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박물관, 조선의 여성문학 특별전
전주박물관, 조선의 여성문학 특별전
  • 김미진기자
  • 승인 2012.02.2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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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전주박물관이 올해 첫 기획 특별전으로 ‘조선의 여성 문학, 천리에 외로운 꿈’을 선보인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곽동석)이 올해 첫 기획 특별전으로 조선 여성의 아름답고 애절한 문학작품을 한자리에 모았다.

28일부터 4월 15일까지 이어지는 ‘조선의 여성 문학, 천리에 외로운 꿈’전. 이매창의 유명한 시조 ‘이화우 흩뿌릴제’의 종장에 나오는 말을 전시의 대표 이미지로 세워 조선시대 유교사회 속에서 여성들이 글을 벗 삼아 시름을 달래던 모습을 투영하고 있다. 특히 떠난 남편을 그리워한 백제 노래 ‘정읍사’로 첫 단추를 꿰 전북지역 여성 문학에 초점을 맞춘 구성이 이채롭다.

삼국시대 ‘정읍사’로 씨앗을 뿌린 전북지역 여성 문학이 조선시대 설씨부인, 이매창, 김삼의당 등에 의해 꽃피우고 현대에 들어서 최명희, 신경숙, 은희경, 양귀자 등으로 열매를 맺고 있다는 기획의도다.

총 3부로 구성된 전시에서는 남성 못지않은 기개와 포부를 지녔던 여성, 여성으로서의 삶과 생활을 글로 풀어낸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또 조선 여성 문학의 한축을 이뤘던 기녀들의 문학도 감상할 수 있다.

주요 전시품인 보물 제728호 설씨부인(1429∼1503) 권선문은 순창 강천사의 중창을 돕기 위해 지은 것. 여성의 글에서 보기 드문 인과법에 따라 지은 글이라는 점과 조선시대 여성 문인이 쓴 가장 오래된 필적이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된다. 권선문 전체를 다 펼쳐 전시해 눈길을 끈다.

남원 출신 김삼의당(1769∼1823)이 혼례 날 읊은 시 ‘삼의당김부인유고’와 부안 출생 이매창(1573∼1610)의 대표 시조 ‘이화우 흩뿌릴제’가 실려 있는 ‘가곡원류’ 등도 손에 꼽을 수 있는 전시품이다.

문학 작품과 더불어 전주에서 처음 선보이는 신사임당(1504∼1551)의 초충도를 비롯해 인목왕후(1584∼1632)와 혜경궁 홍씨(1753∼1815)의 글씨, 평양 기생 죽향의 화조도 등 서화 작품도 함께 전시된다.

전시를 기획한 진정환 학예연구사는 “글을 짓는 것도 그림을 그리는 것도 제약을 받았던 시대적 상황 속에 여성이 문학을 한다는 것은 천리나 떨어져 있는 꿈을 쫓는 것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동석 관장은 “치열했던 조선 여성의 삶의 흔적들은 시대를 뛰어 넘어 고스란히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면서 “조선 여성의 애절하고 아름다운 노래가 이번 특별전을 계기로 좀 더 멀리 울려 퍼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미진기자 mjy308@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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