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대, 진정 스마트한 사람이 되는 길
스마트시대, 진정 스마트한 사람이 되는 길
  • 송성환
  • 승인 2012.03.25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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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한 시대다. 이불에 누워서 강의를 들을 수도 있고 간단한 클릭만으로 비행기표를 예매한다든지 구두 쇼핑을 할 수도 있다. 손바닥안의 작은 핸드폰 안에서도 모든 일이 손쉽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옛 선조님들께서 아신다면 뒤로 넘어갈 일인지도 모른다. 각종 실용품은 물론이고 서책 한권 구하기 어려워 청으로 떠난 사신을 몇 달을 기다려서야 겨우 받을 수 있다질 않던가.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핸드폰으로 실시간 문자 대화를 나누거나 영화를 보는 청년들을 목격한다면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리라.

그러나 현대인들이 쉽게 잊고 망각하는 사실이 한 가지 있다. 스마트하게 흘러가는 변혁의 시대, 그 문명의 기기에만 익숙해지면 우리 자신도 스마트한 사람이 될 것이라는 착각(?)이다. 국어사전에 등록해도 좋을 만큼 흔히 쓰이는 ‘스마트’라는 단어는 본래 맵시 좋고 말쑥하고 깔끔하고 똑똑하고 영리한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스마트는, 전자기기 등을 뒤쳐지지 않고 구비해 이용하는 것만을 뜻하는 게 아닌가 싶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실(實)을 채우지 않고 허(虛)를 추구하며, 내면은 가꾸지 못하고 외면만을 위하고 있다는 뜻이다.

일찍이 공자는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얻는 것이 없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고 하였다.

시대에 발맞추어 배우고 따라가는 것은 물론 중요할 것이나 우리가 스스로 생각하고 쌓아가는 지혜가 없다면, 우리의 스마트한 시대는 누란지세(累卵之勢)처럼 그 기초부터 흔들리고 말 것이다. 진정으로 스마트한 사람이 부재(不在)하는 까닭이다.

그렇다면, 진정으로 스마트한 사람이 되는 길은 어디에 있을까?

필자는 그것을 책에서 찾고자 한다. 숱한 위인들이 독서의 중요성과 책의 위대함에 대해 말해왔지만, 스스로 깨닫지 못한다면 소용없는 일이다. 그러하기에 출판사와 서점들이 도산하고 그에 비례해 미디어나 영화산업은 승승장구하고 있는지 모른다.

허나 가장 중요한 사실은, 각종 화려한 미디어나 컴퓨터, 인터넷의 정보가 결코 제공하지 못하는 단 한가지의 길을 책만이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바로, 우리의 실(實)을 채우고 내면을 가꾸며 깊은 자아를 완성해나가는 길이다.

진정으로 훌륭한 책은 유년기에 읽고 청년기에 다시 읽고 노년기에 또 다시 읽어야한다고 한다. 우리는 지금 책상에 몇 권의 책을 꽂아두고 있는가.

책은 어렵고 이물적인 존재가 아니다. 고대로부터 우리의 가까운 벗이요 스승이었고, 때론 채찍이었으며 즐거움이었고 위안이었다. 또한 인생이라는 험준한 바다를 항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나침반이요 지표이며, 이 시대를 살다간 수많은 위인들과 동시대를 살아가는 현인들로부터 우리가 전해 받은 위대한 유산이다.

마침 문화부가 2012년 독서의 해를 선포했다. 2004년 76%에 달하던 국민 독서율이 2010년 65%로 하락한 데 따른 대책이다. 이는 또한 독서를 기피하는 사회에서는 결코 국가경쟁력 상승을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다행히 전주시의회는 2011년 이미 ‘전주시 독서문화 진흥 조례안’을 제정한 바 있다. 이는 전주시의 작은 도서관 만들기 사업과도 상통하는 것으로, 금년 ‘독서의 해’의 각종 사업과 어우러져 우리 지역의 독서문화를 확대하고 시민들의 균등한 독서활동 기회를 보장하며 이를 통한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좋은 책에서는 좋은 향기가 나고, 좋은 책을 읽는 사람에게도 그 향기가 스며들어 옆 사람까지도 행복하게 한다고 한다.

조팝나무나 목련나무의 가지에 간지러운 봉우리가 움트는 이 아름다운 계절, 아무쪼록 더 많은 이들이 손바닥 위의 ‘스마트’ 뿐 아니라,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스마트한 사람이 되기 위해, 한 권의 책장을 넘기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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