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보고 면접? 후보 선입견 작동 안돼
여론조사 보고 면접? 후보 선입견 작동 안돼
  • 전형남기자
  • 승인 2012.02.17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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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튀기는 공천장 경쟁에선 무엇보다 공심위원들의 선입견 없는 공정한 후보 평가가 중요하다. 후보에 대해 사전에 선입견을 가질 수 있는 정보를 뒤로 한 채 백지장에 그림 그리듯 면접을 보고, 후에 여론조사를 합산해 종합점수를 주면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행 민주통합당의 19대 후보 공천 일정을 보면 자칫 공심위원들이 여론조사 결과를 손에 쥐고 눈으로 보면서 면접을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흘러나와 예비후보 측을 바짝 긴장케 하고 있다. 실제로 16일 지역 정가엔 민주통합당 전북지역 총선후보 공천 면접 일정이 공천의 막판 변수로 등장했다.

민주당은 전북의 경우 이번 주말께 여론조사를 단행하고, 23일부터 24일까지 1박2일 동안 후보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다. 여론조사와 면접 등을 모두 합쳐 종합채점을 매긴 뒤 오는 27일께 운명의 2배수 압축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즉 전북에선 총선후보에 대한 여론조사를 모두 마친 후에 후보들의 면접이 계획돼 있어 다른 지역과 판이한 상황에서 공천이 진행될 수 있다는 말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 경우 공심위원들이 후보들의 여론조사 결과를 미리 알고 면접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한다.

공심위원들이 후보들의 여론 성적표를 사전에 미리 알고 면접을 하는 것과, 전혀 모르는 백지 상태에서 면접을 하는 것엔 적잖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게 지역 정치권의 분석이다. 여론조사는 후보들의 순위, 즉 1∼4위 등이 직접 매겨져 있어 선수들의 첫 인상으로 굳어질 수 있고, 심판자에게 강한 선입관을 남기는 등 후보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란 말이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한 사람을 평가할 때 선입견이 작동할 경우 본질보다 현상에 이끌릴 수 있다”며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선 후보들의 선입견을 없앨 수 있는 백지 상태에서 진행하는 게 권장된다”는 입장이다. 도 정치권의 모 인사는 “일반 회사 신입사원 면접에서 학벌과 외모가 면접 점수를 좌우할 수 있는 게 사실”이라며 “30%에 불과한 여론조사 배점이 후보의 정체성 등 70%에 달하는 다른 공천 기준을 좌우하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예비후보 측의 한 관계자는 “공심위원들이 여론조사의 오차범위 안에서 근소하게 1위를 한 후보에게 정체성, 도덕성, 기여도 등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주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단편이 전체를 움직이는 우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도내지역 후보 면접이 늦어지면서 당초 예상과 달리 여론조사 결과가 공천 결과를 지배하는 절대적 변수로 작동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각 캠프의 불안감을 더해주고 있다.

특히 민주당 일부 공심위원도 여론조사 결과를 인지하고 단행하는 면접 진행에 대해 “확실하지 않다”면서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의 대다수 인사들은 “총선 후보의 객관적 평가를 위해 여론조사 결과는 후보 면접 후 종합점수 집계 과정에서 합산하는 방식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서울=전형남기자 hnjeon@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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