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수 없는 정부 교육통계
믿을 수 없는 정부 교육통계
  • 소인섭기자
  • 승인 2012.02.19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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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와 통계청이 지난해 사교육비 규모가 줄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에 수긍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듯하다. 특히 도내 학부모들이 사교육비를 전국에서 가장 적게 지출했다는 통계에 대해 전북도교육청이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등을 가동해 얻은 소득으로 규정하는 것조차 포장으로 인식된다. 가계소득은 줄고 부채는 늘어나는 고통을 정부가 외면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오히려 늘었는데 무슨 소리냐는 반응도 만만치 않다.

교과부는 지난해 우리나라 총 사교육비 규모가 2년째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총 20조1,000억 원을 지출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4만 원 수준이라고 했다. 중학교는 늘었지만 초등학교와 고교는 감소했는데 특히 초등학교의 감소는 2007년 통계청 조사 이후 처음이라는 것이다.

전북의 경우 한 달에 불과 15만5,000원을 지출했다. 이마저 9,000원 감소해 전국에서 가장 많이 줄었다. 더욱이 사교육비 지출액은 전국에서 가장 적다. 이에 도교육청은 즉각 ‘1인당 사교육비와 감소율 전국 1위’로 발표했다. 학교기본운영비 증액과 방과후학교 활성화, 혁신학교 추진 등이 사교육비 절감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 요지다. 정부도 방과후학교 참여 학생이 미 참여 학생보다 사교육비를 적게 지출했다고 초등학교의 사교육비 감소를 설명했다. 고교의 경우 ‘선 취업 후 진학’ 체제구축 등으로 감소했다는 것이다.

전주에서 중학생 한 명을 가르치고 있는 학부모 A씨는 한마디로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A씨는 “논술·수학·영어만 가르치는데 65만 원이 들고 방학 때면 특강비를 포함해 88만 원을 지출한다”면서 “한 과목당 43만 원씩 하는 학원이 있고 주변에 월 100만 원 이상 지출하는 가정이 상당수에 달하는 데 조사가 잘못 돼도 한참 잘못됐다”고 말했다.

또 이번 통계에 방과후학교 비용과 어학연수 비용은 포함하지 않은 맹점이 발견된다. 또 전체 학생수가 많이 감소한 것도 총 사교육비 감소의 한 원인이다. 특히 도내의 경우 사교육비가 전국에서 가장 적고 감소율마저 가장 높게 나타났는데 가정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교육비 지출을 줄였다면 교육정책의 소득으로만 포장돼야 하는지 되묻고 싶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도내 지난해 학업성취도평가 결과 중학생 절반이 수학과목 기본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과학이나 영어과목 역시 학력이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역 사교육비 지출액이 읍면지역의 2배에 달하고, 대도시 학생들이 기초학력을 튼튼히 하고 있는 사이 도내에서는 사교육비가 줄었다고 자찬하고 있는 모습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가.

소인섭기자 isso@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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