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교육을 개혁하자
수학교육을 개혁하자
  • 문창룡
  • 승인 2012.02.21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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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에게 있어 수학(數學)은 문명의 발전과 뿌리를 같이하고 있다. 수학이 가지고 있는 논리적 엄밀성과 정확성이 과학기술뿐 아니라 사회, 경제, 예술 등의 각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UNESCO는 수학을 새로운 세기를 이끌어 갈 가장 중요한 학문이라고 말하며 2000년을 ‘수학의 해’로 선포한 적이 있다. 하버드대 연구진들도 수학을 경제발전을 이끌 매우 중요한 과목이라고 2011년에 발표한 적이 있다. 때를 같이하여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은 매년 그들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수학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근대교육이 시작 된지 100년이 흘렀건만 아직까지도 제대로 된 수학교육의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수학교육은 국민들의 높은 교육열과 맞물려 중요과목으로 인식되어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대량의 문제를 빨리 푸는데 에너지를 집중해 계산(計算) 중심의 수학교육을 해왔다. 그러다 보니 수학을 통해 생각하는 힘을 키우고 끈기와 집중력을 형성하는 긍정적인 이미지보다는 입시도구로 치부되는 불명예를 가지게 되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수학이 매우 중요한 교과목이라는 인식에 이견이 없다. 뿐만 아니라 매년 치러지는 국제학력평가에서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수학성적을 거두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세계 정상급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대다수의 학생들이 입시 때문에 사교육 등의 수단을 동원해 불가피하게 공부를 하는 내면이 존재한다. 사교육도 공교육도 온통 입시 대비 문제풀이 위주의 수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세계 최고 수준의 수학점수가 그리 달갑지 않은 실정이다.

설상가상으로 논리력이나 사고력을 키우기보다는 변별력에 집중하는 입시 수단으로의 수학교육 풍토가 저변에 깔린 지 오래다. 이것은 과다한 학습량과 함께 정상적인 학교수업을 방해하는 괴리감을 심화시키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학습동기가 미약하고 흥미와 자신감도 높지 않은 모순을 드러내고 있다. 웃어도 웃는 게 아니라는 대중가요 가사가 생각난다.

우리나라의 천문학적인 사교육비 중 53.6%를 수학교육이 차지하고 있다. 수학을 위해 사교육을 시작하는 연령은 점점 낮아지고 그 비용 또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수학을 못하면 좋은 상급학교에 진학할 수 없는 입시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수학은 한번 놓치면 따라잡기 힘든 어려운 교과라는 고정관념으로 수학학습을 처음부터 포기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중학생의 44.7%, 고등학생의 57.6%가 이런 부류에 해당된다고 한다. 이처럼 수학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소극적인 태도는 국가발전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지금이라도 우리 수학교육에 대한 방향을 바로 잡아야 한다. 책 덮으면 잊어버리는 수학교육을 당장 멈추어야 한다. 입시를 더욱 가열시키는 수학교육도 그만 두어야 한다.

수학이 소수 학생들의 기득권 유지수단으로 전락해서도 안 된다. 농민도 기술자도 상인도 생활속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수학교육 목표를 다시 설정해야 한다. 수학교육의 내용도 국민들이 즐길 수 있는 대중(大衆) 수학과 대학과 대학원에서 공부하는 전공(專攻) 수학으로 이원화하고 전공 수학보다는 대중 수학을 더욱 보급해야 할 것이다. 더 이상 국민들이 수학(數學)때문에 고통스럽지 않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하여 국민들이 수학 때문에 잘 살고 행복해지는 ‘대한민국이름표 수학’을 만드는데 국가 에너지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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