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징을 좋아하고 난징 친구들을 사랑하는 김혜옥씨
난징을 좋아하고 난징 친구들을 사랑하는 김혜옥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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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3.15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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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옥 씨는 언제 어디서나 모두 생활을 사랑하는 이다. 우선 그녀는 주거공간으로서의 집을 사랑한다. 비록 임대한 아파트일지라도 현관은 한국에서 갖고 온 탈가면으로 장식해 놓았다. 거실 벽에도 손수 고른 그림들을 걸어놓아 밝고 부드러운 느낌을 주었다. 유리장과 방에서 가까운 벽에는 네 식구의 가족사진 액자가 걸려 있었다. 냉장고에는 김치 그리고 푸른 매실과 파파야로 담근 술도 들어 있었다. 그녀는 동네의 거주환경도 매우 사랑한다. 베란다에 나오자 그녀는 창밖을 가리키며 아파트단지의 정원조경이 매우 아름답다고 하면서 꽃들도 많은데 많은 아이들이 나와서 뛰논다고 하였다.

남편을 따라 난징에 온지도 어느덧 8년이 지났다. 가정주부의 생활이 비록 단조롭긴 하지만 그녀는 생활을 풍부히 하기 위해 많은 시도를 하였다. 특히 두 딸애가 다 자란 후에는 더욱 그러했다. 아침에 딸과 남편을 보내고 나서 다른 한국 주부들을 만나 같이 식사하고 수다를 떨기도 한다. 봄에는 자금산을 등반하기도 하고 산나물을 캐기도 하는데 매우 재미있다고 한다. 가끔은 단지 내 중국 주민들과 어울려 재래시장에 가는데 그들이 여러 가지 야채 이름과 어떤 야채가 몸에 좋은지 혹은 가격까지 친절하게 알려주었다고 한다. 또한 중국 집에 놀러 가기도 하고 그들을 초청하여 차를 마시며 한국 김치를 만드는 법도 배워줬다고 한다. "그분들은 매우 훌륭하더라구요. 정말 너무 좋아해요."

친구 중의 한 분은 딸애가 초등학교 때의 과외선생님으로 오랫동안 왕래하였다고 한다. "지금 임대한 아파트도 그 선생님이 소개하여 주었답니다." 전에는 난징의 번화가인 신제커우(新街口)에 살았는데 매일 자동차 소음 때문에 조용할 날이 없었다고 하면서 지금은 매우 조용해서 좋다고 하였다. 아늑할 뿐만 아니라 새소리도 들을 수 있다고 한다. 2년 전에 그녀의 가족은 과외선생님의 결혼식에도 참석하였는데 그 과정이 너무 복잡하고 시간도 길어서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처음 난징에 왔을 때 장녀 이현주 양은 겨우 초등학생이었는데 지금은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라고 한다. 올해 대학입시를 준비하고 있는데 난징대학에 붙기를 바란다고 했다. "어학전공이 아니라 일반 학부에 다니고 싶거든요." 라고 현주 양은 당차게 말하였다. 인터뷰 중에 통역을 담당한 현주 양은 중국어를 매우 훌륭하게 구사하였다. 그래도 꾸준히 학원을 다니고 있으며 HSK시험에 합격하고 싶다고 한다. "대학교를 다닐 때 중국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언어적 장애가 없었으면 합니다."

두 딸이 모두 착해서 김혜옥 씨는 마음이 놓인다고 하였다. 그러나 가끔 우울할 때도 있다. 특히 부모님을 모시고 단란하게 살고 있는 다른 가족의 모습을 볼 때면 우울한 느낌이었다. "정말 부러워요. 친구들과 같이 있는 것도 좋지만 그래도 부모님이랑 다른 가족들도 같이 살았으면 좋겠어요." 부모님과 떨어져 살기 때문에 그녀는 앞으로 더 이상 이산가족이 되고 싶지 않다고 한다. "큰 딸이 올해 대학입시를 보고 대학교를 졸업할 때는 막내가 대학입시를 봅니다. 막내는 한국에서 대학입시를 치르게 할 예정인데 그 때 식구들이 모두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난징에서 4, 5년을 살아야 하기 때문에 그녀는 올해 가을부터 전문적으로 주부들을 위한 어학원에 등록하여 중국어를 다시 배우려고 한다. "앞으로 몇 년동안 난징 친구들과 더욱 많은 교류를 하고 싶은 까닭이지요." 라고 그녀는 말했다.

(장훼이칭·張會淸 글/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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