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눈,코,입술없는 할머니의 딱한 사연
왼쪽 눈,코,입술없는 할머니의 딱한 사연
  • 우기홍기자
  • 승인 2012.04.17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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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희 할머니
불의의 사고로 얼굴을 심하게 다쳐 흉측해지는 바람에 40년이 넘게 마을사람과 밥 한 번 같이 먹어보지 못한 딱한 사연을 가진 노인이 순창에 있다.

복흥면 대각마을 김영희(67) 할머니가 딱한 사연의 주인공.

김 할머니는 일 년 열두 달 내내 마스크를 하고 다닌다. 그 이유는 24살 되던 때 솜틀기계에 넘어져 왼쪽 눈과 코, 입술이 없어지는 대형 사고를 당했기 때문.

이 때문에 사람이 있는 곳에 가지도 않는다. 또 마을회관에 가더라도 식사때면 바로 집으로 향한다. 입술이 없어 밥을 먹으면 계속 흘려 이런 모습을 보여줄 수 없어 언제나 혼자 먹는다.

또 남아있는 한쪽 눈도 시력이 급격하게 나빠졌으나 안경도 착용 못한다. 안경을 받쳐줄 콧대가 없어서다.

가정형편도 말이 아니다. 아들 둘을 낳았다. 하지만 둘째가 생후 10일 되는 날에 김 할머니가 사고를 당해 젖을 줄 수 없어 둘째는 죽었다. 남편도 집을 나가버렸다. 현재 장성한 아들도 살림이 변변치 못한 상태다. 기초생활수급자도 자격이 안 돼 하루하루를 날품팔이로 근근이 살고 있다.

이런 딱한 사정을 옆에서 지켜 본 마을 이장이 지난 3월 특정 방송에 사연을 보내고 한국심장재단에 수술해 줄 것을 의뢰했다. 이후 전북대학교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그 결과 눈과 코, 입술 등 전체 부위 수술비가 3천만원이 소요된다는 판단이다. 한국심장재단에 진료비 지원서류도 제출했었다. 그러나 선천성 기형이 아니라는 이유로 지원불가라는 통보를 받아 수술은 큰 난관에 봉착한 것.

따라서 김 할머니는 우선 가장 시급한 입술부위만 수술하기로 했다. 수술비용은 1천만원. 날짜는 오는 25일로 하루하루 다가오지만 문제는 수술비.

이런 딱한 사연에 순창군이 손을 걷었다. 먼저 공무원노동조합 순창군지부가 이웃돕기 성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각종 사회 및 봉사단체와 지역 내 독지가들에게도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설인환 군 복지지원담당은 "평생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살며 마을사람과 같이 밥 먹는 것이 소원인 할머니가 정말 딱하다"라며 "사회와 주위의 배려로 남은 삶을 떳떳하게 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후원계좌: 농협 352-0421-7518-23, 예금주 김영희

순창=우기홍기자 woo@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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