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 안짱다리
59. 안짱다리
  • 박진원기자
  • 승인 2012.03.26 17: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전주시 중화산동 소재 전주소아청소년과 김화인 원장이 보행문제를 겪고 있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진단을 하고 있다
다섯살 딸아이를 둔 주부 김모(34·중화산동)씨는 아이가 걷기 시작하면서부터 발이 약간 안쪽으로 굽어진 것 같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나 점점 커갈수록 심해지고, 심지어 넘어지는 경우까지 발생해 소아청소년과를 찾은 결과 안짱다리라는 진단을 받고 깜짝 놀랐다.

발이 안쪽을 향하면서 걷는 일명 안짱걸음은 평생동안 보행 불편은 물론 성장 장애, 사춘기 이후에는 정서적 장애까지 겪을 수 있다. 안짱다리는 넓적다리, 정강이, 발 중 어느 한곳에 이상이 생겨 정상 아이의 걸음걸이와 다리 형태가 달리지는 것으로 뼈가 굳는 단계인 7세 이상이 되면 교정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고 심지어 수술적으로만 해결가능하기 때문에 조기발견과 조기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전주시 중화산동 소재 전주소아청소년과 김화인 원장으로부터 아이들에게 흔히 발생할 수 있는 보행문제의 원인과 치료에 대해 들어본다.

< 안짱걸음 >

▲안짱걸음이란

안짱걸음은 보행 이상으로 병원을 찾게 되는 가장 흔한 원인 중 한가지이다. 골반 아래 하지를 구성하는 3부분, 즉 넓적다리, 정강이, 발 중 한 곳 이상에 변형이 생겨 걸을 때 발이 안쪽을 향하는 것이다. 정상적인 아이들은 발이 약간 바깥쪽을 향해 걷는데 반해 안짱걸음을 걷는 아이들은 발끝을 안쪽으로 향하고 걷는다.

안짱걸음은 우선 보기에도 좋지 않고 보행 중에 자신의 발에 걸려 넘어져서 부상을 입기도 한다. 또한, 많은 경우 안짱걸음을 보상하기 위해 발을 안쪽으로 약간 기울이고 발 앞 부분은 바깥쪽으로 향해 걸으려는 행동으로 발 자체가 점차 평발이 될 수 있다.

하지 뼈의 부정렬과 발 중간의 아치 부분이 살짝 내려가면서 발이 안쪽으로 약간 쏠리는 발의 회내(廻內, pronation)현상으로 인해 관절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이것은 나중에 퇴행성 관절염을 초래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가장 큰 문제는 휜다리로 인해 다리 성장장애가 올 수 있고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기에 미용적인 문제로 정신적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드물게는 아이가 성장하면서 책상다리로 앉을 경우 대퇴골이 외측으로 회전되어 안짱걸음이 어느 정도 호전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아이들 중 실제로는 정강이뼈가 안쪽으로 비틀어지는 경골내염전이 심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걷는 모습만으로 안심하지 말고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따라서 안짱걸음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특히 7세 이후에는 아이들의 뼈가 성인의 형태를 갖추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 안짱걸음의 3가지 원인과 생활습관

정상적으로 태아기에는 정강이뼈가 안쪽으로 약간 비틀어져 있다. 아이의 출생 후 비틀어져 있던 정강이뼈는 서서히 제자리로 돌아오게 되지만 우리나라처럼 습관적으로 좌식생활을 하는 환경(무릎을 꿇어 앉거나 W자로 앉을 경우)에서는 대퇴골, 정강이뼈, 발 등이 안쪽으로 회전된 상태에서 체중을 싣고 있기 때문에 이 뼈들이 안쪽으로 비틀려서 안짱다리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안짱다리를 유발시킬 수 있는 좌식 생활 문화를 가급적 금하고 입식 문화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활 습관만 고치더라도 안짱다리를 일으키는 요인들이 줄어들어 우리나라 어린이들도 서양 아이들 못지않게 늘씬하고 예쁘면서 건강한 다리로 성장할 수 있다. 되도록 식사는 식탁에서, 독서나 장난감 놀이는 책상에서 하고 평상시에는 소파에 앉도록 권유하는 습관이 좋다.

< 팔짜걸음 >

▲팔짜걸음이란

영아기에는 대퇴골이 밖으로 회전되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팔자걸음을 하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4-6세가 되면 대퇴골이 중립상태로 오기 때문에 팔자걸음이 개선돼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세 이후까지 팔자걸음을 보이는 경우에는 구조적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팔짜걸음의 원인은 대퇴골(넓적다리뼈)이 바깥쪽으로 비틀어지거나 책상다리를 습관적으로 하여 고관절에서 밖으로 회전되어 굳어지는 경우, 경골이 바깥쪽으로 비틀어져 일어나는 경우, 평발이 심한 경우, 종아리 근육이 지나치게 단단한 경우 팔자걸음이 될 가능성이 높다.

팔짜걸음으로 대퇴골이 바깥으로 비틀어진 경우 성인이 됐을 때 퇴행성 관절염의 위험이 높다. 골반이 잘 틀어지고 어린 시기에 척추 측만증을 초래할 수 있으며 나이 들어서는 요통 등 허리 부위에 근골격계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걷는 모습이 엉성하게 보이므로 사춘기 여성 청소년의 경우 정서적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 안짱걸음과 팔짜걸음 치료방법 >

안짱다리, 팔짜다리 등은 때어날 때부터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무릎을 꿇어 앉거나 W자로 앉을 경우 등 후천적 영향이 더 크다. 전문의들은 다리 모양을 보고도 쉽게 진단이 가능하고 필요한 경우 X레이 촬영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방치하는 경우다. 아이가 걷는 것이 부자연스럽다면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아보고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뼈가 굳어지는 7세 이전에 원인을 찾아 치료에 들어가면 운동치료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따라서 어릴때 원인을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차후 후유증을 예방할 수 있다.

▲ 김화인 전주소아청소년과 전문의
< 보행장애 초기 발견하면 자세교정으로도 효과 >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자식이 콧물만 심해도 병원을 찾느라 분주하다. 그러나 아이가 안짱걸음을 하고 또는 팔짜걸음을 걸어도 일상적인 현상이겠지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버린다. 그러나 이러한 보행상의 문제를 유발하고 나아가 미용적인 측면에서 아이에게 평생 부담을 지우는 보행문제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보행에 문제를 일으키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원인에 맞는 운동치료를 통해 쉽게 극복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방치할 경우 걸으면서 잘 넘어지고 심지어 골반이 비틀어지면서 11세 들어서는 요통 등 허리 부위에 통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우리 주위에서는 성인(여성)이 된 후에 팔짜걸음으로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때는 이미 교정하기가 힘든 상태다. 사춘기 여성의 경우 주위의 놀림으로 심각한 고민에 빠지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어릴때 보행상의 문제가 성인으로 이어지면서 미용상, 건강상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안짱걸음과 팔짜걸음은 나이가 어릴때 치료를 시작하면 가정에서의 자세 교정 및 스트레칭으로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생활습관의 교정과 운동으로도 불가능한 경우 교정기 치료를 통해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따라서 영유아기 보행상의 문제가 있다면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아보고 치료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예방이 질환의 치료보다 우선하듯이 생활습관의 교정과 바른자세가 질환으로의 발전을 예방할 수 있으며, 쉽게 교정 가능한 보행상의 문제를 방치해 평생 보행상, 미용상, 이에 따른 후유장애를 겪지 않도록 부모의 세심한 관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박진원기자 savit57@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