교재에서 벗어나, 즉 이데아에 오르기 위한 영혼을 위한 교육이 아니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존재로 육체를 생각하면서 수학교육이 일상생활이나 과학적 연구의 활용으로의 필요성이 증가한 것이다. 산업사회가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교과내용을 교과과정 전반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였고, 학교는 국가적 요구에 부응하여 각자의 역할 수행에 적합하도록 학생들을 한 사람의 사회인으로 육성하는 기관으로 탈바꿈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거의 미국의 수학교육과정을 따르고 있었지만, 그 과정에 구체적으로 무엇이 있었는지, 강조점과 문제점은 무엇이었는지를 통하여 수학의 정체성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우리나라 교육은 소위 적성이라는 것에 대하여 무관심하다. 어른들이 바라는 것, 학교 과제에서 주어진 것, 정해진 것을 잘해야만 그것을 성공이라고 칭하며 그것만을 강요한다. 최근에는 물론 아이들의 관심과 흥미를 존중해주려고 하는 추세로, 공부 이외의 다른 길로 가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가진 아이들은 부모가 적극적으로 후원해주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무엇에 흥미를 느끼는지 아직 깨닫지 못하는 학생들은 부모와 사회 속의 정해진 교육과정을 따라 교육받고, 교육과정에 있는 요소들에 의해서만 자극받는다. 그리고 그 교육과정이라고 하는 것들은 보통 논리와 수학적인 지능을 중요시한다. 그러므로 학생들은 무의식적으로 또는 의식적으로 논리수학적인 지능이 중요하다고 여기고 그러한 능력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는 좌절을 경험한다. 실제로, 교육과정이 중요하고 우등생들은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서 역시 우등생으로서 졸업을 한다. 하지만 열심히 배우고 지식을 습득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사회에서는 그 습득한 지식을 어떻게 활용하고 써먹느냐가 더 중요한 관건이다. 학교에서는 교육의 습득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활용하는 방법과 개개인의 능력과 자질을 찾도록 도와주고 지도하는 것과 더불어 사회에 정말 필요한 교육이 무엇인지, 학생이 사회인이 되었을 때 사회생활이 제2의 학교생활이 될 수 있을 때,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교육이 아닐까 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수학은 자연이나 인간문화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현상을 이해하고 제기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기초과학의 중심학문으로서 인류문화와 함께 발전한 과학이다. 따라서 단순한 지식습득이 아닌 사고능력을 배양하는 학문으로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한 다양한 문제해결연습, 논리적인 증명, 새로운 기호나 언어를 이용하여 수학적 개념을 정의하는 과정을 통하여 창의성, 논리성 및 분석능력의 향상에 기여하는 것이 진정한 수학교육의 목표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어야 한다. 초, 중등학교 수학 교육의 목적을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학생들이 보다 행복하고 윤택한 삶을 누리고 더 나아가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는 데에 필요한 수학적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수학적 능력이란, 필요한 곳에서 적절한 수학적 지식과 방법을 이용하여 당면한 사태를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21세기는 정보화 사회로 자율적, 창의적, 합리적인 인간을 필요로 한다. 다시 강조하면, 수학 교육을 통해 수학적 사고력과 논리적 사고력을 길러 합리성을 추구하고 인간과 환경이 관련된 현상을 보는 수학적 안목과 수단을 제공해 주어야한다. 여기서 수학적 안목이란 경제, 사회, 문화 등 제 분야에 녹아 있는 수학적 현상이나 원리, 모델 등을 파악하여 이들 분야를 더욱 깊이 있고 창의적으로 이해하는 것을 말한다.

이학박사 김인수, 호남수학회장, 대한수학회 부회장, 전북대학교자연과학대학 수학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