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이선 장편소설 ‘춘포’
박이선 장편소설 ‘춘포’
  • 김미진기자
  • 승인 2012.03.12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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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디자인의 물건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처럼 인스턴트화 되어 가는 사랑에 경적을 울리는 소설이 나왔다.

남원 출신 소설가 박이선씨의 두 번째 장편소설 ‘춘포(보민출판사·1만2,000원)’. 1938년 일제강점기를 배경에 둔 소설로, 만경강변의 춘포에 위치했던 일본인 호소가와 농장장의 딸 미유키와 그 농장 소작인의 아들 정해준의 애틋한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다.

평범했던 조선인 청년 정해준은 미유키와의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사랑과 이별의 과정, 그리고 불행한 가족사를 통해 차츰 민족의식이 싹트게 됐다. 박씨는 “험난했던 일제강점기 시대의 사회적인 분위기가 두 사람의 사랑을 내버려두지 않았지만, 그들의 사랑은 순수하고, 잔잔하면서도 뜨거웠다”고 말했다.

이들의 순수한 사랑을 뒤로 설정되는 등장인물들은 이 시대의 모순과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모순된 현실 속에서 변해가는 해준의 모습에서 독자들은 일제강점기의 시대상을 엿볼 수 있다.

박씨는 소설 속에 나오는 작은 건물 하나까지도 현지답사를 통해 이야기의 리얼리즘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했다. 뜨거운 여름에는 훈김이 올라오는 논길을 따라 걸었고, 혹한의 겨울에 전주 한옥마을의 돌담에 기대어 서서 일제강점기 시대의 지난 역사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박씨는 “춘포는 그 시대를 공감하는 많은 사람들의 열정이 녹아들어 있는 소설이다”면서 “독자들에게 참혹했던 역사의 한 면을 되새기며 의미 있는 소설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군산대를 졸업한 박씨는 최근 월간 종합문예지 ‘문학세계’ 소설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장편 소설 ‘이어도 전쟁’을 출간했으며, 단편 ‘강제추행 손해배상’, ‘동물원의 원숭이’, ‘샛별’, 중편 ‘아버지의 고향’ 등을 썼다.

김미진기자 mjy308@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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