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립국악원 공연기획실장이 뭐길래?
전북도립국악원 공연기획실장이 뭐길래?
  • 송민애기자
  • 승인 2012.03.2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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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립국악원 공연기획실장에 대한 관심이 참으로 뜨겁다. 이건 뭐, 뜨거워도 너무 뜨겁다.

국악원이라는 안정된 울타리 때문일까. 지난해 공연기획실장 채용공모에 도내·외 총 11명의 지원자가 몰린 데 이어, 올해 또한 7명의 지원자가 응모하며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더욱이 이번에 응모한 지원자들은 모두 전북문화예술계에서 내로라하는 인사들이기에 관심이 더 쏠리고 있다.

그래서인지 국악원 공연기획실장 채용을 놓고 말도 많고 탈도 많다. 특히 올해에는 서류 접수가 끝나기 무섭게 응모자들의 이름이 세간에 떠도는가 하면, 내정설까지 제기되며 불신에 불신을 낳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내정설에 휘말린 응모자가 돌연 지원의사를 철회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보이지 않는 안팎의 압력이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연기획실장의 자리를 두고 문화예술인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못해 끝내는 과열양상으로 번진 격이다.

이처럼 국악원의 공연기획실장 자리를 둘러싸고 끊임없이 잡음이 터져나오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일자리의 안정성’ 때문일 것이다. 비록 5년 계약직이기는 하나 도내에서 이만한 조건의 일자리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탓이다. 또한, 이곳의 경력을 발판삼아 훗날 더 나은 기회를 얻을 수도 있는 만큼, 확실히 구미가 당기는 자리이긴 분명하다.

그러나 공연기획실장은 단순히 문화예술인들에게 ‘한 자리’ 주기 위해 만들어놓은 직위가 아니다. 공연기획실장은 이른바 ‘삼단’(창극단·무용단·관현악단)을 아울러 국악원의 대표공연을 선보여야 함은 물론, 단체의 공연예술기획 및 마케팅, 그리고 연출 등 총괄적인 계획수립과 함께 집행과정을 담당하는 핵심적인 자리다. 즉, 전북도립국악원의 공연을 기획, 관리하는 컨트롤 타워의 기능을 수행해야 하는 막중한 직책이다. 따라서 지역문화예술인들은 공연기획실장 자리를 놓고 마냥 자리싸움만 할 것이 아니라, 그 직위에 대한 책임과 역할이 무거운 만큼 이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여전히 몇몇 문화예술인들은 공연기획실장의 ‘책임’과 ‘역할’에 대해 고민하기보다는, 그 직책이 지니는 ‘명함’에만 관심을 쏟고 있어 아쉬움을 낳고 있다.

공연기획실장은 전북도를 대표하는 문화예술기관인 도립국악원의 공연을 총괄하는 자리로, 반드시 이에 해당하는 역량을 갖춘 인물이 채용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악원이 신중한 판단으로 전문성과 예술성을 두루 갖춘 인물을 인선, 더 이상의 잡음이 번지지 않도록 함과 동시에, 전북의 멋과 흥을 보다 널리 알려야 할 것이다.

송민애기자 say2381@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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