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아의 누에고치
상아의 누에고치
  • 송민애기자
  • 승인 2012.02.27 1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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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에는 선사시대부터 인류와 함께 살아온 야생 곤충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옛 선조들이 언제부터 야생 곤충인 누에를 집에서 기르기 시작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단군세기’에 ‘누에치기를 장려했다’는 기록이 나와 있는 것으로 보아 단군시대에 이미 집에서 누에를 키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전라북도 부안 지역에서는 아주 오래 전부터 누에와 관련된 설화가 전해내려왔는데, 이를 통해 우리나라에서는 옛부터 누에치기가 이뤄져왔음을 짐작할 수 있다.

전북대학교 부안RIS사업단이 먼 옛날부터 부안에 전해 내려오는 설화를 어린이들이 읽기 좋도록 새롭게 꾸며 동화책으로 펴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누에고치를 이용해 비단실을 뽑아낸 잠업의 기원과 역사를 담은 ‘상아의 누에고치(출판사 청개구리)’가 그것이다.

책의 줄거리는 이렇다. 한 마을에 사는 상아라는 여자와 부낭이라는 남자는 서로 사랑했다. 상아와 부낭은 결혼해서 예쁜 아기를 낳아 오순도순 함께 살고 싶었지만 이들은 마음대로 결혼할 수가 없었다. 결혼을 하려면 마을 법도에 따라 엄마ㆍ아빠가 되기 위한 시험을 통과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아와 부낭은 어려운 집안환경과 약한 체력 탓에 번번히 시험에 떨어지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상아는 밭에 나가 일을 하다가 나뭇잎을 갉아먹는 통통한 하얀색 벌레를 만나게 된다. 바로 ‘실크’나 ‘비단’과 같은 고급 옷감의 실을 만들어내는 ‘누에’인 것이다. 마침내 상아와 부낭은 ‘누에’ 덕분에 고급 실로 엄마·아빠가 되기 위한 시험을 통과, 결혼을 하며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살아간다.

이처럼 이 책은 상아와 부낭의 간절한 사랑을 통해 수천 년 동안 인류에게 많은 혜택을 베풀어온 누에의 소중한 의미를 깨우쳐주고 있다. 또한 부록으로 누에고치에 관한 설화, 누에치기의 기원, 누에의 일생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어 아이들이 누에에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 더불어 누에박물관에 대한 정보와 관찰 일기를 통해 직접 체험하고 관찰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송민애기자 say2381@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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