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부모님의 발
땅콩, 부모님의 발
  • 유현상
  • 승인 2012.05.03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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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

- 부귀초 3학년 김가은

빠알갛고 빨간 속살을 벗겨내면
하얀 속살

할아버지가 씹으시면
“오도독, 오도독”

할머니가 씹으시면
“빠드득, 빠드득”

내가 씹는 소리는
“아그작, 아그작”

동생이 씹는 소리는
“아드득, 아드득”

땅콩을 씹는 소리는
우리 가족의
음악소리

부모님의 발

- 정읍 수곡초등학교 6학년 노정천

나는 오늘 부모님의 발을 씻겨 드렸다. 물론 내가 좋아서 한 게 아니라 선생님께서 시켜서 한 것이다. 나는 처음에 선생님이 부모님의 발을 씻겨드리라고 할 때 불평도 했고 하기도 싫었다. 내 평생 부모님의 발을 한번도 씻겨 드린 적이 없는데… 휴∼

숙제를 받고 나는 부모님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부모님은 우리를 낳으셨고, 키워 주셨으며, 먹여주셨다. 말 그대로 하늘 같은 부모님 은혜에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런데 나는 부모님에게 짐이 되어 드린 것 같다. 늘 몸이 아파 병원신세니 부모님께는 짐이 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 부모님께 조금이라도 효도하라고 그런 숙제를 내 주신 걸까? 아무튼 나는 꼭 부모님의 발을 씻겨 드리겠다고 마음먹고 저녁에 발을 씻겨 드렸다. 부모님의 발을 씻겨드리면서 알게 된 점은 부모님의 발은 못생겼다는 거다. 발톱도 삐툴삐툴, 발은 멋없게 크고 볼품없이 생겼다. 아마도 고생하며 힘들게 살았다는 증거일 거다.

우리 부모님은 지금까지 나 때문에 고생이 많으시다. 내가 몸이 좋지 않아서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병원을 다니고 있으니 말이다. 그것도 서울에 있는 큰 병원으로 전에는 한 달에 한 번씩 꼭 갔는데 지금은 2달에 1번씩 간다.

아침 일찍 집에서 출발하면 저녁 늦게 오신다. 내가 힘들어 하니까 지방병원에서 검사는 하고, 결과만 부모님이 서울에 있는 큰 병원으로 보러가서 약을 받아오신다.

이렇게 우리 부모님은 항상 나 때문에 걱정이 많으시다는 것을 나는 안다. 그래서 나도 씩씩하고 건강하게 생활하려고 노력한다. 전에 성당 신부님께서 하신 말씀이 떠오른다. 자식이 아프면, 그 부모는 자식보다 훨씬 더 아픈 거라고… 맞는 말씀이다. 우리 부모님은 나 때문에 많이 우시기도 하셨으니... 그래서 나는 엄마 아빠에게 효도하면서 살 것이다. 부모님의 은혜에 보답하리라… 꼭…

그래서 우선은 건강해져야겠다. 그리고 이제부턴 엄마, 아빠 발을 자주 씻겨드리고 부모님 말씀을 잘 들어야겠다. 엄마, 아빠 제가 발 오래오래 씻어 드릴 수 있도록 건강하셔야 해요....

< 심사평 >

주제가 너무 과장되거나 호들갑을 떨면 어떤지 진실성이 떨어집니다. 너무 과장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쓰면 더 좋겠어요.

부귀초 3학년 김가은 어린이의 ‘봄의 소리’ 동시는 역시 관찰력이 매우 뛰어남을 알 수 있군요. 가만히 있으면 몰라요. 내가 부지런히 움직여야 봄도 느끼고, 새로운 것도 찾아낼 수 있는 것입니다. 때문에 이처럼 글을 쓰는 사람은 항상 부지런하고 관찰력이 뛰어나며 공부도 열심히 하는 어린이가 됩니다.

수곡초 6학년 노정천 어린이의 ‘부모님의 발’ 생활문은 정말 많은 교훈을 줍니다. 이처럼 체험을 하게 되면 가슴까지 느끼게 됩니다. 효는 돈을 벌어서 맛있는 것을 많이 사드리는것도 중요하지만 이처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효가 진정 효입니다. 그 동안 나 때문에 많이 울었을 부모님을 생각해서 더 건강해야겠다는 그 생각, 이 어린이는 이제 스스로 알아서 효를 할 아이입니다. 누가 무어라 하더라고 말입니다. 가슴에 와 닿는 글입니다. 이런 글을 기대하고 있지요. 가은이 학생 아름다운 마음이며, 글쓰는 솜씨 칭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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