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엄마, 하늘나라에 계신 할머니께
아빠와 엄마, 하늘나라에 계신 할머니께
  • 유현상
  • 승인 2012.04.05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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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엄마

- 간중초 4학년 이은비

우리 아빠가
술을 드리고
들어오신다

취하신 아빠가
엄마한테
버럭버럭 소리친다

아빠한테 혼난 엄만
오빠, 언니 나한테
버럭버럭 소리친다

그래도 우리 가족은
날마다
행복하다

하늘나라에 계신 할머니께

- 옥천초등학교 2학년 김유빈

추웠던 겨울이 물러가고 어느덧 예쁜 꽃들이 가득 피는 따뜻한 봄이 왔어요. 할머니가 계신 하늘나라는 지금 무슨 계절인가요? 아마, 거기도 여기보다 더 예쁜 꽃들이 피었겠죠. 할머니가 좋아하신 철쭉꽃도 있고, 내가 좋아하는 노오란 개나리 꽃도 있지요? 매해 봄이 되면 할머니와 온 가족이 꽃 구경갔던 기억이 납니다. 꽃처럼 활짝 웃는 우리 가족이었습니다.

할머니, 저도 이제 유치원을 졸업하고 이젠 어엿한 초등학생이 되어 씩씩하게 학교에 다니고 있어요. 집안 구석구석 마다 벽화를 그리고 남동생과 티격태격 싸우던 게 엊그제 같은데 말이에요. 아! 할머니, 저에게 예쁜 여동생이 생겼어요. 눈이 또랑또랑한 게 저랑 똑같이 생겼어요. 저보다 얼굴도 하얗고 정말 사랑스러운 동생이에요. 선우랑은 만날 싸웠는데, 선미는 제가 잘 챙겨줘요. 아마 귀여운 여동생이기 때문인가 봐요. 엊그제는 동생들을 데리고 엄마가 학교에 오셨는데, 선생님께서 “ 우와, 정말 많이 닮았네요. 남매지간인 게 한눈에 보이네요. 너무 귀여워요.”라고 하시며 제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어요. 귀여운 내 동생들을 선생님께 보여 드릴 수 있어서 너무 기분이 좋았어요.

학교에서 가족들 별명 짓기 수업을 했어요. 저는 아빠 별명을 든든한 기둥으로 지었어요. 왜냐하면 우리 아빠는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을 하시고, 기둥이 없으면 무너지는 집처럼 없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에요. 엄마는 건강지킴이입니다. 왜냐하면 엄마는 우리 가족의 건강을 책임지는 건강 지킴이로 몸에 좋은 음식을 해 주고 있어요. 그런데 할머니, 왜 몸에 좋은 음식은 조금은 맛이 없을까요? 난 질긴 음식이 싫은데, 엄마가 봄이라고 자꾸 나물을 해 주세요. 하나 먹으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요.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고 예쁜 꽃이 피는 봄이 좋긴 하지만 나물이 많이 나와서 봄이 밉기도 해요. 할머니, 꿈나라에서 엄마한테 유빈이 나물 조금만 먹이라고 말씀 좀 해 주세요. 그럼 저 엄마 아빠 말씀 잘 듣는 어린이가 될게요. 내 남동생 별명은 그림자라고 소개했어요. 요즘 만날 저의 행동을 따라하거든요. 제가 숙제를 한다고 공부를 하고 있으면 옆에서 선우도 공부를 해요. 기특한 선우지요? 앞으로 선우에게 좋은 모습만 보여줘야겠어요. 마지막 나의 여동생은 귀염둥이랍니다. 애교와 재롱으로 온 가족의 사랑을 받고 있어요. 그리고 저의 별명은 사랑지킴이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가족의 중심에 서서 엄마, 아빠 말씀 잘 듣고, 동생들 잘 돌보기 때문입니다. 가끔 동생들이 미워서 심술을 부리고, 엄마 아빠 말씀을 안 들어서 미움쟁이가 될 때도 있지만 우리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은 항상 제 가슴속에 있어요.

할머니가 계실 때보다 한 명이 더 늘어서 이제 우리 가족은 북적거리는 다섯 식구랍니다. 여기저기 장난감들과 책들로 발디딜 틈이 없지만 그래도 전 동생들이 있어서 참 좋아요. 할머니도 하늘나라에서 우리 가족들이 사이좋게 잘 지내는 거 지켜봐 주시고, 거기서도 아프지 않게 건강하세요. 다음에 또 재미난 이야기 많이 들려 드릴게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

아름다운 봄을 맞이하여

손자 유빈이 올림

<심사평>

주제가 항상 진실해야 합니다. 가식이 있거나. 마음이 없는 글을 쓰게 되면 읽는 사람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게 됩니다.

간중초 4학년 이은비 어린이의 ‘아빠와 엄마’ 동시는 술 잡수시고 들어오시면 왜 엄마에게 소리를 지르시고, 엄마는 왜 우리한테 소리를 지르시는지 그 이유가 있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요. 그래도 가족 사랑이 있어 행복해 하는 모습은 참 반갑기만 합니다. 이것이 가족인 것 같아요.

옥천초 2학년 김유빈 어린이의 ‘하늘나라에 계신 할머니께’ 편지글은 비록 2학년 학생이 쓴 글인데도 너무나 내용이 진지하고, 글 표현력이 멋있어 가슴 뭉클합니다. 어쩌면 이렇게 착하고, 생각이 깊은가 마음 씀씀이도 어른스럽습니다. 또한 문장 펼쳐지는 모습도 고학년 못지않아 조금만 노력하면 멋진 문학가가 기대됩니다. 김유민 어린이를 마음씀씀이나 글 실력을 계속 지켜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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