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진문화재단, 제21회 신예작가초대전
우진문화재단, 제21회 신예작가초대전
  • 김미진기자
  • 승인 2012.03.0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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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첫 걸음을 내디딘 신예들의 데뷔전이 열린다.

실험정신과 참신함으로 무장한 젊은이다운 거침없는 표현방식은 나태해진 기성작가들의 눈을 번뜩 뜨이게 하는가 하면, 대중에게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우진문화재단이 펼치는 ‘제21회 신예작가초대전’이 8일부터 21일까지 우진문화공간 전시실에서 열린다. 오프닝은 8일 오후 6시.

올 신예작가 초대전에는 이창민 배수진 이윤탁(전북대) 김윤서 김가혜 차건우(군산대) 주은아 김미나 장연수 이혁교(원광대) 박보선(전주대) 이인화(예원예술대) 등 총 12명이 참여한다.

작가 선정은 각 대학의 전공별 추천에 의해 이뤄졌다. 탄탄하게 다져진 미술 기초에 기반한 작품에다가 작가로서의 열정을 더한 작품들은 전북 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화를 전공한 이창민은 나뭇잎을 차용해 유영하는 커다란 물고기, 새, 용 등의 형상을 표현했다. 다소 일러스트적이고 조선민화적인 요소가 느껴지는 작품들로 현실 속에서 일종의 몽환적인 환상의 세계를 전하는가 하면, 20C 초현실주의에 큰 영향을 미친 주세페 아르침볼도의 작품과의 연계성도 느껴진다는 평이다.

배수진은 흔히 무의식적으로 지나다니는 도시의 거리 풍경을 기교 없이 담담하게 남아냈으며, 이윤탁은 기하학적인 도형을 자유자재로 배치해 일상적인 이야기를 단순하게 표현하고 있다.

김가혜는 세상에 태어난 순간부터 혐오의 대상이 되는 파리의 몸에 화려한 나비의 날개를 달았다. 초접사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보고 사실적으로 표현한 것이 시선을 잡아끈다. 현대적 삶의 다양한 시선을 자기 나름의 시선으로 응축해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김윤서는 물건을 담는 종이박스에 소중한 기억과 추억이 담겨있는 것에 주목했고, 차건우는 공자의 옛 이야기에 등장하는 탐(貪)이라는 동물을 통해 사람들이 자신의 탐욕을 위해 정보매체를 이용한다면 심각한 문제가 야기될 것이라는 주제를 표현했다.

평소 석조만을 고집해온 이혁교는 무성하게 자란 생명나무를 형상화한 ‘공존의 흔적’을 제작했다. 작품의 주재료인 오석의 색상과 질감, 표면에 새긴 중량감 있는 정질 자국 등이 은은한 분위기를 뽐낸다.

나이에 걸맞게 사랑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솔직하게 작품을 표현한 주은아, 해골의 의미를 장자의 ‘무위세계’로 풀어낸 늦깎이 만학도인 김미나, 불교문화를 소재로 새로운 작업을 시도해 온 장연수의 작품도 개성이 넘친다.

박보선의 작품의 주제는 동물에 다름없는 인간들의 속물성과 그 같은 인간들로 가득 찬 세상을 향한다. 권력과 욕망의 화신인 돼지들이 만화적 상상력을 더해 주인공으로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한지조형디자인과를 졸업한 이인화는 한지 대신 대중적인 재료인 빛바랜 청바지로 촉감적 텍스쳐의 힘을 보여준다. 청바지가 새롭고 실험적인 창작의 재료는 아니지만 이를 사용해 본인의 내면의 세계를 시각적, 촉각적으로 동시에 표현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우진문화재단 관계자는 “순수미술지망생이 줄어들고 대학의 미술학과가 존폐위기를 맞고 있는 시점에 자신의 일생을 미술에 걸겠다고 나선 젊은이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다”면서 “도내 각 대학이 배출한 걸출한 신진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대학별 작업 경향은 물론 기성작가와 구별되는 도전, 실험정신을 만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미진기자 mjy308@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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