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전주한지문화축제 결산
제16회 전주한지문화축제 결산
  • 송민애기자
  • 승인 2012.05.06 15: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주한지문화축제(이하 한지축제)가 올해로 벌써 열여섯 번째를 맞았다. 그럼에도, 전주한지를 활용해 문화적·산업적인 측면의 가치를 구현해내기에는 역부족인 프로그램들로만 가득 차 있어 전면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짧은 축제기간에 어린이날이 겹쳤다 하더라도 2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몰린 것과 관련해 향후 지역특색을 살린 문화축제로서의 발전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있었다.

따라서 지역 일각에서는 한지축제의 지속적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라도 다시 한번 축제의 기능과 목적을 재정립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 한지축제는 ‘전주한지 물결, 한류와 함께’를 주제로 5월 3일부터 6일까지 전주한옥마을과 한지산업지원센터, 그리고 완주대승한지마을에서 동시에 열렸다. 이 가운데 전주한옥마을은 축제 기간 방문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전주한지문화축제조직위가 자체 집계한 결과에 의하면, 축제가 열린 4일간 한옥마을을 찾은 관광객은 24만 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들 관광객들의 지출액만 74억 원 이상으로 추산됐다. 관광산업이 굴뚝 없는 산업임으로 잘 보여주는 실례라는 게 조직위측의 설명이다.

한지축제의 내용을 보면, 올해도 여전히 ‘보여주기 식’ 행사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이번 축제에서는 처음으로 완주 대승한지마을에서도 축제를 진행하며 전주와 완주의 첫 통합축제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한지만들기 체험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된 콘텐츠 혹은 프로그램 하나 마련하지 않아 관광객들의 불만을 샀다. 실제,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 중 상당수는 변변치 않은 체험 프로그램에 실망하고 바로 다음 버스를 타고 돌아가곤 했다.

한지축제 측에서는 전주·완주 통합축제에 큰 의미를 부여했지만, 사실은 관의 ‘전시행정’에 불과했던 것. 전주와 완주의 통합축제라는 의미가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또한, 올해는 ‘한류’에 집중, 외국인 관광객에게 한지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알리는데 중점을 두고자 했으나 이마저도 졸속으로 운영되며 뚜렷한 성과를 드러내지 못했다. 외국인을 위한 ‘태권도학당’이나 ‘한글학당’ 등의 프로그램의 경우, 이를 나타내는 플래카드가 모두 한글로만 표기돼 있어 정작 외국인 관광객들은 모르고 지나치기가 일쑤였다. 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10여 명의 통역사를 채용해 대기하게 했으나, 해당 장소에 통역사가 상주하지 않다 보니 활용도가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프로그램 구성에 있어서는 체험 프로그램들의 대부분을 태조로에 나열했는데, 한지축제의 체험 프로그램과 사설기관의 행사가 한데 뒤엉켜 상당히 번잡하고 혼란스러운 풍경을 연출했다. 또한, 체험 프로그램에만 사람들이 집중적으로 몰리다 보니 산업관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따라서 산업관의 경우 문화적 체험 프로그램이 집중된 한옥마을에 굳이 배치하기보다는 한지산업지원센터 등 대안 공간을 활용해 보다 전문적인 프로그래밍을 대입했어야 했음이 옳다는 의견이다.

실제, 올해의 경우 지난해보다 증가한 6억700만 원의 한지상품 구매의향이 타진됐지만, 이것이 구매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한지축제가 목표로 했던 한지산업화에 대한 성과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여서 전주시가 목표로 하는 한지산업화를 실현해내기 위한 실질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한 지역문화예술인은 “예산과 조직 면에서 부족하다 보니 전주한지문화축제가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한지에만 국한할 것이 아니라 보다 넓은 범위에서의 콘텐츠 개발과 확장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조직위측 오영택 총감독은 “올해 축제를 준비하면서 한지와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골고루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며 “예산(3억 원)이 부족해 일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축제 준비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오 총감독은 “올해는 특히, 전주·완주 통합축제를 위해 완주 대승한지마을을 축제장으로 포함한 것은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하지만, 올해 지적된 문제들에 대해선 향후 수정 보완해 진정한 전주·완주통합 문화축제가 되도록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송민애기자 say2381@domin.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