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더욱 진한 매력 속으로...
한국영화, 더욱 진한 매력 속으로...
  • 김미진기자
  • 승인 2012.04.25 1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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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전주국제영화제의 스펙트럼은 넓다. 동시대에 만들어진 좋은 영화는 물론, 젊고 재능 있는 감독들의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작품이 프로그램의 밀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국제 경쟁 부문은 상영작 열 편 중 여덟 편이 데뷔작으로 역량 있는 신인 감독 발굴에 힘써온 전주의 선택을 눈여겨볼만하다. 극단적인 방식의 실험 영화부터 탄탄한 스토리 라인을 가진 극영화까지 다양한 장르의 영화 184편이 차려진 성찬을 소개한다.

▲한국영화, 더욱 진한 매력 속으로

올 영화제에서 한국영화 부문의 두드러진 특징은 월드 프리미어 작품의 증가다. ‘한국경쟁’부문 상영작 13편 가운데 12편이, ‘한국영화 쇼케이스’ 부문 상영작 4편 가운데 3편이 월드 프리미어로, 한국영화 메인 상영 부문의 대다수 작품이 월드 프리미어인 셈.

그동안 미개봉작과 기개봉작을 구분하지 않고 한자리에 모아 상영했던 ‘한국영화 쇼케이스’ 부문의 경우, 조만간 극장 개봉을 통해 만나게 될 따끈따끈한 영화들을 가장 먼저 공개하는 방식으로 구성을 바꿨다.

지난해 TV맛집을 둘러싼 브로커와 방송국의 유착이라는 도발적인 문제제기를 담은 ‘트루맛쇼(2011)’로 파장(?)을 일으켰던 김재환 감독은 1년만에 ‘MB의 추억’이라는 또 하나의 문제작을 들고 나왔다. 배우 김무열의 열연이 돋보이는 ‘개들의 전쟁’, 톱스타 이효리의 연인 이상순이 조연으로 출연한 ‘설마 그럴리가 없어’ 등은 개막 전부터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다큐멘터리가 강세를 보였던 ‘한국경쟁’ 부문에서는 올해 극영화의 비중이 높아진 모습으로, 한층 도발적이고 개성 강한 작품들이 도드라져 보인다. 논쟁의 여지가 많은 작품들도 제법 눈에 띤다. 극단적인 스타일로 가족과 종교, 구원의 비의를 파고든 이상우 감독의 ‘지옥화’, 이송희일 감독의 신작퀴어무비 ‘백야’ 등이 상영된다.

▲남미의 열정, 전주와 사랑에 빠지다

전주가 줄곧 애정을 기울여온 중남미의 신작들에서 남미의 열정을 만끽할 수 있다. ‘시네마스케이프’ 부문의 월드시네마와 되찾은 시간, ‘포커스’ 부문의 특별전등 각 섹션별로 고르게 상영되는 것.

지난해 로카르노국제영화제 대상을 수상한 밀라그로스 무멘탈러의 ‘문과 창을 열어라’를 비롯해 산티아고 미트레의 ‘스튜던트’, 가스통 솔니츠키의 ‘파피로젠’, 마우로 안드리치의 ‘영광의 사고’ 등 최근 아르헨티나 영화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신인 감독들의 영화 4편이 상영된다.

또 오늘날 아르헨티나 젊은 감독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우고 산티아고 감독의 1969년 작 ‘인베이젼’도 특별 상영된다.

칠레에서 온 두 편의 영화 크리스티안 히메네즈의 ‘훌리오와 에밀리아’와 알레한드로 페르난데즈 알멘드라스의 ‘불가에 앉아’에서 각 감독들은 자신들이 데뷔작에서 보여줬던 주제와 스타일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멕시코 감독 마티아스 메이어의 ‘라스트 크리스테로스’는 20세기 초반 멕시코에서 일어났던 크리스테로 전쟁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다루면서 영웅주의와 시각적 스펙터클에 기대지 않는 참신한 영화적 접근을 시도한다.

이와 함께 ‘포커스’ 부문의 특별전에서는 아르헨티나의 거장 에드가르도 코자린스키의 ‘원 맨스 워’부터 최신작 ‘녹턴’ 등 일곱 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전주의 선택, 특별전과 프로젝트

올해 신설된 섹션 ‘비엔나 영화제 50주년 기념 특별전’도 빼놓을 수 없다. 전주국제영화제와 영화적 지향과 이상을 공유하는 특별한 영화제와의 우애를 다지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보호받지 못한 순수’ 등 지난 50년의 역사를 읽게 하는 대표작 5편이 상영된다.

7∼80년대 한국영화 중흥을 이끌었던 이장호 감독을 재조명하는 특별전에서는 ‘어우동’,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 ‘바람불어 좋은날’이 관객과 만난다.

전주국제영화제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제작 프로젝트 ‘디지털 삼인삼색’과 ‘숏!숏!숏!’에서는 동시대 영화미학의 최전선에서 독창적인 영화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감독들의 상상력과 영화적 재능을 만끽할 수 있다.

김미진기자 mjy308@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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