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수학·과학 우수성
한국의 수학·과학 우수성
  • 김인수
  • 승인 2012.05.03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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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학생의 수학과 과학 우수성은 국제 학업성취도를 보면 매년 큰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디지털 분야의 소양능력에서도 최근 한국이 세계 일등을 차지했다. 그러나 국제 수학교육계에서 학업성취도 우수국인 일본이나 싱가포르는 주목받고 있는데 반하여 한국 학생들의 우수성은 관심의 초점이 되지 못하고 있다. 반면에 일본의 수업 연구는 세계적으로 수학교사 교육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실제로 일본의 수업 연구방법을 도입해 교사 교육에 활용하는 국가도 있을 정도이다. 실례로 미국 일부 주는 싱가포르 수학교과서를 그대로 쓰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일본이나 싱가포르가 이렇게 국제적으로 부상한 배경은 무엇일까?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국제학술대회를 유치해 국제적으로 알리는 노력을 했다는 것이다. 일본은 2000년 제9차 국제수학교육대회(ICME)를 개최하였고, 싱가포르는 2002년 동아시아 국제수학교육자대회를 각각 개최했다. 반면에 우리나라의 대부분 수학 교사들은 국내외에서 개최되는 많은 학술 행사에 참여하기를 꺼려하고 있으며, 수학 교육의 새로운 정보에 접촉하려는 의지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세계의 수학 교육의 흐름이 어떤지, 우리나라의 수학 교육과정이나 교수·학습법이 외국의 것과는 어떻게 다른지 또는 수준에 차이가 있다면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별 관심을 갖지 않고 있으며 이러한 것을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우리나라의 수학 교육이 당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수학 교사들은 많으나 우수한 자질을 가진 수학 교사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창의성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과, 학교 수학 교육에서 능력별 반편성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줄 알면서도 수십 년 동안 제대로 실행되지 않아 학생들의 수준에 맞도록 효율적으로 수학을 지도할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 두 문제는 모두 몇몇 수학 교사들의 의지와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다. 그러나 많은 교사들이 모여 이러한 문제점들을 공동으로 인식하고 함께 해결하기를 노력한다면 시일이 좀 걸리더라도 언젠가는 해결되리라고 믿는다.

최근 한국 수학교육계의 숙원이던 제12차 국제수학교육대회(ICME-12, International Congress on Mathematics Education-12)가 올해 7월 8일부터 15일까지 서울에 있는 코엑스에서 개최된다. 이 대회는 1969년 프랑스 리옹에서 제1회 대회가 열린 후 4년마다 개최되는 대회로 한국이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개최한다. 이 대회에는 세계 100여 개국의 수학자와 수학교사, 수학교육연구자 등 수학교육 관계자 4000명 이상이 한국에서 세계수학교육에 대한 열띤 논의를 할 예정이다. 또한, 수학자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국제수학자대회(ICM)가 2014년 서울에서 개최되며, 이 대회에서는 수학의 노벨상격인 필즈메달이 수여된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국제수학교육대회와 국제수학자대회를 2년 시차를 두고 개최하는 유일무이한 국가가 되는 것이다.

이처럼 수학 관련 국제학회가 한국에서 잇따라 개최되는 데는 국내 수학자와 수학교육자들의 국제학회에 대한 관심과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국제수학교육대회를 유치하기 위해 한국의 수학교육계는 2000년부터 노력해 왔다. 실제로 2003년 대회실사단이 우리나라를 방문해 치밀한 조직력과 시설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집행위원회 표결에서 멕시코로 개최지가 결정되었을 때, 국내 수학교육학계의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번유치에는 경쟁도시인 중국 상하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더반등과 경쟁하여 2007년 말 한국이 제12차 국제수학교육대회 개최지로 결정되었을 때의 감동은 아직도 생생하다.

이제는 국제수학교육대회(ICME)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일이 남았다. 그리하여 한국의 수학교육을 세계에 알리므로 교육한류의 붐을 일으키는 계기로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최근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 교사를 국가건설자(national builder)라고 발언한 이후, 미국에서는 우리나라의 수학 및 과학 교사에게 초미의 관심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교육과학기술부도 우리나라 교사의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어 그 가능성이 보인다. 뿐만 아니라, 국제수학교육대회 유치로 상당한 경제적 효과도 거둘 수 있다. 국제수학교육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로 인한 유형, 무형의 효과는 엄청나다고 볼 수 있다. 국제수학교육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는 한국 수학교육의 발전과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뿐만 아니라 나아가 우리나라의 국격을 높이는 데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국내에서 열린 각종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알 수 있듯 국제수학교육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려면, 교과부와 교육청, 학교, 관광공사, 외국 공관, 교육연수원 등 관련기관의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국제 학술대회 유치와 준비, 개최 과정에 국가적 차원의 제도적 재정적 지원도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 국제수학교육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교육 한류의 붐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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