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영혼의 직업화가 '최북'
자유로운 영혼의 직업화가 '최북'
  • 김미진기자
  • 승인 2012.05.09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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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생관(毫生館) 최북(1712~1786년 경)은 문학과 예술이 꽃피운 18세기, 문예부흥기의 시대를 치열하게 살다 간 화가다.

중인(中人) 출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신분에 구애 받지 않았던 인물. 자신의 뜻대로 붓을 들어 화폭을 채운 자유로운 영혼의 직업화가였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곽동석)이 최북의 탄신 300주년을 맞아 8일부터 6월 17일까지 문화체험관 기획전시실에서 ‘호생관 최북’전을 개최한다.

그동안 국립중앙박물관과 간송미술관, 개인화랑 등에서 최북의 작품이 소품을 위주로 몇 점씩 공개된 적은 있지만, 주요 작품과 기록들이 대대적으로 한 자리에 모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 전주박물관에서 꾸준하게 개최해온 ‘전북의 역사 문물전-무주’편의 성격을 가지고 있어 그 의미가 남다르다.

전시는 총 3개의 주제로 구성된다.

1부 ‘거기재(居其齋) : 내가 그곳에 있었다’에서는 스스로를 시서화(詩書畵)를 갖춘 독보적인 존재라 일컫고, 당당한 예인의 자긍심을 가졌던 화가 최북에 대해 다룬다.

거기재는 최북이 왕성하게 활동하던 30대 중반 조선의 일본 외교사절단인 통신사를 따라 일본에 다녀온 시기에 그린 작품에 주로 남긴 호다. 이 장에서는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 ‘유곡후동도(幽谷候童圖)’가 2주 동안만 선을 보인다.

2부 ‘호생관(毫生館) : 붓으로 먹고 산다네’에서는 ‘최산수’, ‘최메추라기’라는 별명에서 알 수 있듯 산수·화조·영모 등 다양한 장르의 화목을 능숙하게 다룬 그의 주요 작품들을 선보인다.

8면에 펼쳐진 ‘사시팔경도첩(四時八景圖帖)’에서는 직업 화가로는 일찍이 남종문인화풍을 구사했던 그의 특출한 기량이 엿보인다. ‘표훈사도(表訓寺圖)’는 평생 조선의 명승지를 유람하고 자연을 벗 삼아 생활한 최북의 면모를 잘 보여주는 대표작이다.

3부 ‘화폭에 내 마음을 비추다’에서는 중년기 이후 유명한 시구들을 그림으로 표현한 시의도(詩意圖)를 만난다. 자연과 함께 안빈낙도의 삶을 바랐던 그의 마음은 바로 조선시대 문인들이 추구했던 이상향이기도 하다.

권혜은 학예연구사는 “양반과 중인을 막론하고 많은 이들이 그의 삶과 예술에 대해 평했다”면서 “이번 특별전을 통해 자유로운 영혼의 화가 최북의 예술 세계와 작품 활동은 물론이고,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과 깊이를 더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12일 오후 2시 이원복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이 강사로 나서 ‘역사의 라이벌­-최북vs심사정’을 주제로 강연을 펼친다.

김미진기자 mjy308@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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